2025년 11월 26일 (수)
(녹)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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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4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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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1-25 ㅣ No.186497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루카 21,5-11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던 몇 사람이 예루살렘 대성전의 화려함과 아름다움을 칭찬하는 모습을 보시고, 그 성전이 곧 완전히 부서지고 허물어질 거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 시대에 있던 예루살렘 대성전은 엄밀히 따지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오리지널’이 아니지요. 솔로몬이 지은 성전은 느부갓네살 왕의 침략으로 기원전 586년에 완전히 파괴되었고, 그 전쟁 이후 멀리 유배를 갔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에 의해 기원전 515년에 재건된 ‘제2의 성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시대에는 헤로데 임금이 군중들 사이에서 자신의 인기와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성전을 아주 웅장하고 화려하게 ‘리모델링’하는 공사가 38년째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골에서 올라와 그 성전을 처음 보는 이들이 그 큰 규모와 화려함에 압도당한 겁니다.

 

예수님은 그 성전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정도로 완전히 무너져 내릴 거라고 예언하십니다. 그러자 깜짝 놀란 사람들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느냐고, 그 일이 곧 일어날 것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특별한 ‘표징’ 같은 게 없느냐고 예수님께 묻지요. 유다인들에게 있어 성전은 모든 전례행위의 중심이자, 하느님께서 언제나 자신들과 함께 계시며 지켜주심을 드러내는 표징이었기에, 그 성전이 무너진다는 건 곧 온 세상이 무너지는 ‘멸망’으로 여겨 두려워했던 겁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전쟁이나 반란 같은 큰 ‘사건’이 벌어지더라도 무서워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살다보면 겪을 수 있는 사고나 재난 자체를 ‘멸망’으로 오해하여 두려움에 빠지면, 그 두려움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을 챙기려 드는 사기꾼들, 감히 주님의 이름을 사칭하는 ‘사이비 교주’들에게 속아 잘못된 길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사람의 아들’이 이 세상에 다시 오시는 ‘종말’의 때가 되면 온 세상에 그런 무섭고 놀라운 표징들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주님께서는 그저 이 세상을 멸망시키러 오시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분은 ‘율법을 완성하러 왔다’는 당신 말씀대로, 당신께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심으로써 시작된 ‘하느님 나라’를 완성시키기 위해 오시는 것이지요. 그래야 하느님 백성이자 자녀인 우리가 그 완성된 세상에서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나 그런 행복을 누리지는 못합니다.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오시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지금 여기에서’ 그분의 뜻과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에게는 종말의 날이 곧 하느님과 완전히 하나되는 ‘구원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인이 늦는구나’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흥청망청 풀어져서 탐욕에 휘둘리며 산 이들에게는 종말의 날이 곧 무너져내리는 이 세상과 함께 멸망하는 ‘심판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종말의 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는 자명합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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