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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4일 (금)
(녹)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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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2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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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1-13 ㅣ No.186276

[연중 제32주간 목요일] 루카 17,20-25 "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바리사이들로부터 ‘하느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을 받으십니다. 그들이 그런 질문을 한 것은 예수님께서 선포하시는 ‘하느님 나라’를 정치적이고 민족적인 메시아가 나타나 이 지상에 강력한 왕국을 세우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메시아의 왕국이 세워지면 로마의 압제와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어 다윗 왕 시대에 누리던 영화와 번영을 다시 누리게 될 거라고 믿었던 겁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는 그런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의미가 아니라,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뜻인 정의와 공정, 자비와 평화가 실현되는 상태를 가리킵니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사람이 되시어 이 세상에 오신 당신을 ‘하느님의 그리스도’로 믿는 이들의 마음 속에서 이미 시작되어 자라고 있다고 말씀하시지요.

 

하느님은 특정한 ‘어디’에 계시지 않습니다. 그분은 세상 어디에나 계십니다. 주님은 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언제나 아버지와 함께 계셨고 그분의 뜻에 따라 세상에 오신 후에는 ‘임마누엘’ 하느님으로써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우리가 매일 들르는 시장에도 계시지만 돈에 눈이 멀면 주님을 못봅니다. 시끄러운 광장에도 계시지만 세상의 소음에만 귀를 기울이면 주님의 목소리를 못 듣습니다. 온갖 범죄나 사건사고의 현장에도 계시지만 고통과 슬픔에만 온통 시선을 빼앗기면 그 안에 숨은 하느님의 섭리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상기시키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아무리 큰 슬픔과 난관에 빠져도, 대체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 막막하고 답답해도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알든 모르든 언제나 한결같이, 드러나지 않지만 묵묵히 우리를 위한 당신 뜻을 이루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지금 여기에서’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내가 사는 자리에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라는 관계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 안에서는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상황, 조건, 사람 안에서만 하느님을 찾습니다. 그래서 그분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무지와 죄악의 어둠 속을 방황하게 되지요.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당신이 온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해 다시 오시는 그날에 불완전하고 부족하게 보이는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당신 뜻을 따르기 위해 많은 고난을 겪고 같은 세대 사람들에게 배척을 받더라도 그 어려움과 고비를 잘 극복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고된 훈련을 이겨내야 승리의 영광을 얻고, 오랜 산통을 잘 극복해야 생명을 얻는 기쁨이 오듯, 고통과 시련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과정을 거쳐야 그분과 더 깊이 일치할 수 있고, 그 깊은 일치를 통해 하느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하신 선한 뜻이 내 삶 속에서 온전히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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