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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7일 (금)
(녹)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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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1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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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1-06 ㅣ No.186125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루카 15,1-10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과 잃어버린 은전을 되찾는 사람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자꾸만 세상 것들에 시선을 빼앗겨 길을 잃고, 내 뜻과 욕심을 채우려는 마음에 휘둘려 자꾸만 하느님 품에서 벗어나곤 하는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를 이끄시는 참된 목자이신 주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당신께 맡기신 양떼인 우리가 누구도 낙오하거나 열외되지 않고 신앙의 길을 끝까지 걸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세상의 유혹에 눈이 가려져 길을 잃은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다니시지요. 또한 우리를 지극히 아끼고 사랑하시는 주님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 공평한 사랑으로,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가 단 한순간이라도 그분의 사랑으로부터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시는 애타는 마음으로 우리를 대하시기에, 한밤 중에 등불을 켜고 온 집안을 헤집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그런 주님의 소중한 양떼인 우리는, 하느님께 그런 큰 사랑을 받는 자녀인 우리는 참으로 행복하지요.

 

그런데 두 비유의 핵심은 주님께서 잃어버린 양이자 동전인 우리를 찾으시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잃었던 양과 동전을 다시 찾으시는 상황 자체에만 머무르면, 그 상황이 내 이야기가 아닐 때, 즉 내가 주님으로부터 멀어져 길을 잃지 않고 별 문제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는 나와는 상관 없는 ‘남의 일’이 되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 비유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라는 권고에 집중해야 합니다. 잃었던 양과 동전을 되찾으신 주님의 기쁨을 ‘남 일’이 아닌 ‘나의 기쁨’으로 여기며 그분과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기쁨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느끼시는 기쁨은 너무도 커서 도저히 나누지 않고는 못배기는 기쁨입니다. 왜냐하면 양 한 마리를 잃었을 때 마치 당신께 맡겨진 양떼 전체를 잃은 것처럼 아팠고, 은전 한 닢을 잃었을 때 마치 당신이 가진 은전 전부를 잃은 것처럼 슬펐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잃었던 양 한 마리를 되찾았을 때 양 백마리를 되찾은 것처럼 기쁘고, 잃었던 은전 하나를 되찾았을 때 은전 전부를 되찾은 것처럼 기뻐하시는 것이지요. 그것이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마음이자, 하느님께서 당신 자녀인 우리를 대하시는 마음입니다. 비 오는 날에는 양산 파는 자식이 걱정되고 맑은 날에는 장화 파는 자식이 걱정되어 맘이 편치 않은 부모님처럼, 하느님은 당신 자녀인 우리 중 한 사람이라도 참된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어둠 속을 헤매면 너무나 안쓰럽고 안타까워서 견딜 수 없는 분이신 겁니다.

 

그런 하느님을 참으로 사랑하는 자녀라면, 잃었던 자녀를 되찾은 기쁨을 당신과 함께 나누자고 내미시는 하느님의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버지도, 죄인들도, 그리고 하늘의 천사들도 다 함께 기뻐하며 환호하는 흥겨운 잔치를 제대로 즐기려면 남을 판단하려는 교만한 마음,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억울한 마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옹졸한 마음 같은 건 다 내려놓고 그저 사랑 하나만 간직하면 충분합니다.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된 세상은 나 하나 잘 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고,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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