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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일 (일)
(자) 죽은 모든 이를 기억하는 위령의 날 - 첫째 미사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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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인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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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1-01 ㅣ No.185972

[모든 성인 대축일] 마태 5,1-12ㄴ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11월 위령성월을 시작하는 첫날인 오늘은 “모든 성인 대축일”입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그분과 함께 영광을 누리는 모든 성인들,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따로 정해져있지 않아 그 삶과 신앙이 제대로 기념되지 않는 성인들을 기억하며 그분들이 보여주신 거룩한 삶을 본받겠다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그래야만 나도 언젠가 그분들처럼 하느님 나라에서 참된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오늘 봉독되는 마태오 복음 5장에서 예수님은 이 세상에서 뿐만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서까지 변치 않고 영원히 이어질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다시 말해 ‘성인’(聖人)이 되기 위해서는 역설(逆說)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은 가진 재물이 많아야, 좋은 일 기쁜 일만 가득해야, 남들 위에 군림하며 명예와 권력을 누려야 행복하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러나 그런 조건들은 ‘유통기한’이 짧을 뿐만 아니라 작은 파도 한 번에 ‘모래성’처럼 산산히 부서질 정도로 약한 것들입니다. 또한 그것들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누려봐야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무리하고 하느님 앞으로 나아갈 땐 다 두고가야 하지요. 그래서 예수님은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조건들에 휘둘리지 말고, 나에게 참된 행복을 영원토록 보장해주실 수 있는 분께 희망을 두라고 하십니다. 가진 게 없어도, 슬프고 괴로운 일들이 생겨도, 남들이 나를 우습게 여기며 바보라고 손가락질 해도, 하느님께 자신을 온전히 의탁한 채 그분 뜻을 따르며 살아가면 하느님께서 그런 나에게 큰 보상을 내리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보상들 대부분이 언젠가 이 땅 위에 하느님 나라가 온전히 실현되어야 주어질 ‘미래형’인 것에 비해, 딱 하나의 보상만큼은 현재형으로 이미 ‘내 것’이라고 분명하게 선포됩니다. 그 보상은 바로 ‘하느님 나라’입니다. 내가 하느님 말씀을 귀기울여 듣고 그분 뜻을 충실히 따르면, 그 즉시 나는 하느님의 백성이자 자녀가 되어 이 세상에서부터 하느님 나라에서 누릴 기쁨과 행복을 미리 맛볼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이 ‘맛보기’가 우리 신앙생활에서 참으로 중요하지요. 어떤 음식이 얼마나 맛있는지 그 참맛을 알면, 그것을 먹기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게만 느껴지지 않듯이, 그것을 먹기 위해 큰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억울하게 생각되지 않듯이, 내가 하느님과 함께 누리는 완전한 기쁨과 행복의 참맛을 알고나면 그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해야 할 노력, 희생, 봉헌이 하나도 억울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그 나라에 점점 더 가까워지는 과정으로 여겨져 지금부터 설레고 기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그런 기쁨과 설렘으로 지금 여기에서 천상의 것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려고 애쓰고, 그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리면 어쩌나 두려워하며, 그분을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고민하는 그 모든 순간이 우리가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을 통해 하느님 나라에서 살기에 합당한 사람, 즉 ‘성인’으로 변화됩니다. 더 욕심낼 수 있어도, 더 휘두를 수 있어도, 더 큰소리 칠 수 있어도 하느님 뜻을 생각하면서 스스로 절제하고 자신을 낮추며 묵묵히 신앙의 길을 걷다보면 언젠가 하느님으로부터 ‘너희가 받을 상이 크다’는 기쁜 소식을 듣는 날이 올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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