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나무들이 조용히 잎을 내려놓을 때, 세상을 떠난 모든 연령과, 연옥에 있는 영혼들을 특별히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이 달 동안,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비로운 품 안에서 평화를 누리기를 청합니다. 우리의 기도 하나가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습니다. 삶과 죽음은 끊어짐이 아니라, 하나의 여정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해 기도할 때, 그들의 영혼 또한 하느님 안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믿습니다. 그 믿음 안에서 우리는 두려움보다 희망을, 슬픔보다 사랑을 선택합니다.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e)의 진혼곡(Requiem) Op. 48
가브리엘 포레의 레퀴엠 은 음악사에서 가장 조용한 진혼곡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것은 심판의 날을 외치는 격렬한 곡이 아니라, 하느님 품 안의 안식과 영혼의 평화를 노래하는 기도입니다. 포레 자신이 말했듯, “죽음은 영혼이 하느님께 돌아가는 평화로운 귀향이다.” 그래서 포레의 레퀴엠은 두려움보다는 위로, 평화, 천국의 희망을 강조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른 작곡가들의 장엄한 레퀴엠과는 달리 따뜻하고 명상적인 느낌을 줍니다. 포레의 음악을 통해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평화로 바라보게 됩니다.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é, 1845–1924)의 진혼곡(Requiem, Op. 48)은 프랑스 가톨릭 미사 음악의 대표적인 걸작 중 하나이며, 1880년대 후반에 이 작품을 작곡했고, 1890년대에 수정하여 1900년에 완성했습니다. 당시 그는 파리 마들렌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재직하고 있었습니다. 포레는 오랫동안 오르간으로 연주하며 외워왔던 장례식과는 다른 작품을 작곡하고 싶어 본능적으로 노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곡은 종종 부모님의 죽음을 추모하며 쓴 곡으로 알려져 있지만, 포레 자신은 이렇게 밝혔습니다. “내 진혼곡이 아버지의 죽음을 위해 작곡 되었다고들 밀하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나는 특별한 이유 없이, 말하자면 즐거움으로 썼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내가 본능적으로 느꼈던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그것은 행복한 해방이며, 영원한 행복을 향한 갈망이었습니다." -1902, 루이 아게탕(Louis Aguettant)과의 인터뷰에서. 이 한마디가 Requiem의 전부를 설명해줍니다.
그는 죽음을 두려움이나 심판의 순간으로 보지 않고, 평화롭고 안식으로 향하는 문으로 이해했습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레퀴엠에서 중심이 되는 Dies Irae (진노의 날), 즉 심판의 장면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 대신 마지막에 배치된 In Paradisum(낙원에서)이 모든 음악을 감싸며, 천상으로 향하는 영혼의 평화로운 여정을 완성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구조상의 변화가 아니라, 포레의 신앙과 인생관의 선언이었습니다. 그에게 죽음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영원한 빛으로의 귀향 이었습니다. 그의 음악은 우리에게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그 너머의 평화와 빛을 바라보게 합니다.
가브리엘 포레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 프랑스 음악의 중심 인물로, 어린 시절부터 교회음악에 둘러싸여 자랐습니다. 파리 외곽의 낡은 수도원 학교에서 오르간을 배우며, 매일 미사와 성가 속에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이 시절의 경험은 평생 그의 음악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보다 맑은 화음과 섬세한 선율, 그리고 내면으로 향한 기도의 울림이 그의 작품 속에 스며 있습니다.
1924년 79세의 나이로 포레는 자신이 사랑한 교회음악 속에서 조용히 생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의 장례미사에는 자신이 쓴<레퀴엠>이 울려 퍼졌습니다. 마치 자신의 영혼을 위로하는 음악이 그를 천국으로 인도하듯 말입니다. 그의 음악은 지금도 세속의 소음 속에서 한 줄기 평화를 들려줍니다.
“It has been said that my Requiem does not express the fear of death and someone has called it a lullaby of death. But it is thus that I see death as a happy deliverance, an aspiration towards happiness above, rather than as a painful experience.”-Gabriel Fauré, 1902
("내 레퀴엠이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하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누군가는 죽음의 자장가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죽음을 이렇게 봅니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이 아니라, 기쁜 해방이며 하늘의 행복을 향한 열망으로 봅니다.”) -가브리엘 포레, 1902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e)의 진혼곡(Requiem) Op. 48
VOCES8
VOCES8는 영국 쳄버 오케스트라(English Chamber Orchestra)와 함께 가브리엘 포레의<레퀴엠, Op48>을 바너비 스미스(Barnaby Smith)의 지휘로 연주했습니다. 이 공연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런던의 카도건 홀(Cadogan Hall)에서 촬영되었으며 테일러 스콧 데이비스(Taylor Scott Davis)의 편곡은 특별히 이 연주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포레의 진혼곡은 7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사 대부분은 라틴 미사 통상문에서 가져왔지만
포레는 선택과 생략을 통해 자신만의 신학적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Dies Irae (진노의 날) 전체를 생략하고
대신 In Paradisum (천국에서) 을 마지막에 넣음으로써
두려움에서 평화로 마무리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공연은 약 35분 정도 소요됩니다
00:00Introitus et Kyrie( 입당송과 자비송)
05:34 Offertorium (봉헌송)
13:38 Sanctus (거룩하시도다)
16:54 Pie Jesu (자비로운 예수)
20:41(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
26:30Libera me (저를 구하소서)
31:35 (In Paradisum (낙원에서 )
1. Introitus et Kyrie (입당송과 자비송)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이 그들에게 비추게 하소서
시온에서 당신께 찬미가 울려 퍼지고
예루살렘에서 당신께 서원이 갚아지리이다.
제 기도를 들어주소서
모든 육신이 당신께 나아가리이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여, 자비를 베푸소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한 영원한 안식을 위한 기도. 고요하고 평화롭게 시작합니다)
2. Offertorium (봉헌송)
오 주 예수 그리스도, 영광의 왕이시여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지옥의 형벌과 깊은 구렁에서 구하소서
오 주 예수 그리스도, 영광의 왕이시여,
세상을 떠난 영혼을 사자의 입에서 구하소서
타르타로스가 그들을 삼키지 않게 하시고
그들이 어둠 속으로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 찬미의 제물과 기도를 당신께 바치오니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이 영혼들을 위하여 받아 주소서
주님, 그들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게 하소서.
당신께서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약속하신 생명으로.
아멘.
(합창과 바리톤 독창이 번갈아 나타나며 구원의 간구를 드립니다)
3. Sanctus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만군의 주 하느님!
하늘과 땅에 당신의 영광이 가득하나이다.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하프와 바이올린의 가늘고 빛나는 선율 위에 합창이 부드럽게 “Sanctus”를 반복하며,
Horn과 남성 합창들은 "호산나 인 엑셀시스(Hosanna in excelsis)"
최고음으로 찬양을 외칩니다.
4. Pie Jesu (자비로운 예수)
자비로우신 주 예수님,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자비로우신 주 예수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소프라노 독창. 단순하고 순수한 선율. 가장 널리 알려진 곡입니다.)
5. Agnus Dei (하느님의 어린양)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주님, 영원한 빛이 그들에게 비추게 하소서
당신은 선하시니 성인들과 함께 영원토록 안식하게 하소서.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이 그들에게 비추게 하소서.
(Agnus Dei 기도와 이어지는 영원한 빛의 연결. 깊은 평화와 위안을 줍니다.)
6. Libera me (저를 구원하소서)
주님, 저를 영원한 죽음에서 구하소서,
그 두려운 날에, 하늘과 땅이 흔들릴 때에
당신께서 불로 세상을 심판하실 때에
저는 떨며 두려워하나이다.
심판과 다가올 진노가 오고 있사오니
그 날은 진노의 날, 재앙과 슬픔의 날
그 날은 크고 매우 쓰라린 날이옵니다.
주님, 그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이 그들에게 비추게 하소서.
(바리톤 솔로가 “Libera me”를 외친 뒤, 곧 빛으로 감싸이는 듯한
화음이 등장하며 두려움은 곧 하느님의 평화 속으로 녹아듭니다.)
7. In Paradisum (낙원에서)
천사들이 그대를 천국으로 인도하리라
순교자들이 그대를 맞이하리라
거룩한 예루살렘 성으로 인도하리라
천사들의 합창이 그대를 맞이하고
한때 가난하였던 라자로와 함께
영원한 안식을 누리게 되리라.
(천사가 영혼을 맞이하러 내려오는 듯한 고요하고 맑은 선율로 끝납니다.)
특히 Sanctus (거룩하시도다)를 다시 한번더 들어 봅니다.
VOCES8: 'Sanctus' from Fauré's Requiem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거룩하시도다,
만군의 주 하느님!
하늘과 땅에 당신의 영광이 가득하나이다.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
(하프와 가늘게 들려오는 바이올린 선율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남성 합창들이 Horn과 "호산나 인 엑셀시스(Hosanna in excelsis)"
최고음의 찬양이 천상의 영광을 묘사합니다.)
VOCES8
'VOCES8'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프로페셔널 보컬 앙상블입니다. 남녀 8명의 성악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8개의 목소리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2005년 영국 출신의 형제 Barnaby Smith(현재 예술감독)와 Paul Smith가 중심이 되어 창단했습니다. 르네상스 및 바로크 성가에서부터 현대 합창곡, 재즈, 팝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합니다. 영국을 넘어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전 세계 투어 공연을 활발히 하고 있으며, 콘서트홀뿐만 아니라 교회, 축제, 심지어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무대를 선보입니다.
'VOCES8'는 완벽한 음정 조화와 정밀한 앙상블로 유명합니다. 고전 성가와 현대 음악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전통과 현대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전문 편곡자와 작곡가들의 위촉 작품도 많이 부르며, 영화 음악과 대중음악을 VOCES8만의 하모니로 새롭게 재해석하기도 합니다. VOCES8 Foundation이라는 재단을 운영하며, 음악 교육과 합창 문화 보급에 힘쓰고 있습니다. 전 세계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워크숍, 마스터클래스, 온라인 교육 콘텐츠 등을 제공합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합창의 즐거움과 음악적 기초를 나누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습니다.
<Pie Jesu>
앤드류 로이드 웨버 (Andrew Lloyd Webber, 1948~ )의 곡.
영국의 작곡가이자 뮤지컬 연출가입니다.
Gregorian feat. Narcis Ianau - Pie Jesu
자비하신 주 예수님,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자비하신 주 예수님,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그들에게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불쌍한 영혼을 사랑하라
-허윤석 신부님
"불쌍한 영혼들은 우리의 도움에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감사하고 있습니다. 참회와 보속의 뜨거운 불길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 그들 영혼은 자신의 힘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 사는 우리 인간들이 사랑이 담긴 값진 도움을 베풀 수 있습니다. 연옥의 고통받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드리는 기도나 미사봉헌 그리고 선행은 매번 연옥불 가운데 행복과 기쁨이 풍만한 엄청난 사랑의 빛을 일으키며 그래서 이 영혼들은 우리에게 감사하고 있으며 나중에는 우리를 도와 줄 것 입니다."
Pie Jesu –Requiem Hymn | Catholic Prayer for Mercy and Eternal 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