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4일 (금)
(녹)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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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9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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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47 ㅣ No.185794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루카 12,54-59 “너희는 왜 올바른 일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느냐?“

 

 

 

 

오늘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진솔한 고백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신앙생활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이 구절이 내 이야기처럼 가슴에 콱 박히지요. “나에게 원의가 있기는 하지만 그 좋은 것을 하지는 못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로마 7,18-19) 신자분들 중에 죄를 짓고 싶어서 짓는 분들은 없을 겁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계명들을 실천하며 살아보고자 애를 쓰지만 뜻대로 안될 뿐이지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스멀대며 고개를 내미는 욕정과 탐욕, 교만과 이기심, 나태함과 안일함 때문에 무엇이 옳은 것인지도 알고 그대로 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본의 아니게’ 자꾸 옳지 않은 것들을 택하여, 나도 모르게 그것을 하고 있는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자책하게 되는 겁니다.

 

어쩌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 ‘위선자’라고 질책을 듣는 군중들의 현실도 그랬을지 모릅니다. 세상의 이치에 밝은 만큼 무엇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올바른 길인지도 잘 알았지만, 그 길을 걸어야 한다는 당위성도 분명하게 깨닫고 있었지만, 본의 아니게 혹은 어쩔 수 없이 그러지 못한 것이지요. 주님께서 알려주신 올바른 길을 걷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온갖 이익과 편리함을 다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그런 것들에 익숙해져 깊이 물들어 버렸기에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신앙은 삶과 분리되어 버렸고, 말로는 자신이 주님을 믿는 그리스도 신앙인이라 주장했지만, 정작 행동과 삶은 주님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처럼 살았습니다. 주님께서는 바로 그런 모습을 우리가 가장 조심하며 피해야 할 ‘위선’이라고 지적하신 것이지요.

 

우리 인간은 그 본성상 ‘하느님의 법’에 이끌리며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당신 모상대로 우리를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잘 판단해서 해야 할 ‘올바른 일’은 자꾸만 나를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세상의 유혹들을 멀리하고 주님께 돌아서는 일입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자세로 날마다 자기 삶을 성찰하고 꾸준히 회개하며, 하느님께서 나에게 바라시는 뜻을 헤아리고 실천하는 일입니다. 그래야만 세상 종말의 날에 이루어질 심판의 순간을 기쁘고 당당하게 맞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재판관에게 가기 전에, 즉 하느님의 준엄한 심판대 앞에 서기 전에 여러 이유로 갈등을 겪으며 반목하고 있는 형제들과 화해하라고 하십니다. 자존심과 체면 때문에 세상에서 꽁꽁 얽힌 증오의 실타래를 풀지 않고 방치했다가 지옥행 판결을 받게 되면, 내가 이 세상에서 잘못한 죄들을 완전히 다 보상하기 전까지 다시 하느님 품으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세상 이치에만 밝은 헛똑똑이로 살지 말고 어서 빨리 주님의 뜻을 헤아리고 따라야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내가 회개하여 구원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단 한 순간도 헛되이 흘려보내지 말아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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