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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그 날이 언제인지 알려 주지 않으시는 것도 은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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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39-40).” “주인이 자기 집 종들을 맡겨 제 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주게 할 충실하고 슬기로운 집사는 어떻게 하는 사람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주인은 자기의 모든 재산을 그에게 맡길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 종이 마음속으로 ‘주인이 늦게 오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하인들과 하녀들을 때리고 또 먹고 마시며 술에 취하기 시작하면,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그 종의 주인이 와서, 그를 처단하여 불충실한 자들과 같은 운명을 겪게 할 것이다. 주인의 뜻을 알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주인의 뜻대로 하지 않은 그 종은 매를 많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주인의 뜻을 모르고서 매 맞을 짓을 한 종은 적게 맞을 것이다.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루카 12,42ㄴ-48).”
1)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은, 뜻으로는 “도둑이 몇 시에 올지는 몰라도 오는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집주인이 알고 있으면”입니다. 이 말씀은, “종말과 재림의 날이 언제인지 말할 수는 없지만, 그 날은 반드시 온다.” 라는 가르침입니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는, “너희는 ‘지금’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 마음대로 종말과 재림의 날을 계산하지 마라. 그 날은 인간이 미리 계산할 수 없다.” 라는 가르침입니다. <주님께서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고 일부러 ‘예고 없이 갑자기’ 오시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의 말씀 자체가 종말과 재림을 예고하시는 말씀이고, 사람들이 아무 준비 없이 갑자기 당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2)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형제 여러분, 그 시간과 그 때에 관해서는 여러분에게 더 쓸 필요가 없습니다. 주님의 날이 마치 밤도둑처럼 온다는 것을 여러분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평화롭다, 안전하다.’ 할 때, 아기를 밴 여자에게 진통이 오는 것처럼 갑자기 그들에게 파멸이 닥치는데, 아무도 그것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어둠 속에 있지 않으므로, 그날이 여러분을 도둑처럼 덮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진노의 심판을 받도록 정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구원을 차지하도록 정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살아 있든지 죽어 있든지 당신과 함께 살게 하시려고,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1테살 5,1-6.9-10).”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태평스럽게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즉 영혼 구원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이, 신앙생활도 하지 않고, 세속 생활에만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만, 종말은 갑자기 닥치는 재난이 될 것입니다.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잘 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종말은 갑작스러운 재난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고, 그 날은 모든 희망이 이루어지는 기쁜 날이 될 것입니다.
3) 하느님의 뜻은 심판이 아니라 구원이기 때문에, 종말과 재림의 날을 미리 알려 주지 않으시는 것도 사람들의 구원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일일 것입니다. 신앙생활과 회개는 평소에, 진심으로, 또 스스로 마음이 우러나와서 해야 하는 일입니다. 심판의 날이 언제인지 알아서 억지로 하게 되면 거짓 신앙생활과 거짓 회개가 됩니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그 날이 언제인지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고 있으면서 대비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합니다. 만일에 그 날을 미리 알려 주면, 잘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신앙생활을 게을리 할 것입니다. 또 그 날이 다가올수록 공포심에 사로잡혀서, 회개는 하지 않고, 하느님 탓만 하고 하느님을 원망하기만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4)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시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그만큼 더 청구하신다.” 라는 말씀은, 성직자라면 성직자답게 살아야 하고 신앙인이라면 신앙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표현만 보면, 하느님을 ‘채권자’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혜는 빚이 아니고,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는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가 아닙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사랑하는 우리의 아버지이신 분이고, 우리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녀들입니다. 하느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기쁨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그리고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바로 그것이 신앙인답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결과가 아니라 우리의 노력을 보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무슨 대단한 업적이나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더라도, 당신이 보시기에 합당하게 살았다면, 그것만으로도 크게 기뻐하시는 분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