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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가족은 끝까지 함께 가야 할 영적 동반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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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누가 예수님께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이 스승님을 뵈려고 밖에 서 계십니다.’ 하고 알려드렸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루카 8,19-21)”
1)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가족들이 찾아온 일을 계기로 삼아서 ‘당신의 참 가족’이 되는 방법을 가르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의 참 가족’이 된다는 것은, 구원을 받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그 나라의 공동체에 참여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방법, 또는 구원을 받는 방법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라는 말씀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들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서 나의 참 가족이 될 수 있다.” 라는 뜻입니다. 이 말씀은, 산상설교에 있는 다음 말씀과 ‘같은 말씀’입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이 말씀을, “나의 가족과 친척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적으로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해야만 들어간다.”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을 찾아왔지만, 군중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는,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가르치고 계셨기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입니다(마태 12,46). 사람들에게 가로막혀서 가까이 갈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설교를 방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가족들은 예수님의 설교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그 설교를 듣고 있었을 것입니다. 만일에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고 있을 때, 그 사제의 가족이 찾아왔다면, 그러면 미사를 중단하고 가족을 만나야 하나? 어떤 사제도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또 만일에 사도들이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있을 때, 사도들의 가족들이 찾아왔다면, 그러면 사도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듣는 것을 중단하고 가족들을 만났을까? 사도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에 미사 참례 중에 식구들이 찾아와서 불러낸다면? 실제로 그런 일이 가끔 생깁니다. 그런 경우에 미사 참례를 중단하고 성당 밖으로 나가서 식구들을 만나는 사람도 있고, 미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사는 예수님을 만나는 시간이고,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이고, 생명의 빵을 받아먹는 시간입니다. 식구가 아니라 더 중요한 사람이 찾아왔더라도, 미사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 옳습니다. 미사 참례 중간에 나가는 것은 정말로 ‘예의 없는’ 일입니다.
2) 예수님께서는 ‘부부의 인연’에 대해서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라고 가르치셨습니다(마태 19,6). 부부뿐만 아니라, 자녀와 형제자매도 전부 다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인연’입니다. 그러니 어떤 이유든지 간에 가족을 버리면 안 됩니다. 가족은 끝까지 함께 가야 할 ‘영적 동반자’입니다. 이 말에 대해서, “사도들은 예수님을 따라나설 때 ‘모든 것’을 버렸고, 가족도 버렸다(마태 4,22).” 라고 반박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도들이 모든 것을 버린 것은 맞지만, 그들이 가족들과 친척들까지 다 버린 것은 아닙니다. 사도들은 일반적인 ‘가정생활’을 포기했을 뿐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경우, 선교활동을 할 때 아내와 함께 다녔습니다(1코린 9,5). 신앙인은 예수님의 성가정을 본받아서 자신의 가정도 성가정이 되기를 희망하고, 성가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고, 가족이 함께 믿고, 함께 신앙생활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핑계를 대면서 가족을 버리거나 소홀히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라는 말씀을, “가족이 함께 하느님의 말씀을 들어라. 그리고 그 말씀을 가족이 함께 실행하여라.” 라는 가르침으로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실행’ 가운데에서 첫 번째는 ‘사랑 실천’입니다. ‘사랑 실천’은 바로 옆에 있는 가족에게 먼저 해야 합니다. 만일에 가족은 사랑하지 않으면서 먼 곳에 있는 사람만 사랑한다면, 그것은 ‘위선’이 될 뿐입니다. ‘영적인 가족’을 강조하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한데, 그것만 강조하다가 ‘육적인 가족’을 무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아무도 자기 몸을 미워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하여 하시는 것처럼 오히려 자기 몸을 가꾸고 보살핍니다. 우리는 그분 몸의 지체입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 자녀 여러분, 주님 안에서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그것이 옳은 일입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이는 약속이 딸린 첫 계명입니다. ‘네가 잘되고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하신 약속입니다. 그리고 아버지 여러분, 자녀들을 성나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에페 5,29-6,4).”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25주간 화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