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4일 (수)
(녹) 연중 제25주간 수요일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고 병자들을 고쳐 주라고 제자들을 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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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트렐치나의 성 비오 사제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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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09-22 ㅣ No.185014

콜롬비아 선교센터에서 며칠 묵으면서 초대 교회의 사도들이 생각났습니다. 신부님은 친화력이 좋았습니다. 센터에 온 지 18개월 되었는데 손님이 18번째 왔다고 합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손님이 왔다고 합니다. 손님이 오면 방을 청소해야 하고, 손님이 가면 방을 정리해야 합니다. 본인은 이미 몇 번씩 갔던 곳을 가야 합니다. 손님을 위해 식사를 챙겨야 합니다. 공항에 가서 데리고 와야 하고, 공항까지 데려다주어야 합니다. 손님이 있는 동안은 본인의 개인 생활이 거의 없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5팀이 더 온다고 합니다. 저 같으면 도저히 못 할 것 같았습니다.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 사무처장 주교님과도 친분을 쌓았습니다. 내년 서울 대교구 사제 모임을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 건물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현지인 가족과도 친분을 쌓았습니다. 가족은 저희를 집에 초대해 주었고, 내년 사제 모임에 점심을 준비해 주기로 했습니다. 그 가족은 시장 성당에서 미사 드리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도 시장 성당 미사를 함께 봉헌했습니다.

 

신부님을 보면서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라는 노래가 생각났습니다. 신부님은 라틴 아메리카 주교회의와 서울 대교구 한 마음 한 몸 운동 본부와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가난한 지역을 돕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서울 대교구에서 도움을 주는 프로젝트입니다. 벌써 3번을 하였고, 매년 5번 정도는 그런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신부님이 운영하는 선교센터가 가난한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절망 중인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묶인 이를 풀어주는 다리가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선포하셨던 말씀이 신부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직 세례받지 않은 분들이 선교센터를 찾아왔습니다. 선교센터는 신앙인들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분들에게도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아직 세례받지 않았지만 이미 세례명으로 부르면서 지냈습니다. 미카엘 미카엘라 부부와 안나 자매님은 12월에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내년에 세례받기로 했는데 미카엘 형제님이 대부를 서기로 했습니다. 옷감 장수 리디아가 바오로 사도를 도왔듯이 많은 분이 신부님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과테말라에서 8년 넘게 선교사로 있었던 신부님은 콜롬비아 선교센터에 왔을 때 문을 닫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신부님이 오면서 선교센터는 활력을 얻었고, 말 그대로 사랑방이 되었습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나누었고, 현지인들의 고충과 아픔을 들어주었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기꺼이 함께하였습니다. 신부님을 보면서 2000년 전의 사도들의 모습을 생각했습니다. 신부님은 기꺼이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려고 했습니다. 이미 10년 넘게 선교사로 있었기에 곧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주교님께서 허락하시면 한 알의 밀알이 되고 싶다고 했습니다. 신부님은 지금은 자동차가 없어도 큰 불편이 없지만, 선교센터가 성장하면서 자동차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고, 주님을 위해서 헌신하는 신부님이 있으니 소박한 은 이루어지리라 믿습니다. 2026년 서울 대교구 사제 모임을 준비하기 위해서 답사를 다녀오면서 거룩한 변모 당시 하늘에서 들려왔던 소리가 생각났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 갔지만, 영적으로 많은 도움 받았던 답사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서로를 형제자매로 부르는 것은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잘 따르기 위한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예수님은 늘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예수님의 기도에 하느님께서는 응답하셨고,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소외된 이들, 외로운 이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이웃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는 것도 아셨습니다. 부지런한 것은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안다는 것입니다. 조급하다는 것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기다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언제인가는 단단한 바위에 구멍을 만드는 것을 봅니다. 우리가 주어진 일에 충실하면, 단단한 바위에 구멍이 나듯이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변화시켜 주시리라 믿습니다.

 

예전에 읽은 글이 떠오릅니다. “가을에는 풀잎도 떨고 있습니다./ 끝내 말없이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텅 빈 들에서 붉은 휘파람을 불며 떠나는 연습을 합니다./그래도 사람들은 가을을 좋아합니다./ 누군가 따뜻한 손을 잡아줄 사람을/ 만날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손을 내미는 사람은 바로 예수님의 형제요 자매가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신부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할 때, 나는 몹시 기뻤노라. 내 어머니와 내 형제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이 사람들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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