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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3주간 목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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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3주간 목요일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루게릭병으로 8년째 투병하는 형제님을 방문했습니다. 집에서 지냈는데 1달 전부터 요양병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무엇이 좋았고, 무엇이 불편했는지 물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이 좋았다고 합니다. 집에 있을 때는 가족들에게 미안한 것이 불편했다고 합니다. 화장실 갈 때도, 밥 먹을 때도, 씻을 때도 가족이 도와주어야 했습니다. 집에 있으면 위급할 때 도와 줄 형편이 되지 않아서 불안했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에 오니 위급할 때 도와 줄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가족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은 인력에 비해서 환자가 많기에 호출을 해도 빨리 오지 않아서 불편했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바쁘기에 식사도, 샤워도, 화장실도 기다려야 하는 점이 불편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요양병원이 좋다고 합니다. 요양병원에 있기에 보스턴으로 대학가는 딸을 위해 엄마가 같이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올해 감사할 일이 두 가지나 있었다고 합니다. 장례 때문에 아내가 한국에 가야 했고, 그래서 병원에서 지내야 했는데 마침 맹장염이 있는 걸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수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십여 곳의 요양병원을 찾았는데 거절 받았는데 지금의 요양병원은 기꺼이 받아 주었다고 합니다. 맹장염 수술을 받은 것도, 요양병원에 입소할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하느님의 은총이라며 기뻐하였습니다.
형제님에게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형제님은 휠체어를 이야기했습니다. 휠체어는 3가지 단계가 있었습니다. 걷지 못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수동 휠체어입니다. 손의 힘으로 운전하는 휠체어입니다. 마치 예전에 많이 사용했던 수동기어 차입니다. 손으로 기어를 움직이는 차입니다. 요즘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차입니다. 걷지 못하면서 손의 힘도 없는 사람이 사용하는 전동 휠체어입니다. 마치 요즘 많이 사용하는 자동기어 차입니다. 수동기어 차에 비하면 훨씬 운전이 쉽듯이 전동 휠체어는 손가락만으로 운전할 수 있습니다. 걷지 못하고, 손도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사용하는 안경 휠체어입니다.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가 있듯이 안경 휠체어는 눈으로 운전할 수 있는 휠체어입니다. 형제님은 눈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손가락 움직임도 어려워져서 안경 휠체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보험도 적용 안 되고 그래서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안경 휠체어를 운전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면 방에서 나와서 산책도 하고, 급하면 직원을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구역에서도 도움을 주고, 바자를 해서 기금을 마련한다고 합니다. 세상은 아름다운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름답습니다. 형제님과 함께하는 착한 사마리아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오늘의 성서 말씀은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을 수 있는 길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바오로 사도는 용서를 이야기합니다. 감사를 이야기합니다. 동정과 호의 그리고 겸손과 온유를 이야기합니다. 그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느님께 선택받는 길은 업적과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하느님께 선택받는 길은 성공과 재물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이룰 수 있는 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 선택받는 또 다른 길을 이야기하십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너희를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고, 너희를 저주하는 자들에게 축복하며, 너희를 학대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인정을 받겠느냐? 죄인들도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은 사랑한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대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미워하는 자들에게 잘해 주라고 하십니다. 저주하는 자들을 축복하라고 하십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하십니다. 이 길은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길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기에 기도가 필요합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