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4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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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뿌리내린 정주의 삶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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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09-09 ㅣ No.184739

2025.9.9.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콜로2,6-15 루카6,12-19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뿌리내린 정주의 삶

<기도, 일, 공부>

“명품종교, 명품신자, 명품인생”

 

 

“주님은 너그럽고 자비하시며,

 분노에 더디시고 자애가 넘치시나이다.

 주님은 모두에게 좋으시며,

 그 자비 모든 조물 위에 내리시네.(시편145,8-9)

 

오늘 시편 화답송 시편이 은혜롭습니다. 말그대로 대혼돈의 시대입니다. 기후위기, 정치위기, 사회위기, 교육위기, 가정위기 등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총체적 복합적 위기의 시대입니다. 좀처럼 길이, 답이, 희망이, 방향이 보이지 않습니다. 국내 안팎 현실이 그러합니다. 매일 인터넷 뉴스를 통해 확인하는 사실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저절로 나오는 절박한 물음입니다. 언젠가 열심한 분과 주고 받은 문답이 생각납니다.

 

“신부님은 좌파입니까 혹은 우파입니까?”

“저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예수님파로, 제 신원은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입니다.”

 

극단의 확신에 뿌리 내린 눈먼 무지의 이단적, 광적, 맹목적 위험천만한 영적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뿌리 내린, 기도와 일과 공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안정과 평화의 정주의 삶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요즘 일부 개신교 교회들이 날로 극우화되어 가는 심각한 위기의 현실은 바로 영성의 핵심인 균형과 조화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가 요구하는 관용과 자제의 삶도 균형과 조화의 영성에서 나옵니다.

 

새삼 베네딕도회의 영성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작금의 현실같습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교회의 보편적 영성이요, 한마디로 기본에 충실한 균형과 조화의 온전한 영성이 베네딕도회 영성입니다. 바로 이에 모범이 오늘 복음의 예수님입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살기위해, 영혼의 살기위해, 균형과 조화, 내적 안정과 평화의 삶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요 기도에는 늘 초보자들인 우리들입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나중에 남은 얼굴은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은 얼굴인가 둘 중 하나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기도에는 신비가가되고 일에는 전문가가되고 공부에는 학자가 되라는 말도 생각이 납니다. 오늘 옛 현자 다산의 말씀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매일 스스로 마주할 수 있는 고독한 시간을 가지라. 인간에게는 자기만의 외딴곳이 필요하다.”

 

우선적인 순위가 기도요 삶의 위기나 중대한 일을 앞뒀을 때 어김없이, 지체없이 외딴곳을 찾았던 주님입니다. 마침내 개인의 복음 선포 활동에 한계를, 공동체의 필요를 느낀 예수님은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기도하십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으며 그분 안에 깊이 머물러 친교의 일치를 이뤘던 관상기도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정말 21세기 대영성가 토마스 머튼의 말처럼 자발적 기도를 위한 고독은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이 된 세상입니다.

 

에수님은 밤샘기도후 날이 새자 당신 제자들가운데 열둘을 뽑아 당신의 하늘나라 복음 선포 활동을 함께 할 이들을 뽑으시니 바로 열두 사도들 공동체입니다. 참으로 다양한 면모들이요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사도들의 공동체임을 깨닫습니다. 이어 예수님은 사도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와 당신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 온 군중들과 직면하십니다.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 애썼고 그분에게 힘이 나와 손을 댄 모든 사람이 치유됩니다. 그대로 기도의 힘, 믿음의 힘, 하느님의 힘을 가리킵니다. 새삼 예수님 일상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기도의 일상화, 기도의 생활화를 이뤄준 외딴곳의 기도처였음을 깨닫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삶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우리 가톨릭교회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수도자들은 물론 가톨릭 교회 신자들에게 영적 주식과 같은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시편 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가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고 자랑스럽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전례영성이야말로 명품종교, 명품신자, 명품인생을 만들어 주는 우리의 보편적 영성임을 깨닫습니다. 

 

전례영성의 토착화, 생활화를 통해 바오로 사도가 콜로새 신자들에 말하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충만한 삶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날 혼돈의 위기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용기백배 힘을 줍니다. 세상의 노예살이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를 누리게 하는 복음적 삶입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모든 권세와 권력들의 머리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셨고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대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체험하는 은총입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늘 옛스러우면서도 늘 새로운(ever old, ever new)’, ‘균형과 조화’의 정통신앙, 정통영성에, 명품종교, 명품수도자, 명품신자, 명품인생을 만들어 줍니다. 자주 '예수님파' 제 신원을 확인하며 외워보는 좌우명 기도시입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예수님파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서로 전우애를, 학우애를, 형제애를 발휘하여 함께 주님의 수도가정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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