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6일 (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일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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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간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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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33 ㅣ No.183704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부모 성 요아킴과 성녀 안나 기념] 마태 13,24-30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하느님은 우리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습니다. 당신이 뜻하시는대로 우리를 억지로 끌고 가지 않으십니다. 정해진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무조건 그것을 따르게 하지 않으십니다. 우리 각자가 양심에 따라 내리는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 주십니다. 무엇이 나에게 진정으로 유익한 것인지를 스스로 깨닫고 선택하도록 결정을 우리 손에 맡겨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혹여 섣부른 판단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리하여 당신 뜻을 거스르는 죄를 짓게 되더라도 즉시 우리를 단죄하거나 벌주시지 않고 참고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다시금 당신께로 마음을 돌릴 때까지 기회를 주시고 인내해 주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너무나 배은망덕하게도 그런 하느님의 인내와 자비를 탓합니다. 하느님은 정의롭고 공정한 분이라면서 왜 세상에 부정과 불의가 만연하냐는 것입니다. 왜 선하고 의로운 사람은 고통을 당하고 악하고 못된 이들은 떵떵거리며 잘 사느냐는 것입니다. 왜 하느님은 그런 잘못된 상황을 직접 나서서 해결하지 않으시고 나몰라라 하고 방치하고 계시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영원하신 하느님은 우리보다 훨씬 더 긴 호흡으로 큰 걸음을 옮기시는 분입니다. 지금 내 눈에 비친 상황이 그분 섭리에서 한참 벗어난 것처럼 보여도, 시간이 지나고 어느 순간 바라보면 모든 결과는 결국 하느님께서 계획하고 섭리하시는 뜻으로 수렴해가지요. 그러니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섣부르게 하느님 뜻을 제단하려 들어서는 안됩니다. 오늘 복음 속 비유는 그런 우리를 위해 하시는 말씀입니다. 비유에 등장하는 밭 주인은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요.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말씀과 뜻이 이루어질 장소인 ‘밭’으로 삼아 당신께서 지니고 계신 좋은 ‘뜻’을 심으셨다는 것입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듯, 하느님께서 좋은 씨를 심으셨으니 인내과 수고로 잘 가꾸면 분명 좋은 열매를 맺겠지요.

 

그런데 중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분의 밭에 ‘침입자’가 생긴 것입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느님 뜻을 거스르고 그분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원수’ 즉 사탄의 세력이 우리 마음 밭 구석구석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가버렸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은 우리가 잠들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뜻에 깨어있지 못하고 기분 내키는 대로, 마음 가는대로 살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탐욕과 집착, 고집과 교만 등 여러가지 불순물들이 우리 마음 안에 스며든 겁니다. 스며든 즉시 걷어내기만 했어도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을텐데, 죄가 주는 쾌락을 은근히 즐기며 나태함과 안일함에 빠져있는 사이 마음 속 가라지들은 훌쩍 자라 우리 마음 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와서 갑자기 그것들을 억지로 뽑아내려고 들면 하느님 뜻을 충실히 따르지 못한 죄책감과 후회로 인해 내 마음이 크게 다치게 될 것입니다. 그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바가 절대 아니지요. 그러니 주님께서 말씀하시는대로 심판의 순간까지 가라지가 밀과 함께 자라도록 놔둬야 합니다. 에라 모르겠다는 식으로 포기하거나, 대책없이 죄악을 방치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은 자꾸만 눈에 보이는 가라지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주눅들어도, 이제부터라도 회개하고 하루 하루 하느님 뜻을 충실히 따르다보면 결국 모든 것은 그분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두신 선하신 뜻을 향해 수렴해 가리라 믿고 노력하면 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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