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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아무리 어둠이 짙어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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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이 너희를 의회에 넘기고 회당에서 채찍질할 것이다. 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마태 10,17-22).”
1) 신앙인은 구원에 방해되는 것들을 모두 버리고 예수님의 뒤만 따르는 사람인데, 순교자들은 그 ‘버림’과 ‘따름’에서 신앙인들의 모범이 되는 분들입니다. 온 삶과 목숨을 바쳐서 예수님을 따른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순교 성인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단순히 존경심을 표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분들을 본받아서 그분들처럼 살겠다고 다짐하는 일입니다. <순교자들을 존경한다고 말하면서도 ‘삶과 죽음’을 본받지 않으면, 그 말은 거짓말입니다.>
2) “사람들을 조심하여라.”는, “사람들이 박해할 때, 신앙을 잃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를 박해한다고 해서 박해자들이 얻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과연 그들은 박해를 통해서 무엇을 얻을까? 없습니다. 자기들은 많은 것을 얻었다고 좋아하겠지만, 우리 기준으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면 박해를 받는 신앙인들은 무엇을 잃을까? 육신의 목숨을 잃기도 하고, 재산이나 지위나 신분 같은, 세속적인 것들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때 모두 버려야 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영적으로는 잃는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장 큰 것, 즉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됩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박해를 참고 견디면서 끝까지 신앙을 지켜야 하는 이유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마라.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여라(마태 10,28).”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은 ‘모든 것’을 얻는 것입니다. 반대로 박해자들은, 회개하지 않으면, ‘영원한 생명’을 잃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3) “증언할 것이다.”는, “증언하여라.”이고, “신앙을 증언하는 기회로 삼아라.”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증언하는 일은, 자신이 받은 ‘빛’으로 세상을 비추는 일과 같습니다. ‘등불’의 존재는 어둠이 짙을수록 더욱 분명하게 드러나는 법입니다. 묵시록에서는, 하느님 나라는 어둠이 없는 곳, 그래서 ‘등불이 필요 없는 곳’이라고 말합니다. “그 도성은 해도 달도 비출 필요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이 그곳에 빛이 되어 주시고 어린양이 그곳의 등불이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묵시 21,23).” “다시는 밤이 없고 등불도 햇빛도 필요 없습니다. 주 하느님께서 그들의 빛이 되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원무궁토록 다스릴 것입니다(묵시 22,5).” 묵시록의 말을 반대로 생각하면, “하느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는 등불이 계속 빛을 내야 한다.”입니다. <인간 세상에 어둠이 있는 것은, 하느님과 예수님께서 등불이 되어 주시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악의 세력들과 박해자들이 그 빛을 가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박해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빛과 악한 어둠의 싸움’입니다. 아무리 어둠이 짙어도,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빛에 관해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요한 8,12).”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2,46).” 우리가 박해를 참고 견디면서 신앙을 지키는 것은, 예수님께서 주시는 ‘생명의 빛’을 얻기 위한 일이기도 하고, 그 빛을 받아서 세상을 비추기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4)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라는 말씀은, ‘빛과 어둠의 싸움’은 성령께서(주님께서) 함께 하시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보호자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박해는, 그 일을 겪는 신앙인의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닢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그 가운데 한 마리도 너희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그분께서는 너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마태 10,29-31).” 우리가 박해 때문에 고통을 겪을 때, 하느님께서 그것을 모르고 계시는 것도 아니고, 무관심하신 것도 아니라는 것, 하느님께서 다 알고 계시고, 우리를 지켜 주신다는 것, 그것이 예수님의 약속이고 우리의 믿음입니다.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라는 말씀은, “박해자들은 참새보다 못한 ‘하찮은’ 존재들이다.” 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신심 미사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