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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님_“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마태 8,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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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7/2) : 연중 제13주간 수요일 * 제1독서 : 창세 21, 5. 8-20 * 복음 : 마태 8, 28-34 28 예수님께서 건너편 가다라인들의 지방에 이르셨을 때,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그들은 너무나 사나워 아무도 그 길로 다닐 수가 없었다. 29 그런데 그들이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 하고 외쳤다. 30 마침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 놓아 기르는 많은 돼지 떼가 있었다. 31 마귀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쫓아내시려거든 저 돼지 떼 속으로나 들여보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32 예수님께서 “가라.” 하고 말씀하시자, 마귀들이 나와서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물속에 빠져 죽고 말았다. 33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로 가서는, 이 모든 일과 마귀 들렸던 이들의 일을 알렸다. 34 그러자 온 고을 주민들이 예수님을 만나러 나왔다.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
*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첫 이방인지역 나들이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다라인들 지방에서 더러운 영을 쫒아내시는 장면입니다. ‘거센 돌풍’을 잠재우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호수를 건너왔지만, 또 다른 ‘거센 돌풍’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모세가 갈대바다를 건너왔지만 여전히 사막에서 또 다른 ‘거센 돌풍’을 마주했듯이 말입니다. 마귀 들린 이들은 족쇄나 쇠사슬로 묶어둘 수 없을 만큼 ‘거센 돌풍’에 휘둘려 밤낮으로 소리 지르며 무덤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바다의 ‘거센 돌풍’을 잠재우신 예수님께서는 이제 인간에게 부는 ‘거센 돌풍’을 잠재우십니다. 사실, 당시에 마귀들과 악령들이 추방되는 사건은 종말의 표징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드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때가 되기도 전에 저희를 괴롭히시려고 여기에 오셨습니까?”(마태 8,29)라는 마귀들의 외침은 종말의 때가 되기 전에는 당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지 않느냐고 예수님께 항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마귀들을 쫓아내시면서 종말의 때가 왔음을 드러내십니다. 동시에 당신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드러내십니다. 그런데, 혹 우리도 하느님께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나를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대체, 우리 안에 누가 있어 그렇게 하고 있을까요?
사실, 우리 안이 빛이라면 빛을 반겨 맞아들일 것이고, 어둠이라면 어둠을 반겨 맞아들일 것입니다. 마귀 들린 이는 자신 안에 마귀를 받아들인 까닭일 것이요, 우상숭배에 빠진 이는 우상을 받아들인 까닭일 것입니다. 그러니 ‘자기 생각이라는 우상’에 빠진 이는 자기 자신의 이기와 편리를 따르기 마련일 것입니다. 그래서 돼지를 치던 이들은 거룩한 권능을 보고 오히려 달아납니다. 그리고 그 고을 주민들은 예수님을 보고 자기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 ‘돼지 떼’가 판치게 방치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분의 말씀과 은총을 반겨 맞아들여야 할 일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빛을 밝혀드는 일입니다. 우리 안에 말씀을 품고 말씀의 빛을 밝혀드는 일입니다. 빛이신 주님만이, 사랑이신 주님만이 우리 안에서 어둠을 몰아내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더러워져 있어 주님을 맞아들이기에 합당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것이 겸손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러워져 있기에 주님을 맞아들이는 것이 ‘겸손’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죽은 이들의 무덤 가운데 살지 아니하고, 살아계신 주님의 사랑 가운데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멘.
“그들은 그분을 보고 저희 고장에서 떠나가 주십사고 청하였다.”(마태 8,34)
주님! 어둠을 몰아내소서. 제 안에 돼지 떼가 판치지 않게 하소서. 저는 본래부터 주님의 거처이니, 제 안에 빛을 밝히소서. 진정, 제가 죽은 이들의 무덤이 아니라 살아계신 당신의 사랑 가운데 살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