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1일 (월)
(백) 부활 팔일 축제 월요일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어떻게 살 것인가? “죄짓지 마라, 희망하라,

스크랩 인쇄

선우경 [forgod] 쪽지 캡슐

2025-04-06 ㅣ No.181282

2025.4.6.사순 제5주일                                                           

 

이사43,16-21 필리3,8-14 요한8,12-20

 

 

어떻게 살 것인가?

“죄짓지 마라, 희망하라, 전진하라”

 

 

오늘은 사순 제5주일입니다. 이제 주님 부활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부활의 희망, 부활의 기쁨을 앞당겨 다시 오늘부터 심기일전하여 힘껏, 기쁘게 사시기 바랍니다. 전례시기와 너무 잘 드러맞는 한국의 축복받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입니다. 겨울의 죽음후에 희망과 생명의 약동하는 부활의 봄입니다. 이미 수도원 경내에는 겨울을 지낸 온갖 파스카의 초목들이 봄꽃들을 활짝 피어내고 있습니다. 겨울 추위를 이겨낸 파스카의 봄꽃들이라 한결같이 청초합니다. 이번 <다 함께 사는 세상, 공동선 3-4월> 합본 잡지의 표지 제목도 이채로웠습니다.

 

“힘내라, 대한민국!”

 

이와 더불어 제가 고백성사 보속의 말씀처방전에 가장 많이 찍어 드리는 스탬프 말마디가, “괜찮아 힘내!” 입니다. 또 3년째 기상하자마자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바치는 만세칠창중 하나가,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입니다. 사상 초유의 화마火魔의 산불도 진압되고, 또 내란의 불길도 잡혔으니, 이제 새봄과 더불어 새나라 대한민국의 실현뿐이겠습니다. 어제 써놓고 행복해 했던 “꽃피는 청춘으로” 라는 짧은 시가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봄되면

 늘

 

 꽃피는

 청춘으로

 

 살고 싶어라

 봄되면”<2025.4.5.>

 

봄되면 나이에 상관없이 이런 마음일 것입니다. 바로 오늘 주님의 말씀이 우리 모두 꽃피는 청춘으로 살게 합니다. 청초한 파스카의 봄꽃 영혼으로 살게 합니다. 오늘은 늘 읽어도 신선한 감동을 선사하는 요한복음, “간음한 여인과 예수님”의 일화입니다. 

 

어제는 이 일화를 묵상하던중 언뜻 “세기의 재판”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모두를 이 재판정에 참여하여 자기를 돌아봄으로 회개로 이끌기 때문입니다. 재판장이신 예수님은 그대로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아버지를 닮았습니다. 예수님의 상황이 악질적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올가미에 걸린 진퇴양난, 백척간두,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이지만 예수님은 전화위복의 상황으로 바꿔버립니다. 

 

올리브 산으로 올라 가신 예수님은 성전에서 앉아 가르치셨고, 이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은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한 가운데 세워 놓고 묻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는 이 현장을 목격한 관중들입니다. 분명 하느님의 눈에는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붙들어온, 이 불쌍한 여자의 인권을 추호도 생각하지 않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무자비한 죄인들 이었을 것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집요하게 이 여자를 어떻게 처리할지 묻습니다. 말그대로 진퇴양난의 상황입니다. 사형벌을 이야기하면 무자비하다 할 것이요, 용서하라하면 율법을 어겼다 공격을 가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침묵이 바로 자비이자 지혜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은 묵묵부답, 그냥 땅위에다 무엇인가 쓰십니다. 

 

아마도 하느님의 지혜를 청하는 간절한 기도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쥐죽은 듯 정적이 흐르는 모두가 긴장 가득한 초조한 순간입니다.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이르십니다. 말그대로 ‘세기의 재판정’이자 ‘세기의 판관’이신 예수님이요, 시공을 초월하여 모든 죄인들이 그 대상입니다.

 

“너희 가운데 죄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길이길이 회자되는 대목입니다. 세상에 죄인 아닌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모든 죄인들 가슴에 던지는 돌덩어리가 같은 정신 번쩍 들게 하는 회개로 이끈 말씀입니다. 말씀하신후 예수님은 땅에 무엇인가 쓰시며 성찰할 시간을 주십니다. 말그대로 예수님의 자비심에서 나온 천상 지혜입니다. 예수님은 그대로 자비하시고 지혜로우신 하느님의 현현입니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갑니다. 죄를 많이 지은 나이 많은 자들로부터 시작하여 죄가 경미한 젊은이들까지 저절로 회개와 더불어 사라지니 예수님의 통쾌한 승리입니다. 너도 살고 나도 사는 모두가 사는 “상생(相生;win-win)의 승리’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이 재판정에 참여한 우리 죄인들까지 회개로 이끔으로 모두를 살린 예수님의 명판정입니다. 이제 재판정에 남은 분은 예수님과 여자뿐입니다. 이어 몸을 일으키신 자비하신 예수님과 여자의 감동적인 문답입니다. 죄책감에 시달릴 때마다 이 대목을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이어지는 예수님 말씀은 오늘 복음의 절정이자 결론이자 명판결입니다. 예수님 덕분에 구사일생 살아난, 이미 철저히 회개했을 여인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 죄짓지 마라.”

 

예수님도 단죄하지 않는데 누가 누구를 단죄합니까! 남을 단죄하지도 말고 자신도 단죄하지 마시고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죄짓지 마십시오. 

 

어떻게 살 것인가? 

첫째, 답이 나왔습니다. 다시 “죄짓지 마라!”입니다. 죄를 짓더라도 즉각적인 회개를 통해 용서받고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둘째, ‘희망하라!’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희망이, 꿈이, 비전이 생생히 살아있을 때 죄를 짓지 않습니다. 희망과 꿈이, 비전이 없어 유혹에 빠지고 죄를 짓고 타락합니다. 희망의 기다림에서 샘솟는 기쁨이요 백절불굴의 인내력입니다. 회개한 자들의 과거는 묻지 않는, 불문에 붙이는 자비하신 주님이 희망의 원천입니다. 자비하신 주님께 궁극의 희망과 행복을 두는 사람들은 애당초 죄를 지을 수도 없고 결코 죄를 짓지 않습니다. 다음 이사야서 말씀이 우리를 고무하고 격려합니다.

 

“예전의 일들을 기억하지 말고, 옛날의 일들을 생각하지 마라. 보라, 내가 새 일을 시작했다.”

 

바로 새 일을 시작하신 주님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이런 주님과 함께 할 때 늘 새로운 시작에, 새하늘과 새땅의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주 그리스도 예수님께 영원한 희망을 둔 바오로의 고백도 참 멋지고 아름답습니다.

 

“나의 주 그리스도 예수님을 아는 지식의 지고한 가치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해로운 것으로 여깁니다. 나는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것들을 쓰레기로 여깁니다. 내가 그리스도를 얻고 그분 안에 있으려는 것입니다.”

 

모두를 잃었지만 희망의 원천인 그리스도를 얻음으로 역설적으로 모두를 얻은 바오로 사도입니다.

 

셋째, “전진하라!”입니다.

“죄짓지 마라!”, “희망하라!”에 이어 셋째 “전진하라!”입니다. 자연스런 순서입니다. 이처럼 희망은 내적 원동력이 되어 끊임없이 우리를 주님향해 전진하게 합니다. 사실 인류역사는 때로 퇴행하는 것 같고 더딘 듯 하지만 조금씩 전진합니다. 바로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그 좋은 증거입니다. 민주국가로서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애국가 가사,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그대로 실현됨을 봅니다. 바오로의 말씀이 용기백배, 사기충천, 전진의 삶을 살게 합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차지하려고 달려갈 따름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이미 나를 당신 것으로 차지하셨기 때문입니다...나는 내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내달리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를 부르시어 주시는 상을 얻으려고,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믿는 이들에게는 궁극의 희망이자 행복이신 주님을 향한 끝없는 전진의 삶만이 있을뿐이요 이와 더불어 저절로 죄악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51 2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