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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새 하늘과 새 땅 “새로운 창조, 꿈의 현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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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31.사순 제4주간 월요일
이사65,17-21 요한4,43-54
새 하늘과 새 땅 “새로운 창조, 꿈의 현실화”
“성 요셉이여, 저희 나라를 위해 빌어 주소서.”
성 요셉 성월 3월 마지막 날, 성인의 전구를 청하며 바치는 기도입니다.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다시 한 번 불러 보는 만세칠창중 하나입니다. 백척간두, 풍전등화, 누란의 위기의 절박한 나라 현실에, 나라 걱정에 저절로 나오는 기도입니다. 오늘 옛 현자의 말씀도 좋은 깨우침이 됩니다.
“인간은 서로 물들고 물들이는 존재다. 내가 누군가로 인해 물들 듯이 나 또한 누군가를 물들일 수 있다.”<다산> “묵을 가까이 하면 검어지고, 붉은 물감을 가까이 하면 붉어지니 이웃을 가려서 살고, 덕이 있는 사람과 사귀라.”<소학>
이웃중의 이웃이, 참 좋은 이웃이 주님입니다. 주님은 늘 새로운 창조를 하시는 분입니다. 주님과 함께 할 때 늘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입니다. 늘 거기 그 자리의 정주의 삶은 안주의 정체된 삶이 아니라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새로워지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창조입니다. 다음 제가 자주 고백하는 ‘행복기도문’ 일부를 바꿔 묵상해 봅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창조되는 새 하늘과 새 땅의 '하느님 나라'이옵니다.”
결코 똑같은 하루가 아니라 참으로 주님과 함께 할 때 하루하루가 고유한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이 현실화됩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의 고백이 참으로 고무적입니다. 우리를 치유하고 위로합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이사야 예언자의 꿈은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오늘 우리를 통해 실현됩니다.
“보라, 나 이제 새 하늘과 새 땅을 창조하리라. 예전의 것들은 이제 기억되지도 않고 마음에 떠오르지도 않으리라. 그러나 너희는 내가 창조하는 것을 대대로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내가 예루살렘을 ‘즐거움’으로, 그 백성을 ‘기쁨’으로 창조하리라.”
여기서 창조란 히브리말 ‘바라(bara)’가 세 번 나오는데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생명의 충만(fullness of life)’인 창조를 뜻하는 말입니다. 바로 주님은 놀랍게도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이런 창조활동을 계속하십니다. 창조와 구원이 동시적으로 이뤄지는 미사은총입니다. 하나하나가 예루살렘인 우리를 즐거움으로, 또 기쁨으로 창조하시고 이런 즐거움과 기쁨으로 창조된 우리는 하느님의 즐거움이, 기쁨이 된다 하십니다.
“나는 예루살렘으로 말미암아 즐거워하고, 나의 백성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라.”
역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시인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시적 예언이요 하느님 꿈의 실현을 노래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드높이 하여 오늘 지금 여기서 새 하늘과 새 땅의 꿈을 현실화하여 살게 합니다. 예언자들이야 말로 진정 영적혁명가이며 영감과 감동을 선사하는 분들입니다. 이어지는 예언도 우리를 즐거움과 기쁨으로 충만케 합니다.
“예루살렘 그 안에서 다시는 우는 소리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리라. 거기에는 며칠 살지 못하고 죽는 아기도 없고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는 노인도 없으리라. 백 살에 죽는 자를 젊었다 하고, 백 살에 못 미친 자를 저주 받았다 하리라.”
하느님의 예언자가 아니고 어디서 이런 고무적인 시적 예언을 접할 수 있을런지요. 꿈을, 하느님 꿈을, 하느님 나라 꿈을 잃은 세상은 죽은 세상입니다. 숨쉬기 위해 수도원을 찾는다는 어느 자매의 고백도 생각납니다. 꿈대로 이뤄지니 말 그대로 꿈의 현실화입니다. 만개하기 시작한 파스카의 봄꽃들! 바로 하늘 나라 꿈의 실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오래전 써놨던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는 자작시가 생각납니다.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 죽어 있는 것들은 꿈꾸지 못한다 연초록 새싹으로 화사한 꽃들로 피어나는 봄꿈의 나무들 살아 있는 것들만 꿈꾼다”<2009.4. >
살아 있는 우리들 하나하나가 흡사 봄꽃을 피워내는 ‘파스카의 꿈나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서의 모든 위인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하느님의 꿈나무, 꿈꾸는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그 대표적인 분입니다. 봄이 되면 떠오르는 ‘예수는 봄이다’ 라는 자작시입니다.
“예수는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
봄이 입맞춘 자리마다 환한 꽃들 피어나고
봄의 숨결 닿은 자리마다 푸른 싹 돋아난다.
예수님 봄이다 봄은 사랑이다, 봄은 생명이다”<1999.3. >
꿈을 잃은 무지하고 난폭한 이들이 시도한 폭력적 비상 계엄이요 내란입니다. 하느님 꿈을, 하느님 나라 꿈을 잃고 탐욕에 포로되어 자초한 오늘날 인류의 온갖 불행이요 재앙들입니다. 아무리 머리 좋고 공부 많이 했어도 문약하고 꿈이 없어, 볼 눈을 들을 귀를 잃고 무지와 폭력의 도구가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깨어 있어야 합니다. 악의 평범성입니다. 디테일 안에 숨어 있는 악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의 꿈은 바야흐로 오늘 복음의 파스카의 꿈나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하느님 나라의 꿈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됩니다. 바로 왕실 관리의 아들을 말씀으로 살리시는 예수님입니다. 왕실관리와 예수님이 주고 받은 대화입니다.
“주님, 제 아이가 죽기 전에 같이 내려가 주십시오.” “가거라. 네 아들은 살아날 것이다.”
그 사람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이르신 말씀을 믿고 떠나갔고 바로 그 순간 열이 떨어졌고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그와 그의 온집안이 예수님을 믿게 되었다 합니다.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 말씀은 생명이요 빛이요 영입니다. 하느님의 창조는 말씀을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고, 하느님의 꿈은 말씀을 통해 끊임없이 실현됩니다.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파스카의 봄꽃’ 피워내는 ‘파스카의 꿈나무’가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성 베네딕도회 요셉수도원 이수철 프란치스코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