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1일 (수)
(백)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신앙도서ㅣ출판물 가톨릭 신앙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가톨릭 관련 전문지식을 위한 게시판 입니다.

[바오로딸] 그림 같은 하루

스크랩 인쇄

성바오로딸 [communi0630] 쪽지 캡슐

2019-07-08 ㅣ No.783

지리산 소년 도영이의 그림 같은 하루

 

맑은 바람이 감싸주는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소년, 도영이가 띄우는 봄날 햇살 같은 이야기. 

 

도영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큰 사고를 당했다. 기적적으로 살았고, 그 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말을 잃고 행동이 자유롭지 않아 연필을 쥔 도영이 손을 엄마가 감싸 주어야 글자를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적어 내려간 예쁜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도영이는 시인이다.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쓰는 친구다. 도영이의 시에는 사랑스러움이, 행복함이, 맑은 마음이 남실거린다. 

큼직큼직 시원시원한 그림들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한 면 가득 색을 채우고 알록달록 여러 빛깔의 고운 옷을 입혔다. 무심하게 그린 듯한 그림이 쓱쓱 나무가 되고, 싹싹 꽃이 되고, 뚝딱 강아지가 새가 젖소가 버스가 나비가 기차가 된다. 신기한 마술 같다. 

도영이의 상상력에는 날개가 달렸다. 하얀 종이 위에 도영이의 시는 노래처럼, 그림은 춤을 추는 것처럼 보인다. 글과 그림이 감동을 서로 주고받으며 조화롭게 어우러져 책을 보는 내내 눈이 즐겁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좋지만, 그중에서 몇 편의 시를 소개하면 

<우유>는 너무 앙증맞고 귀여운 시다. 짧지만 ‘맞아 맞아’ 맞장구를 치며 몇 번을 다시 읽어도 방실방실 미소가 멈추질 않는다. 

 

<새 세상을 만났다>를 읽고는 웃음이 빵 터졌다. 마지막 “나는 오늘 여러 가지 새 세상을 만났다”

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참 하루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면서 그 상황이 자꾸만 그려져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 나온다. 

처음으로 스쿨버스를 타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며 신나고 좋았던 그 순간, 눈에 벌레가 들어간 것이다. 

이리도 눈치 없는 벌레라니! 눈에서 불이 나는 표현이 재미있다. 

 

   <도영이의 용어 사전>은 군더더기 없이 똑 떨어지는 용어 정리가 기가 막히다. 

   “고자질과 알려 주는 것의 구분!/목적이 달라요/고자질은 혼내려는 마음이 담겼고/알려 주는 건 걱정하는 마음이 담겼어요” 

얕은 탄성과 함께 격한 공감의 끄덕임을 이끌어 낸다. 

<숫자놀이>에서는 수를 아름답다고 표현하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도영이의 진심이 뜨겁게 전해져 마음이 울컥한 시 <엄마, 미안해요>. 함께 나누고 싶어 전문을 싣는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 허리 아프게 한 것도


고집 부린 것도 미안해요 

빨리 건강해져서 점점 안 그럴게요 

혼자서 할게요 

조금만 기다려요

난 엄마한테 태어난 행운아예요 

우리 가족은 다 행운별 우주인이에요 

이 작은 우주가 더 좋도록 

더 재밌게 지낼게요                                                 

고마워요

 

도영이의 시는 눈물 나게 푸르다. 

“가족은 마음 선이 이어져 있어서/안 보면 안 돼요”(<가족의 의미> 중에서)

“처음 만나요/예수님의 아름다운 몸/이 순간을 기다렸어요//예수님의 몸을 만나서/

저는 새 생명을 얻어요”(<첫영성체> 중에서) 

“성모님 미소를 닮을래요/그래서 이제는/그 인사를 같이 나눌래요/그 인사로 나는 또/

오늘 행복합니다”(<성모님의 인사> 중에서)

엄마, 아빠,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 미안함이 뚝뚝 묻어나는가 하면, 첫영성체의 설렘과 성모님의 인사는 고운 미소라며 예수님과 성모님의 사랑을 노래한다. 

 

수학자를 꿈꾸던 꼬마 소년이 자연에서 자라며 시인이 되어 간다. 

“이 겨울 동안/나는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야 해서/좀 바쁘다//내일은 또/무슨 이야기를/만날 수 있을까?”(<나의 겨울> 중에서) 또 어떤 이야기로 위로와 감동을 선물할지, 느린 걸음이지만 하나하나 배우며 성장하는 도영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머리가 복잡하고 마음에 소음이 일 때 그렇게 도영이의 시는 나를 위한 힐링 포엠이 되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461 0

추천

지리산, 시인, 어린이, 어린이 시인, 그림 같은 하루, 김도영, 초등학생, 어린이 문학, 가족, 친구,행복, 사랑, 위로, 감동, 엄마, 예수님, 성모님, 바오로딸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787 [성서와함께] 《로마서에서 기도를 배우다》 2019-07-12 성서와함께
784 [생활성서사]상처받은 마음 치유하는 기도 2019-07-09 생활성서사
783 [바오로딸] 그림 같은 하루 2019-07-08 성바오로딸
782 [바오로딸] PACEM (기도와 명상을 위한 음악 7) 2019-07-08 성바오로딸
781 [바오로딸] 하느님께 한 걸음씩 2019-07-08 성바오로딸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