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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 인생길 종착역에 설 우리는 / 연중 제11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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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9-06-21 ㅣ No.13051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사유 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재산이 삶의 가치를 높여 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할 게다. 하지만 제한된 재화가 능력과 기회에 따라 제대로 분배되고, 노력과 열정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오랜 역사적 교훈과 시민 의식의 성숙 없이는 불가능하리라. 선진국은 재산이 많은 이가 잘사는 게 아닌, 모두에게 기회의 균등과 정의로운 분배로 더불어 잘사는 복지 국가를 뜻할 게다.

 

너희는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마라. 땅에는 좀과 녹이 망가뜨리고 도둑들이 들어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하늘에다 쌓아라. 거기에서는 그것을 망가뜨리지 못하고, 도둑들이 훔쳐 가지도 못한다.”(마태 6,19-21 참조) 예수님은 이처럼 우리가 재물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가르치신다. 보답을 바라지 않는 선행과 아낌없는 나눔으로 가슴속에 남아 있는 보화만은 결코 썩지 않고 영원하단다.

 

사실 현세에서 하느님을 섬길지, 재물을 섬길지를 선택하는 것은 참 어렵단다. 그분을 섬기자니 눈앞의 재물이 탐나고, 재물을 섬기자니 양심이 그리 쉽게 허락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하느님보다 재물을 선택한단다. 하느님은 눈에 잘 보이지 않으시고, 재물은 눈앞에 당장 드러난다. 그래서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는 말이 생겨났으리라.

 

죽음 앞에 놓여있는 자신을 한번 상상해 보면 어떨지? 자신이 그토록 집착하며 살았던 그 무엇도 죽음과 함께 갈 수가 없다. 그렇지만 살아왔던 한 생애의 추억만이 오로지 내 것이 되어 하느님께 안고 갈게다. 이렇게 추억만이 내 인생의 보물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있었던 게 바로 보물일 게다. 비신자들마저도 그 죽음의 순간을 마주하여 가장 후회하는 게, 좀 더 베풀지 못한 것이라나. 사랑하며 살지 못한 걸 후회한다.


하느님이냐, 재물이냐? 영원한 건 전자일 게다. 주님을 위해 애쓴 하늘에 쌓는 보물들이다. 참고 인내하며 절제했던 것들이다. 사람을 의식한 일들은 하나같이 피곤하다. 우리들은 못 봐도 그분께서는 보신다. 그러나 하느님 위한 거라면 피곤하지 않다. 그분 위한 일은 언제나 기쁨이다. 우리 모두 하늘에 보화를 담도록 그곳만을 바라보자.

 

어떤 학자는 자본주의야말로 인류가 찾은 가장 훌륭한 체제란다. 하지만 더 나은 자본주의가 가능하려면, 지금보다 또 다른 재화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성숙된 윤리 의식이 필요하다 할게다. 없어질 곳인 이 세상살이에 마음을 두기보다, 영원히 썩지 않을 영적인 것들에게만 믿음의 보물로 여기라는 말씀이다. 우리 마음이 세속적인 재물에만 쏠려 있다면, 우리는 결국 영적인 소경이 되어 어둠 속을 헤매게 될 게다.

 

그러기에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하늘에 쌓은 재물을 바라본다면, 우리 마음이 자유롭고 밝을뿐더러, 이 세상 모든 것이 환한 모습으로 다가오리라.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며, 그렇게 보는 만큼 살게다. 믿음, 희망, 사랑은 영의 눈으로 느낄 수 있는 하늘의 보물들이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는지? 땅의 재산, 하늘의 보물? 우리 인생길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하느님의 현존이다. 재물에 대한 욕심은 머지않아 깨어질 허망한 것임을 꼭 기억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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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도둑,하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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