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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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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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9-06-19 ㅣ No.130471

 

정치하는 사람들은 발언을 강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범한 말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튀는 발언, 독창적인 발언,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발언은 시원한 청량감을 주기 때문에 사이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발언은 관심은 끄는지 모르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불쾌감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 발언이 족쇄가 되어서 정치인이 가장 바라는 선거 승리의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사이다발언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막말발언에는 야유를 보낼 것입니다.

 

이번 주 예수님의 말씀은 신앙인이 따르기에는 부담이 되는 강성발언이 많습니다. 우리의 삶이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의 의로움을 능가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율법과 계명을 없애려고 오시지 않고 오히려 완성하러 오셨다고 합니다.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구체적으로 친구가 오리를 가지고 하면 십리까지 가주라고 합니다. 누가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까지 내주라고 하십니다.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내주라고 하십니다. 기도할 때, 자선을 베풀 때, 단식할 때 드러내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 알고 계시면 되니 이웃들에게 자랑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왜 예수님께서 이렇게 강한 발언을 하셨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마태오 복음 5장의 산상설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행복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그것은 기존의 가치와 패러다임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산상설교의 내용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입니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입니다.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흡족해질 것입니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자비를 얻을 것입니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될 것입니다.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기에 의로운 사람에게도, 악한 사람에게도 드러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기에 비가 선한 사람에게도 내리고 악한 사람에게도 내리듯이, 햇빛이 선한 사람에게도 악한 사람에게도 비추듯이 모든 이에게 자비를 드러내십니다. 다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하느님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악한 사람은 문 앞에 있는 하느님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지 못하고, 하느님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스님들께서 하시는 동안거, 하안거를 하지는 못하지만 매일 새벽 주님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부족한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기도는 갈망이 있어야 하고, 기도는 여유가 있어야 하고, 기도는 시간을 정해놓고 해야 하고, 기도는 규칙적으로 해야 하고, 기도는 삶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먼저여야 한다고 강의를 했지만 제가 늘 그것을 실천하지는 못하였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적게 뿌리는 이는 적게 거두어들이고, 많이 뿌리는 이는 많이 거두어들입니다. 저마다 마음에 작정한 대로 해야지, 마지못해서 하거나 억지로 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기쁘게 주는 이를 사랑하십니다.” 기쁜 마음으로 하는 봉사를 하느님께서는 더 사랑하신다고 이야기합니다. 억지로 하는 봉사도 있고, 마지못해서 하는 봉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왕 하는 봉사라면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너무나 성급하게 열매를 맺으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기도, 희생, 사랑, 나눔이 깊이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뿌리 깊은 신앙은 유혹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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