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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꿈속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집니다(죄에 관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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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211.205.17.*]

2008-05-05 ㅣ No.6606

저는 고2 남자입니다.

사람들이 꾸는  꿈 중에서 일반적인 꿈과는 약간 다른 루시드드림(자각몽)이라는것이 있습니다. 아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잠을 자는데, 어떠한 경로(전형적인 꿈의 비논리적인 흐름)를 통하여 수화기를 들게 되었습니다.

꿈속에서의 그때 제 의도를 떠올려보면 경찰서로 전화를 하여 아버지가 어디 계신가 여쭈어보고자 함이었습니다.

전화기가 2개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경찰서로 전화를 걸자 뚜뚜거렸습니다. 그래서 남은 하나를 집어서 전화를 했더니 어떤 목소리가 나오는 겁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이 전화번호는 지역의 사회복지시설 등과 번호가 중복될 우려가 있어서 사용되지 않는다."
역시 헛소리였죠.꿈이니까요.

그런데 갑자기 이 목소리가 느리고 굵게 변하는 겁니다. 좀 무섭게요. MP3재생할때 재생속도 최저로 낮추면 들리는 소리요.

그래서 저는 꿈속에서 "이는 마귀다!"라고 판단하여 평소에 즐겨하는 구마기도를 외웠습니다. 꿈의 배경은 대낮이었습니다. 대낮 아파트 베란다요.

사탄아 물러가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한다. 예수님께로 가라, 그분께서 너희를 처리하실 것이다. 나는 예수님께 속해 있으며 예수님은 나의 주님이시다

.

아마 이렇게 외쳤을 것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의식의 일부가 꿈속에서 깨어났습니다.

즉, 제가 그 순간 이게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눈앞이 흐려졌습니다.
자각몽을 꾸는 상태가 된것이죠.
자각몽(루시드드림)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드리자면,

꿈을 꾸다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그 이후부터는 꿈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즉 꿈속에서 자기 의지대로 마음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있는 것이죠. 선천적 혹은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습니다. 꿈은 자신의 뇌가 창조해낸 세계이기 때문에 숙달만 조금 되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하늘을 날자라고 생각하면 날 수 있는 것이죠. 실제와 같이 생생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깨어있을때와 같지는 않다고 합니다. 즉 약간 비몽사몽한거죠.

저는 실제와 같이 생생한 경지에는 이르지 못합니다. 중학교때 잠시 관심을 가져본 것이 이외에는 따로 훈련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그날 우연히 걸린 것이죠.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정도의 초보적 수준.
하지만 그 상태에서도 미미한 수준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꿈을 통제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제가 구마경을 외치고 나서 이 상태에 빠졌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자각몽을 꾸게 되었다는 사실에 흥분하였던 것같습니다.
또한 꿈이라서 그런지 판단력, 절제력이 크게 흐려진 점도 있을 것입니다.

그 상태에 빠지고 나서 성적 욕구가 매우 강해지는 것입니다.

사실 저도 제가 의식을 가지고 그런것이 아닙니다.
제가 통제할 수 있는 꿈속이긴 한데, 이상하게 이성이 작용하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꿈속에서 그 성적욕구를 해소하고자 하는 시도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눈 앞에 나타나는 것이 시각적으로 자극적인 내용은 일절 없었습니다. 우스운 것은 모든 것이 텍스트의 형태로 보여졌다는 점입니다. 글자로요. 그러니까 꿈속에서
제가 보는 것들이 모두 글자로 나타났습니다.

어쨋거나, 반자의적인 시도로 인해 쾌감을 느끼게 되었고...(꿈속에서 실제로 성관계를 갖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눈앞에 보인건 텍스트밖에 없었습니다.)
깨어나보니 역시 몽정을 했더라구요...

문제는, 이게 죄인지, 고해성사감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언젠가 듣기론 꿈속에서 행한 일들은 죄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과 같은 경우는 어느정도 저의 자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헷갈립니다.
물론 제가 깨어있는 상태였다면 완강히 저항하고, 죄지을 기회를 피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꿈속에서는 판단력이 흐려져, 이성보다는 육적인 욕구가 더 크게 작용한 것같습니다. 꽤 오랫동안 잘 싸워 이겨왔는데, 이렇게 헷갈리는 케이스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러한 꿈을 꾸고자 한것도 아니고,
어쩌다가 자각몽의 상태에 이르렀는데, 그때 제가 비몽사몽간 시도하였던 것이 성적욕구의 추구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랬나 모르겠습니다. 근데 그때 당시 전혀 저를 저지하는 장치가 없었습니다. 그냥 유혹이 너무 강했다고 해야 표현이 적절할까요?
그러니까, 그 당시 "아 내가 이러면 안되지, 참아내자 이겨내자, 유혹에 빠지면 안되"란 생각을 할 겨를도 없었고, 그저 육신에 끌려다닌 느낌이었습니다.

마귀의 장난일까요, 아니면 오랜시간 잠재되어온 욕구의 표현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정상 참작해주실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나름대로 성적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온 사실도 아실테고, 또한 나이가 나이이다 보니 다 이해해 주실것 같기도 합니다. 혈기왕성한때니까... 또한 제가 반고의적이긴 하지만, 판단력이 흐린 상태였던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에서 하느님께서 그냥 다 이해해주시고웃어 넘겨주실 것같기도 한데, 그래도 뭔가 조언을 구하는 것이 마음이 편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죄를 지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음란죄가 역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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