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빼고 모든 식구들이 개신교인입니다.
저는 무신론자이고요.
그래서 종종 그들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는데요

그 중 하나는 아마 저희 식구들이 다니는 교회가 매우 근본주의적이라는 것에 기인할 수도 있지만
개신교 교회의 다수가 동의할 것이라 생각되는 다음의 전제들 때문입니다.

1) 신은 전지전능하다.
2) 신은 인간에게 완전한 자유의지를 주었다.

그런데 이 두가지는 모순이지 않나요? -_-??

신이 '전지'하다면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잖아요
그렇다면 태초에 인간과 세계를 창조하기 전에 이미 모든 인간의 운명을 알고 있다는 뜻 아닙니까?

인간에게 진정으로 자유의지가 주어지기 위해서는
A와 B의 양자 선택지 중 인간이 A를 선택할 수도 있고 B를 선택할 수도 있는,
불확정한 미래가 가정되어야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신이 '全知'하다는 것은 한 인간이 종국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 지 알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즉, 미래는 이미 확정되어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 경우 인간의 운명은 그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결정된 것이고 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이 A라는 답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신이 알았다고 한다면
그 인간은 반드시 A라는 답안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지요.
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결코 틀리지 않는다면 그는 B라는 답안을 선택할 수 없는 운명인 겁니다.

그러니까 명목상 A와 B라는 선택지가 주어지긴 했지만
신은 그가 A를 선택할 것을 알고 있고 그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면
결국 인간에게 순수한 자유의지란 없는 것 아닐까요?
신이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건 결국 운명이 결정되어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이게 너무 궁금해서 네이버에 검색을 좀 쳐 봤는데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많은 개신교인 답변자들이 질문 자체를 이해 못한 채 답변을 올려놓았더라고요;;

그나마 '신은 인간이 A를 선택할 미래와 B를 선택할 미래를 모두 알고있다'는 답변을 봤는데
이것도 인간이 A와 B를 동시에 선택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어느 하나만을 선택하는 것으로 귀결될 것이고,
신이 전지하다면 그 하나의 최종적 선택이 A와 B중 어떤 것인지 반드시 알 수 있을 것이므로
결국 인간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말을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어떤 종교이든 반드시 모순을 내포한다는 게 무신론자인 제 생각이긴 한데
해당 종교의 입장에서는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