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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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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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5-10 ㅣ No.172306

[부활 제6주간 금요일] 요한 16,20-23ㄱ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인간이나 동물에게 있어서 '모성애'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고양이를 이용하여 특별한 실험을 했습니다. 출산을 앞둔 고양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의 고양이들은 출산할 때 진통제를 놓아 '무통분만'을 하게 하고, 다른 그룹의 고양이들은 그냥 정상적으로 '자연분만'하게 한 다음, 각각의 어미 고양이를 자신이 낳은 새끼 고양이와 한 장소에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는 각 그룹의 어미 고양이들이 새끼 고양이를 대하는 태도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지켜보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그룹의 고양이들 사이에 분명한 차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배가 고픈 새끼 고양이들이 모유를 먹기 위해 어미 고양이의 젖을 물었을 때, 자연분만을 한 어미 고양이들은 새끼가 젖을 깨무는 것이 아파도 끝까지 참으면서 젖을 먹는 새끼 고양이들을 사랑스럽게 핥아준 반면, 무통분만을 한 어미 고양이들은 새끼가 자기 젖을 깨무는 고통이 느껴지자 마자 날카롭게 성질을 내며 새끼들을 물어 죽여버린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 새끼를 낳을 때 겪는 고통이 어미로 하여금 새끼에 대한 모성애를 갖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해산할 때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잊어 버린다." 출산할 때가 되면 여인은 본능적으로 불안해합니다. 아기가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잘 태어날 지, 자기 자신이 출산에 따르는 어마어마한 통증을 끝까지 잘 견뎌낼 수 있을지가 너무나 걱정되고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통에 대한 두려움이 아무리 크더라도 어머니는 절대 출산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출산의 고통은 자기 혼자만 겪는 것이 아니라, 자궁 바깥의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 열심히 애를 쓰는 아기도 함께 겪는 것임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에 아기를 위해서라도 끝까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또한 누군가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알기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도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출산에 따르는 엄청난 고통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이 크면 클수록, 자신이 낳은 아기를 두눈으로 직접 확인했을 때의 감동이, 아기에 대한 사랑이 훨씬 더 커집니다. 

 

 내가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인내하며 더 큰 난관을 극복할수록, 나중에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성취감과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적으로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특히 젊은 사람들일수록 달콤한 결과만을 취하려고 하고, 그에 따르는 고통과 시련은 피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해보입니다. 인생에 있어서도 '진통제'를 맞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쓴 맛'을 피하기 위해 진통제를 맞으면, 나중에는 인생의 '단 맛'마저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진통제란 특정한 하나의 감각만을 무디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감각 전체를 무디게 하는 약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인생의 맛을 제대로 느끼기를 원한다면, 나의 인생에서 주어지는 수많은 은총들을 제대로 체험하기를 바란다면, 나에게 주어지는 고통과 시련에 당당하게 맞서서 그것들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아내가 출산할 때 남편이 옆에서 함께 하며 응원하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고통을 겪는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에게 그것을 극복할 힘을 주실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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