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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되는 밥상을 차리는 쉬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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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1-03-08 ㅣ No.1751

예로부터 약보불여식보(藥補不如食補)라는 말이 있다. 약으로 보하는 것이 음식으로 보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즉 아무리 좋은 보약들을 철마다 챙겨 먹는다고 해도, 매일 먹는 음식을 잘 골라서 먹는 것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말도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음식을 약처럼 먹기가 웬만해서는 힘들기 때문이다.

먹기 위해서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는 일도 농사나 사냥, 목축 등 먹을거리와 관련된 일이 가장 중요하던 시절이었다. 이 시절에는 음식이 입속으로 들어가기까지 온갖 정성이 들어갔다. 음식 만드는 일이 중요한 일과였고, 식사시간은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은 일하기 위해서 먹는 시절로 바뀌었다.
먹는 시간을 줄여서 일할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시대가 된 것이다. 처음에는 아침을 인스턴트식으로 간편하게 해결했지만, 이제는 점심은 물론 저녁까지도 인스턴트화 되어가고 있다. 누구나 마트에 가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쉽게 하루 세끼를 해결할 수 있게 생활은 간편해지고, 그만큼 약보불여식보는 멀어져갔다. 마침내 현대인의 몸은 약과 병원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체질로 바뀌었고, 여기에는 우리가 먹는 음식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이처럼 먹는 음식으로 인해 병약한 체질이 되었다면, 다시 음식으로 건강 체질로 바꾸어야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는 약이 되는 음식들이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다.
약간의 정성과 시간을 들인다면 다시 약보불여식보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온실에서 자란 식물보다 들판에서 자란 식물이 색과 향이 진하고 다양하다. 이는 성장하는 동안에 햇빛을 많이 받아 색이 진해진 탓도 있지만, 모진 환경을 이겨내고 해충이나 병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식물체가 자연적으로 만들어 내는 화학물질을 통틀어서 식물성 화학물질 또는 생리활성물질이라고 부른다. 또는 햇빛을 받아 만들었다고 해서 광합성물질이라고도 부른다.

식물성 화학물질은 원래 식물체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만, 이 물질은 우리 몸에서도 유익한 영양소로 작용한다. 면역력을 높여주고,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을 낮추어 심장질환을 예방해주며, 각종 암이나 성인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기능이 있다. 식물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꼭 필요한 물질인 것이다.

식물성 화학물질은 대개 적색, 황색, 녹색 등 진한 색이나 냄새가 독특한 물질에 들어 있는데, 주로 곡물이나 과일, 채소의 껍질에 많다. 다시 말해 색이 진하고, 향기가 진하며, 씹는 감촉이 있는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지역에서 재배되는 재래품종은 그 지방의 기후와 풍토 그리고 그 지역 사람들의 기호 및 용도에 맞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면 서양 사람들은 콩을 기름 짜는 용도로만 사용해왔기 때문에 지방의 함량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콩을 된장, 간장, 콩나물ㆍ두부용으로 많이 먹어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또한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은, 생산된 직후에 가공이나 냉장을 하지 않고 바로 소비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영양가가 더 높다. 수확 후에 오래 된 것은 효소의 작용으로 인해 영양소가 파괴되고 맛이 떨어진다. 가공식품은 가공하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기 때문에 영양소가 파괴되고, 저장기간이 길어지면 산화작용 등 각종 화학반응이 일어나 품질이 떨어진다.
오늘날 도정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들은 백미ㆍ흰 밀가루 등 모두 흰색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곡물을 거친 상태로 먹어야만 비타민 B1, B2, B3 등과 철분ㆍ셀레늄ㆍ아연 등의 무기질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 중에서도 B1이 부족하면 식욕감퇴, 허약,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도정하지 않은 곡물이 이 비타민을 공급하는 중요한 식품 중 하나다.

또 변비를 예방해주고,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낮추어주는 식이섬유와 같은 영양소들은 곡물의 씨눈과 겨에 많이 들어 있기 때문에, 도정을 하는 백미나 흰 밀가루에는 아주 소량밖에는 남아 있지 않다.
도정을 하지 않은 현미나 통밀가루 등의 곡물을 먹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산소는 인체를 유지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물질이다.
그러나 세포에서 소비되는 산소의 약 1%는 중금속과 같은 여러 가지 유해물질에 의해서 몸에 해로운 활성산소로 바뀐다. 활성산소는 반응성이 뛰어난 산소로 원래 체내의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ㆍ암세포를 없애기 위해 세포가 만들어낸 화학무기이다. 하지만 활성 산소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암을 유발한다.

이러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주는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물질이 식물의 색소에 많이 들어 있다.
녹색의 무청, 시금치, 양배추, 브로콜리ㆍ풋고추ㆍ감자 등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C도 항산화제이며, 녹색 채소나 곡물의 씨눈에 많이 들어 있는 비타민E 또한 항산화제이다.

당근의 주황색에 들어 있는 베타카로틴, 토마토의 연한 적색에 들어 있는 라코핀, 녹차나 감잎의 녹색에 들어 있는 카테킨, 홍차에 들어 있는 적색의 테아플라빈 등도 항산화제의 역할을 하여 암을 예방해준다. 또한 마늘, 양파, 부추에 들어 있는 유황화합물의 일종인 알리신도 항산화물질로 암을 예방해주고 지방의 분해를 촉진해 비만을 막는다.
당근은 한방에서 위와 장을 깨끗이 씻어주는 역할을 해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불량, 백일해, 기침 등에 쓰이는데, 기운이 허약해서 일어나는 복부팽만 증상을 치료하는 데 자주 이용된다.

당근 100g에는 3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통변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또 무기질과 비타민도 풍부하다. 당근 100g에는 빨간색의 카로틴 색소성분이 바뀌어 생기는 비타민A가 7.3mg이나 들어 있다. 당근에 들어 있는 비타민A는 암세포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억제해 항암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식물성 비타민A, 즉 카로틴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폐암, 유방암, 식도암,방광암, 후두암의 위험성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비타민A는 피부를 곱고 매끄럽게 하여, 병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주고 야맹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
버섯은 각종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고 항균성, 함암성, 항콜레스테롤성, 면역증강
등 여러 가지 약리효과가 뛰어나 기능성 식품, 건강식품 및 다이어트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버섯에는 베타글루칸이 들어 있어, 면역력을 높여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A와 C가 적은 대신, 비타민B2가 많다.
브로콜리는 칼로리가 낮고, 장의 운동을 돕는 성질이 있어 다이어트에 좋다.스팀으로 찐 브로콜리 한 컵에는 약 100mg의 비타민C가 들어 있다. 이는 비타민C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오렌지나 시금치보다 두 배나 많은 양이다. 또한 브로콜리에는 비타민A인 베타카로틴과 엽산이 많다. 엽산은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켜준다.

브로콜리, 컬리플라워, 케일, 양배추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설포라펜은 발암물질의 활성화를 억제하거나 발암물질의 독소를 해독하는 성질이 있다. 또한 위염이나 위궤양, 위암의 원인균인 헬리코박터파이로리 균을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미국 암협회에서는 대장암, 위암, 식도암 등을 줄이기 위해 브로콜리를 일주일에 여러 번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양배추는 칼슘과 칼륨이 풍부해 심장질환 예방에 좋고, 혈당지수가 낮아 당뇨 환자에게 좋다. 민간요법에서 양배추는 오장을 이롭게 한다고 하여 위염이나 위궤양, 심이지장 궤양의 치료에 이용한다. 칼로리가 배추보다 2.5배 정도 높긴 하지만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양배추 100g의 비타민C 함량은 50mg 정도로 동양의 배추보다 많다. 또 플라보노이드 화합물, 설포라펜, 베타카로틴, 엽록소, 인돌 등 식물성 화학물질이 많아 항암성이 우수하다. 미국 버팔로대학교 그래함 박사팀은 대장암 환자들을 인터뷰한 결과, 양배추를 전혀 먹지 않은 사람들은 양배추를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먹은 사람들보다 세 배 이상 대장암에 더 잘 걸린다고 보고했다.
호박은 소화흡수가 잘되며,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 섬유질, 무기질이 풍부하다. 그래서 발육이 부진한 어린이나 허약한 어린이의 발육과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특히 호박에는 카로틴 성분인 프로비타민이 있는데, 이것은 몸에서 비타민A로 변하여 야맹증을 예방한다. 또한 카로틴은 활성 염소로서 체내 혈관 벽의 파괴와 노화, 염증의 치료에 도움을 주어 성인병과 노화의 진행을 더디게 한다.

황색 야채는 대부분 폐암, 식도암, 위암, 방광암, 후두암, 전립선암의 위험을 줄인다고 밝혀졌는데, 그 가운데 황색 호박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결과 뉴저지 주의 성인 남성 흡연자의 폐암 위험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양파에는 비타민 A, B1, B2, C와 알리신, 이눌린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알리신은 몸에서 비타민B1과 결합하여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세포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며 변비 예방과 해독을 돕는다. 또한 모세혈관을 보호하고 피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데 이로써 동맥경화가 예방된다. 그리고 양파는 콩팥의 기능을 도우며 위액 분비를 원활하게 하여 위장의 소화력을 높여준다. 연구에 따르면 양파는 심장을 강하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심장 약 못지않은 효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양파는 높은 혈당을 정상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알고 보면 약이 되는 음식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그러니 약보불여식보의 실천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단 들에서 자란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고, 밥을 지을 때도 현미를 조금씩 섞어서 밥을 해보자. 여기에 조리하지 않은 양배추, 당근, 양파 등을 된장과 함께 밥상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손쉽게 약보불여식보의 첫걸음을 걸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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