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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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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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필순 [psgweon68] 쪽지 캡슐

2002-02-16 ㅣ No.5675

이세상에는...많은 빛깔과 서로다른 모습들의 사랑이 있읍니다.

그 느낌또한 서로 다를테지요.  

마음따뜻하고 뿌듯함보다는 그 사랑을 생각할때면 이내 눈가는 촉촉해지고 맙니다.

얼마전 ’천마리의 학’을 선물받았읍니다. 예전 학창시절에는 있을법한 그러한 선물을 몇년이 흐른 지금에 받아보았읍니다.

며칠전 명절때 아빠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칠순이 훨씬 넘으신 이제는 정말로 머리하얀 그저 평범한 할아버지인 아빠에게 그 큰 선물을 받았읍니다.

일년동안 삼천마리의 학을 접으셔서 시집간 세딸들에게 주시기로 하셨었나 봅니다.

유리상자안에 고이 접은 천마리의 학은 이내 저의 마음을 울어버리게 합니다.

섬세한 날개의 학은 아니었어도...뾰족한 부리의 학은 아니었어도...그렇게 그렇게 다른 모습으로 천번의 사랑이 담겨 있었읍니다.

격일제로 일하시느라 힘드시고 쉴틈이 없으셨을텐데...언제 그것들을 접으셨을지.

유리병밑에 써주신 ’늘 좋은일 있기를 아빠는 기도한단다’ 그 글을 잊을수가 없읍니다.

조심스레 건네시며 ’이쁘질 않아서 어쩌지..’라며 오히려 쑥스러워 하시는 그모습또한 잊을수가 없읍니다.

출근하시는 흔들리는 전철안에서... 일하시는 아빠의 넓지않은 공간속에서 아빠는  하나하나를 접으시면서 우리들을 생각하셨겠죠?  하나하나를 접으시면서 아빠마음속의 작은소망들도 함께 접으셨겠죠...

끝도없는 집안살림을 한다고, 두아이 거두기에 쉴틈이 없다고 핑계아닌 핑계로 부모님께 참으로 소홀했음을 느낍니다.

하루동안 단 몇번을 나는 부모님을 떠올렸을까요...

두아이의 엄마이면서 서른을 훨씬넘긴 나이의 저이지만, 지금도 이런 애뜻한 사랑을 받는 저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일테죠...

아빠가 접어주신 한마리한마리에 저의 사랑 담아 날려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내 평생 잊지못할 선물...그리고 사랑...

비록 천마리의 학이지만, 천번의 사랑이지만, 아빠가 보내주신 그 사랑은 천번을 훌쩍 뛰어넘는 그 이상의 사랑임을 저의 마음속에 꼭꼭 묻어봅니다.

 

    아빠! 지금 그모습그대로 계셔주시구요...건강하세요...

         그리고 아빠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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