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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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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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4-06-15 ㅣ No.173324

우리의 주식은 입니다. 쌀로 밥도 하고, 쌀로 떡도 하고, 쌀로 국수도 만들고, 쌀로 막걸리도 만듭니다. 쌀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농부들의 땀과 눈물이 알알이 익어가는 것이 쌀입니다. 봄이 되면 농부는 논에 물을 받습니다. 모판에 키운 어린 벼를 논에 옮겨 심습니다. 이것이 모내기입니다. 벼를 너무 얕게 심으면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면 물에 둥둥 뜨게 됩니다. 그런 벼는 열매 맺지 못합니다. 벼를 너무 깊게 심으면 숨이 막혀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그래서 벼를 적당한깊이에 심어야 합니다. 쌀을 나타내는 한자는 미()입니다. 이는 농부가 88번을 수고해야 비로소 알곡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 어르신들은 밥은 곧 하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어릴 때 부모님은 쌀가게를 하였습니다. 지금은 마트에 가서 쌀을 쉽게 살 수 있지만, 그때는 쌀가게에서만 쌀을 살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제게 과제를 주곤 했습니다. 쌀에 있는 작은 돌이나, 도정이 안 된 벼를 골라내는 겁니다. 그렇게 골라내면 아버지는 십 원을 주셨습니다.

 

신학교를 못자리라고 하였습니다. 신학교는 울타리가 되어서 신학생을 보호하기 때문입니다. 신학교는 신학생이 사제가 될 수 있도록 양성하기 때문입니다. 농부가 88번의 수고와 땀을 흘려 알곡을 생산하듯이, 신학교는 10년 동안 신학생을 양성합니다. 2학년을 마치면 군에 입대합니다. 4학년이 되면 독서직을 받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소임이 주어집니다. 이때부터 사제의 복장인 수단을 입습니다. 5학년이 되면 시종직을 받습니다. 제단에서 봉사할 수 있는 소임이 주어집니다. 시종직을 받으면 성체분배를 할 수 있습니다. 1989년에 세계성체대회가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여의도 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하였습니다. 시종직을 받은 저는 성체분배를 하였습니다. 7학년이 되면 부제품을 받습니다. 부제가 되면 성직자의 반열에 오르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닌 을 받습니다. 예비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칠 수 있으며, 세례성사도 줄 수 있습니다. 혼인예식도 거행할 수 있고, 장례 절차의 여러 예식을 주도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와 관련해서 축복예식도 할 수 있으며, 봉성체와 성체 강복 등도 할 수 있습니다. 7학년을 마치면 사제품을 받습니다. 사제가 되면 못자리인 신학교를 떠나서 사제의 직무를 수행합니다. 한 송이의 국화꽃이 피기위해서 봄부터 소쩍새가 울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울었다고 하듯이, 한 명의 사제가 되기 위해서 10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에 대해서 제자들에게 비유로 설명해 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눈에 보이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영토, 국민, 정부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의 비유를 통해서 하느님 나라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농부가 밭에 씨를 뿌리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길가에, 자갈밭에, 가시덤불에 뿌려진 씨는 열매 맺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마음에 뿌려진 하느님의 말씀이 열매 맺도록 우리의 마음을 좋은 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는 밭에 숨겨진 보물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농부는 가진 것을 다 팔아서 보물이 묻혀있는 밭을 산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사야할 보물은 금과 은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야할 보물은 큰 집과 땅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야할 보물은 지금 굶주린 사람입니다. 지금 아픈 사람입니다. 지금 갇힌 사람입니다. 지금 외로운 사람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헌신하고,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어부가 그물을 던져 고기를 잡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물에 건져진 것 중에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양식이 되는 것만 가져온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밀밭에 함께 자라는 가라지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추수 때가 되면 밀은 모아 곳간에 넣어놓고, 가라지는 버린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더욱 겸손해야 합니다. 그러기에 지금 잘못한 사람은 회개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우리는 충실하게 살아야 합니다. 누가 밀인지, 누가 가라지인지 판별은 오직 하느님의 몫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누룩과 같다고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작지만 발효가 되면 커지는 누룩처럼 하느님의 나라도 비록 그 시작은 미소할지라도, 그 끝은 창대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겨자씨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겨자씨가 비록 작지만 그것이 땅에 뿌려져서 자라면 많은 새들이 쉴 수 있는 큰 나무가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의 나라에는 우리가 머물 곳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상대평가가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절대평가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누구나 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갈 수는 없습니다. 하느님의 의로움을 따르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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