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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다 제 불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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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4-12 ㅣ No.4741

4월 12일 사순 제5주간 토요일-요한 11장 45-56절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대신해서 죽는 편이 더 낫다는 것도 모릅니까?"

 

 

<모든 것이 다 제 불찰입니다>

 

가난한 지역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 끔찍이도 아이들을 사랑하시던 선생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얼마나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셨고, 아이들을 따뜻이 보듬어주셨는지 하루종일 아이들은 선생님 주변을 떠날 줄 몰랐습니다.

 

한번은 상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던 반 아이 한 명이 된통 크게 사고를 쳐서 경찰서에 있다고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아이의 집에는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서 학교로 전화를 한 것입니다.

 

만사를 제쳐놓고 즉시 경찰서로 출동한 선생님은 이런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번 건수는 워낙 금액도 크고 피해자가 만만치 않은 사람이어서 아무래도 좀 힘들 것 같습니다."

 

아이가 그 모양이 되기까지 자녀교육에 무관심했던 부모의 탓이 가장 컸겠지요. 또한 열악한 학교 교육제도의 탓도 클 것입니다. 그것도 아니라면 주변환경의 탓도 무시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아이의 잘못을 오로지 자신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선생님은 경찰관 앞에서 오직 이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것이 제 잘못입니다. 제가 이 아이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제가 아이의 담임으로서 역할을 소홀히 했습니다. 다시 한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우연히 담임을 맞게되어 만나게 된 한 사고뭉치가 저지른 잘못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선생님 앞에서 경찰서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숙연해졌습니다.

 

경찰서에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은 무죄고 모든 것이 상대방 탓이라고 우겨대는 것이 보통인데, 모든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선생님 앞에 사람들은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저지른 모든 잘못들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선생님의 삶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속죄양" "희생양"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이 저지른 모든 죄와 악습과 우상숭배를 하느님 아버지께 용서 청하시기 위해 스스로 희생양이 되십니다.

 

예수님의 한평생은 오로지 우리 죄를 대신 속죄하기 위한 속죄양으로서의 삶이었습니다.

 

우리가 자식들의 그릇된 삶, 결정적인 실수, 크고 작은 잘못들을 자신의 부덕(不德)으로 여길 때 우리는 또 다른 속죄양이 되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부족함과 비행과 버릇없음을 자신의 탓으로 여기는 선생님의 삶은 진정한 희생양으로서의 삶입니다.

 

가족이나 이웃들의 실수나 부족함 앞에서 손가락질하거나 책망하지 않고 "다 내탓이다. 내가 도와주지 않았기에, 내가 기도하지 않았기에, 내가 함께 하지 않았기에 그런거다"하는 마음, "내탓이요!"하는 마음이야말로 희생양이신 예수님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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