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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껍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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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성 [jslee9742] 쪽지 캡슐

2010-01-05 ㅣ No.1277

 

 이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돼지껍질을 한번 해부해 봅시다. 먼저 돼지껍질에 대한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중학교 시절 생물시간으로 잠깐 돌아가 볼까요. 생물체의 기본 단위는 ‘세포’라고 부른다는 것을 아시죠? 세포는 하나의 개체로서 나름 완성되어 있는데, 유글레나처럼 단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생물도 있습니다.

 유글레나는 단세포 생물이라고 하지요. 하나의 세포는 독립된 개체로서, 세포막을 통해 ‘나’와 ‘나 이외’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세포막의 바깥은 ‘나 이외’가 되는 겁니다. 그런데 식물세포는 식물체를 꼿꼿하게 지탱하면서 스스로를 잘 보호할 필요가 있어서, 세포막 겉에 세포벽이라는 또 하나의 두텁고 질긴 옷을 입고 있답니다.

세포벽이 두텁고 질긴 이유는 섬유소(纖維素cellulose)가 주성분이기 때문이지요. 즉 우리가 굳고 단단하게 느끼는 식물의 형태는 세포벽에 함유된 섬유소에 의한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재미없지만, 하나의 식물세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형태! 생물 교과서에 나오는 이 형태를 동물에 그대로 비유해보면 돼지껍질을 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물 몸 전체를 하나의 식물세포와 비교해 봅시다. 그렇게 본다면 동물의 껍질(피부)은 세포벽과 같습니다. 동물의 껍질은 식물세포벽처럼 ‘나’와 ‘나 이외’를 구분하는 마지막 경계로서, ‘나 이외’인 바깥세상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인 이목구비와 함께 섬세한 촉각으로써 ‘나’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피부의 촉각은 한의학적으로는 위기(衛氣) 발현의 일단(一端)입니다. 또 ‘나’를 보호하기 위해 두텁고 질긴 옷이 되어야 하는 동시에, 식물과는 달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충분한 탄력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동물의 껍질 주성분은 식물의 세포벽처럼 교원질(膠原質)이라고 부르는 섬유상 단백질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식물이나 동물이나 결국 섬유질의 옷을 입고 있는 거지요.  

여기서 말하는 교원질이 바로 그 유명한 콜라겐(collagen)입니다. 사람을 포함한 대부분 동물의 껍질은 모두 콜라겐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돼지껍질은 일반인들의 상식과는 달리 순수한 단백질, 그중에서도 콜라겐이라는 섬유상 단백질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콜라겐 성분인 돼지껍질 밑에 지방층이 있으니까 흔히 돼지껍질과 돼지기름을 혼동하기도 하는데, 껍질에 붙어있는 지방층을 잘 제거한 껍질 자체는 지방이 전혀 없는 순수한 단백질입니다. 단백질 중에서도 콜라겐이라는 고급 단백질입니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서 콜라겐은 피부, 관절 연조직, 연골, 뼈뿐만 아니라 각각의 조직과 기관을 지지, 보호하는 결합조직의 주성분이 됩니다. 몸무게를 대비해서 본다면 결합조직의 비율은 아기일 때가 가장 높습니다. 어린 아기의 몸이 물 덩어리처럼 부드럽고 유연한 것은 풍부한 교원질 덕분인데, 나이가 들면서 늙어간다는 것은 몸무게 대비 교원질의 비율이 줄어들고 교원질이 나무껍질 마르듯이 말라간다는 의미입니다. 늙으면서 얼굴에 주름이 생기고, 뼈나 관절이 약해지는 것은 섬유상 단백질이 말라 거친 섬유질만 남기 때문입니다. 

동의보감에는 콜라겐이 풍부한 돼지껍질(猪膚)이 찬 성질과 단맛(性寒味甘)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고, 열성질환의 허열(傷寒客熱), 하리(下痢), 인통(咽痛), 심번(心煩)을 다스린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설사를 통해 수분과 더불어 진액이 빠졌을 때, 온몸이 바짝바짝 마르고 허열이 들뜨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아픈 경우입니다. 돼지껍질(猪膚)을 생진윤조(生津潤燥)의 보음약(補陰藥)으로 이용한 것이지요.  

자! 이와 같은 간단한 지식을 바탕으로 돼지껍질을 다시 봅시다. 돼지껍질은 누구에게, 어떤 경우에 좋을까요? 성질이 차다고 했으니 몸이 찬 사람보다는 더운 사람에게, 소심한 사람보다는 다혈질인 사람에게 더 좋겠지요. 또 살찐 사람보다는 마른 사람이 더 나을 듯합니다.

생진(生津)이란 진액을 보충하여 건조한 것을 적셔주는 겁니다. 그래서 평소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며 손톱이 잘 부러지는 경우, 입이 마르고 갈증이 있어 찬물을 잘 마시는 경우, 밤에 열이 있으며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살이 마르면서 뼈마디가 쑤시는 경우 등등에 유효합니다. 연령대로 본다면 나이가 들수록 더욱 요긴합니다.

  인체 결합조직의 콜라겐은 나이가 듦에 따라 줄어들고 물이 빠져 거친 섬유질처럼 변하지요. 그러므로 돼지껍질과 같은 신선한 콜라겐은 노년층에 더욱 더 필요한 음식입니다. 양은냄비에 구멍 나면 양은으로 때우듯, 손상되고 약해진 콜라겐 조직은 콜라겐을 먹고 보충하는 겁니다.  

서양의학에서는 콜라겐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므로 섭취한 콜라겐이 인체의 콜라겐 조직으로 생성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콜라겐의 섭취와 흡수 및 생성에 대한 문제는 ‘된다, 안 된다’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자연주의적인 사고에 입각해서 볼 때, 콜라겐의 섭취는 인체의 결합조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리라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사실은 결국 분자생물학이나 양자역학의 발달에 의해 증명되어지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위대한 분자생물학자 루돌프 쇤하이머(Rudolf Schoenheimer)는 이미 1930년대 후반에 ‘체성분의 동적인 상태(the dynamic state of body constituents)’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습니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은 빠른 시간 내에 온몸에 흡수되어 머무르다가 다시 시간이 경과하면서 빠져나간다’는 겁니다. 쇤하이머는 중질소 ‘추적자’를 이용한 실험에서 식사를 통해 섭취한 아미노산의 약 50%가 겨우 사흘 만에 전신의 단백질 조직에 흡수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놀랍게도 섭취된 양만큼의 기존 아미노산은 사라졌고요. 우리가 섭취하는 돼지껍질 역시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전신의 단백질 조직에 흡수될 겁니다. 동기상구(同氣相求)하는 이치에 따르면 당연히 결합조직에 더 많이 흡수되리라는 믿음입니다. 정 믿지 못한다면 쇤하이머의 실험방법을 응용하여 콜라겐에 추적자를 붙여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핵심은 기(氣)입니다. 설령 추적자를 통해 결합조직에 흡수된 콜라겐의 양이 만족할만하지 않더라도, 결합조직들이 느낄 수 있는 ‘기운’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건강한 콜라겐 성분이 섭취되었을 때, 인체 내 전신의 결합조직들이 기뻐할 것이라는 사실 말 입니다. 오늘날 과학수준으로는 가시적 변화를 측량해낼 수 없을지 몰라도, 양자역학의 발달은 언젠가는 결합조직들의 즐겁고도 기쁜 공명(共鳴resonance)을 증명해낼 겁니다.  

돼지껍질은 콜라겐 덩어리로서, 피부미용에 뛰어날 뿐만 아니라 뼈와 관절 연조직을 튼튼하게 합니다. 인체의 피부와 뼈와 관절 역시 모두 콜라겐을 위주로 이루어진 조직들이기 때문입니다. 돼지껍질에 풍부한 콜라겐은 교원질이라 불리는 섬유상 단백질로서 최고의 건강식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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