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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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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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6-26 ㅣ No.147884

강원도 영월에 동강이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홍수예방과 농사를 위하여 동강댐을 건설하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국민들의 반대로 댐 건설은 취소되었습니다. 정부는 동강 일대를 생태보존지역으로 지정하였습니다. 동강은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강을 찾으면서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고 있습니다. 저도 물길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강을 보았습니다. 물은 스스로 길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물은 길을 따라 흘러갈 뿐입니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길을 만들면 물은 그 길로 흘러갑니다. 자연과 환경이라는 길이 있으면 물은 그 길로 흘러갑니다. 결정은 물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을 사랑하고, 물을 아끼는 사람들이 하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물길을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물길에는 많은 생명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라는 푸른 별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왔고,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땅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머무는 공동의 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도 물길과 비슷합니다. 우리는 물질과 자본이라는 물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그 물길에서 성공, 권력, 명예를 얻으려고 합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였습니다.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자연과 환경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오존층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생명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질과 자본은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습니다. 부유한 사람은 더욱 부유해지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가난과 고통은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물질과 자본은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실공사로 수많은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기도 합니다. 독재와 내전으로 정든 고향을 떠나는 난민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약을 만들어서 사람의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물질과 자본은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셨습니다. 물질과 자본이라는 물길이 아니었습니다. 성공, 권력, 명예를 얻으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물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그 물길을 따라가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서 돌아오는 목자처럼 모든 이를 품어주는 사랑의 물길입니다. 일곱 번씩 일흔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주는 용서의 물길입니다. 돌아온 아들을 품어주는 자비의 물길입니다.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지만 섬기려고 오셨다는 겸손의 물길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는 희생의 물길입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로 5000명을 먹이시는 나눔의 물길입니다. 배반했던 제자들에게 평화를 빌어주시는 믿음의 물길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셨지만 다시 살아나신 부활의 물길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일어서는, 두려움에서 담대함으로 나가는 성령의 물길입니다. 초대교회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느님 나라와 기쁜 소식을 삶을 통해서 보여주었습니다. 공동체에는 가난한 사람도, 고통 받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가진 것을 서로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교황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교황주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물질과 자본의 물길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가셨던 사랑과 자비의 물길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나눔과 희생의 물길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교황님은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교회는 상처를 받을지라도 세상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교황님이 제일 먼저 방문했던 곳은 난민들이 머물던 람페두사였습니다. 교황님은 난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함께하자고 호소하였습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교황님의 호소에 응답하였습니다. 람페두사에 있던 난민들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자고 하였습니다. 바티칸에 노숙자들이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노숙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샤워 실도 마련하였습니다. 코로나19의 백신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자고 호소하였습니다. 한국을 비롯해서 많은 교회는 교황님의 호소에 응답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가난한 국가들에게 백신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신앙인은 주님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그 길이 멀고 험해도 영원한 생명을 주기 때문입니다.

 

정녕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시고 당신 본성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드셨다. 그러나 악마의 시기로 세상에 죽음이 들어와 죽음에 속한 자들은 그것을 맛보게 된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많이 거둔 이도 남지 않고 적게 거둔 이도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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