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연중 제15주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7-10 ㅣ No.148221

우장춘 박사는 세계적인 육종 학자였습니다. 일본에서 공부하였고, 일본인 아내와 자녀를 낳아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1950년 대한민국은 가난하였습니다. 농사를 지을 씨앗을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모든 씨앗을 일본을 통해서 얻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한국의 농림부 장관은 우장춘 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한국에 와서 일할 수 있도록 부탁하였습니다. 우장춘 박사는 195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대한민국의 농업발전을 위해서 헌신하였습니다. 제주도에서는 감귤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강원도에서는 씨감자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배추를 재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우장춘 박사가 한국의 농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에서의 풍족한 삶을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포기의 또 다른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장춘 박사가 일본에서의 풍족한 삶을 포기하고 신생 대한민국에서 고된 삶을 선택한 것은 아버지 나라에 대한 헌신이라는 사명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2018년 교구청에서 성소국장으로 5년을 지내고 떠났습니다. 특수사목을 5년 동안 했었기 때문에 본당사목을 원하면 주교님께서는 본당사제로 보내 주셨을 것입니다. 저는 주교님께 본당으로는 가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저의 청을 받아 주셨고, 가톨릭평화신문미주지사로 갈 수 있는지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주교님의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였고, 2019821일 미국으로 왔습니다. 어느덧 2년이 되었습니다. 우장춘 박사처럼 특별한 사명감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의 포기를 후회하지 않습니다. 미국에서의 삶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사명감을 이야기합니다. 사명감은 목적지와 같습니다. 목적지를 아는 사람은 비록 힘들어도, 고난이 닥쳐도 한걸음, 한걸음 발길을 내딛습니다. 1시간만 더 걸으면 시원한 오아시스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뜨거운 사막의 열기를 참을 수 있습니다. 곧 더위와 갈증을 피할 수 있는 물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아모스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예언자도 아니고 예언자의 제자도 아니다. 나는 그저 가축을 키우고 돌 무화과나무를 가꾸는 사람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양 떼를 몰고 가는 나를 붙잡으셨다. 그러고 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내 백성 이스라엘에게 예언하여라.” 아모스는 그저 가축을 키우는 사람이었지만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이제 아모스는 가축을 키우는 목자의 삶을 포기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의 삶을 선택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에게 특별한 사명을 주셨습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입니다. 마귀 들린 사람을 쫓아내는 것입니다. 병자들을 고쳐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길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빵도, 전대의 돈도 포기하라고 하셨습니다. 신발은 신지만 옷도 두벌은 입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선포하는 것은 성공, 명예,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세상의 것들을 기꺼이 포기하였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선택하였습니다. 박해와 고난이 있었고, 목숨을 바쳤지만 천국에서 빛나는 별이 되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포기한 것이 나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인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포기도, 선택도 모두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면 좋겠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체험한 것이 있습니다. 우드사이드 성당 신부님이 휴가를 갔습니다. 제게 본당에 일이 생기면 부탁을 하였습니다. 마침 장례가 났습니다. 저는 기쁜 마음으로 장지에 가서 하관 예절을 하였습니다. 제의하고, 성수하고, 예절서를 가지고 갔습니다. 하관 예절을 잘 마치고 왔는데 한 분이 신문사엘 찾아오셨습니다. 10,000불을 선뜻 후원금으로 내 주셨습니다. 걱정하고, 근심하면 100불도 오지 않았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좋은 일을 하니 주님께서 축복해 주셨습니다. 장지에 갔던 분들과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신문 구독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함께 식사했던 7분 모두가 기꺼이 신문구독을 신청하였습니다. 이 모든 것이 고인을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하관예절에 함께 하면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한 주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미 그리스도께 희망을 둔 우리가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는 사람이 되게 하셨습니다.”

 



6,382 5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