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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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49제 탈상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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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호 [bumhokim] 쪽지 캡슐

2002-05-16 ㅣ No.6353

아홉수가 않 좋다고 항간에서는 종종 말들을 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은 아홉수를 피하기 위하여 결혼식을 늦추기도 하고,

당기기도 하며 피해가는 지혜를 발휘하지요.

 

그런데 죽음만은 피할수가 없어 아홉 수에 걸려 넘어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면서 우연치고는 "꽤 확률이 높은 아홉수 이론 이구나"라고 생각 하는일이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희 아버님께서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제 며칠후면 49제 탈상을 하게 됩니다.

 

저희 부모님께선 불교를 믿으십니다, 저희 고모님께서 출가하셔서 스님이 되셨는데~~~

스님께서 저희 집을 방문 하실때면 대문밖까지 뛰어 나가셔서 반갑게 합장을 하고 인사 하시는 모습을 어릴때 부터 자주 보았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으로 부모님께선 불교를 믿게 되었지요.

저희 형님도 불교쪽에 거의 잡근하신 상태이고 저는 가톨릭, 그리고 남동생은 개신교, 누이는 종교가 없으시고, 여동생 한명은 가톨릭, 다른 한명은 유교쪽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쭉 나열하다 보니 종교 공화국 얘기를 하는것 같습니다.

 

아버님이 연노 하셔 병석에 누워 계실때 아버님 곁에 앉아 묵주기도를 종종 드렸어요.

"너희 종교도 염주 돌리냐?"라고 말씀하시면

네 에~~  묵주나 염주나 주짜는 같은 주짜내요~~하 하 하

 

아버님께서도 빙그레 웃으시며, 그래~~ 지성이면 감천이란다.

그리고보니 아버지 종교와 나의 종교는 비숫한 점이 참 많았다.

 

너 "경천 애인" 이라는 뜻을 아느냐?

아버님이 오래전에 정하신 우리집 가훈입니다.

 

나는 시치미를 뚜욱 따고 뭔대요? 라고 여쭈어 보았다,

하늘 두려운줄 알고 함부로 행동하지 말고, 사람을 따듯한 마음을 가지고 대 하라고 말씀하신다,

 

나는 우리집 가훈을 재 해석 해본다.

바로 십계명이 아닌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의미로~~~

 

이것이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이야~~~

 

형님께서 급하게 찾으신다고~~~

나는 레지오 수첩과 묵주 그리고 성수를 준비 하고 액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아버님의 상태가 않 좋아 보였습니다.

아버님 저 아시겠어요?

"버모 아이가 ~~~"

그래도 아직까지 의식은 또렸하셨다.

 

조금 시간이 더 흐른다.~~~

이제는 머무르실 시간이 얼마 않 남았슴을 느끼겠드라구요~~

 

형님!

절에 가서 스님 모셔 오기에는 시간이 않될것 같습니다.

 

"떠나시는 아버님을 위해 편안한 마음으로 떠나시도록 임종경을 바치고 싶다"고 말씀 드렸지요~~

 

형님이 허락 하시드군요.  

그래 아버님을 위하는 일인데~~~

 

형님께서는 아버님의 오른손을 꼬옥 붙드시고,

나는 아버님의 왼손에 묵주를 쥐어 드리며~~ 임종경을 시작했습니다.

 

목이 메어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한 삼십분은 흘렸나 봅니다.

 

"성 마리아,저희 아버님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성 요셉 저희 아버님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예수, 마리아, 요셉, 마지막 고통 중에 저희 아버님을 도와주소서.    아멘"

 

아버님게선 묵주를 손에 꼭 쥐시고 얼굴엔 편안한 미소를 띄우시고 먼길을 떠나셨습니다.

 

하느님! 저의 기도를 너무도 잘 들어 주시는 자비로우신 주님~~~

찬미와  흠숭과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종교의 벽을 넘으시고 포용하시는 자비로우심에 경천 하나이다.

저희 아버님께 임종경을 허락하신 은총에 모든 정성을 다바쳐 감사 드립니다.

 

이제~~~ 아버님 영전에 년도를 바침니다.

 

주님!!!

 

저희 아버님의 속세에서의 삶 중에 지은 모든 죄를 용서하여 주시옵고

그의 영혼이 연옥에 머므르지 않고

 

주님의 나라,  극락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

영원한 빛이 그에게 비추소서~~~

 

아 멘

 

 (이글을 자판에 눈물 흘리는 불효자가 아버님 49제 탈상에 바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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