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홍)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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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신부님 그리고 교우님들, 성령기도회 활성화가 바람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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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6 ㅣ No.4944

찬미예수님!

사랑하는 형제자매님,

부족하나마 성령기도회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올려봅니다.부디 열린 마음으로 이 글을 읽어 주시고 혹여 잘 못 된 부분이있으면 지도해 주시고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글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전통을 강조하는 카톨릭 교회는 정형화된 미사 전례라는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경건함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음을 압니다. 모태신앙인 저 역시 (처음에 집 앞 교회에서 행해지는 개신교 부흥회을 보았을 때)광기 어린듯한 장면들을 목격하며 상당한 이질감과 거부감 그리고 이단적 행위로 느낀바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사실 카톨릭의 성령기도회는 고인이 되신 제 모친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볼 때 지금으로 부터 약 25년 전에도 행해지고 있었고(서울 종로성당으로 기억함)  간증이나 치유행위를 통해 수 많은 치유와 표징들이 나타났음을 알려드립니다.벙어리의 입이 열려 말을 하고 소아마비 교우가 일어서 걷는 그 현장을 저는 직접 보지 못했지만 심신 깊으신 모친을 통해 전해들은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리는 미사라는 전례를 통해 주님의 성찬에 초대받아 참례하고 주님께서 배풀어주신 성체성사를 통해  현존하시는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분명 그 것은 성체성사의 신비 입니다만 그것을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신비라고 느끼고 있을까요.)

 

그러나 이러한 전례는 개인의 영성과 신앙생활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함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우리 신자들의 입장에서는-인간의 태생적인 나태함으로 인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점이 없지 않습니다.그러다 보니 우리는 그  나태함으로 인해 세속의 것과 우리의 신앙을 슬며시 맞교환하고 지금 우리 카톨릭 교회는 미사 참례율 30%도 안되는 비극적인 상황에 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위기감으로 인해 교회는 신앙심의 고취를 통한 구원의 도구로 성령 기도회를 적극 활성화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부 개신교 신자들은 카톨릭교회가 마치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아닌  '기도의 전구자'로서 우리가 공경하고 신앙의 모태로 삼고 있는 성모 마리아를 신앙의 궁국적인 대상으로 믿는 교회로 잘 못알고 있고 이단이라 주장하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아실 것입니다.심지어 그들은 우리가 봉헌하는 미사 전례 마저도 부정하고 있음을 주지하는 바 입니다.심지어 그들은 미사는 진정한 기도 예식-제사가 아니고 우상화된 형식일 뿐이라는 주장하기도 하지요. 오직 성경과 영적인 기도만이 진정한 도구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그들의 오류? 나 본의 아닌 잘 못된 판단에도 불구하고 "제 개인적으로",한편으로 보면 개신교 신자들의 성령운동을 통한 전교와  열정, 감성은 때론 우리가 배우고 취해야할 부분이 많이 있음을 솔직히 인정합니다.

교회는 공동체입니다. 나 홀로 신앙은 어찌 보면 이기적인 기도이며 복음의 전파는 우리의 의무이기도 하지요.

또한 우리가 "나아가 맞이해야 할 분'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해서든 간절히 만나고 싶은 분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사랑의 하느님시며,우리 안에 살아 계신 임마누엘 주님이신데 그 분 앞에 나아감에 있어 어떠한 부끄러움도 편견도 두려움도 우리에겐 없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방법을 취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의 문제이지요.

 

다시 강조하건데 성령기도회는 이단의 것도 아니요,개신교의 전유물도 아니며 단지 우리 기도의 적합한 '수단'일 뿐입니다.이는 앞서 말씀드린 개신교의 성모님에 대한 편견과 오류가  이런 기도에 편견, 부족한 우리의 무지와 나태함과 다르지 않다고 저는 감히 용기내어 고백합니다.아멘

 

심령기도(방언하듯 소리내어 하는 기도)에 대한 거부감은 지난 해 언제부터 거의 매주 성령기도회 철야기도를 참석하고 있는 저로서도 (미리 알고 있었기에 거부감은 없었습니다만) 아직 약간 낯설고 숙스러운 기도 방식이었습니다만 지난 주에 비로소 그 신비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것도 기도의 방법입니다. 하기 싫으시면 안하시면 되는 겁니다.안하시는 분도 많고요. 성가를 대신 부르시는 분도 있고요. 야외에서(성당이나 야외 미사가 아닌, 집 주변 혹은 공공 장소에서) 묵주기도를 소리내어 해 보신 분들이라면 알겁니다. 카톨릭 신자가 아니면 저 자들이 사이비인가 하겠죠.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봅니다. 

 

성령기도회 강사로 나오신 어떤 신부님의 우스갯 소리 처럼 '아, 정신나간 사람들!. 집에서 자빠져 잠이나 자지 이 시간에 왜 여기 앉아 있습니까?'  

맞습니다. 그 야심한 밤에서 새벽까지 ,삶의 주어진 십자가를 지느라 지친 육신을 이끌고 그 곳에 가는 사람들은

분명 '미친 사람들'이죠.거기 간다고 돈이나옵니까 떡이나옵니까.차라리 육신의 평온한 안식을 갖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둘씩 빈자리가 채워져 새로운 얼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 아직 세상에는 정신나간 미친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기도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요.혼자하는 기도 ,여럿이 모여 하는 기도, 관상 기도,묵주기도,화살기도,시편기도,묵상....어느 것 하나 우리 영혼의 갈증과 간구를 풀어주기에 충분하겠지요.

그러나

진정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시고 싶으신분이라면

성체 거양을 보며 가슴속에서 복받쳐오르는 주님의 성체 성혈의 신비를 느끼고 싶으신 분이라면

성가를 부르며 그 한소절 한소절에 감동의 눈물을 흘려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가슴에 아픈 상처가 있어 결별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인생사가 고달퍼서 어디엔가 기대어 쉬고 싶으신 분이라면

나를 이렇게 못나게 하신 하느님이 죽도록 원망스러운신 분이라면

누군가 미워서 도저히 용서가 안되시는 분이라면     

지난 날의 실수로 괴로워 하시는 분이라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 중이신 분이라면

혹은 평화를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찬양드리고 싶으신 분이라면

카톨릭 교회에 대해 궁금하신 개신교 신자 분이라면

 

한 번쯤 성령기도회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사실 그곳엔 개신교 신자들도 많이 오는 걸로 압니다,개종도 많이 하시고요.얼마나 기쁜 일인가요.

 

형제 자매님들,

혹시 소리내어 울면서 '주님'을 외쳐 보신 적 있나요?가슴속에 끌어오르는 통회의 눈물 흘리며 간절히 간절히 기도해 보시적 있으십니까?

성자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려움이 있으실 때마다 광야로, 산으로 가시어 성부 아버지를 외치시며 기도하셨었지요.일생에 한 번쯤은 우리 카톨릭 모든 교우들이 이런 성령기도회에 참석해야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론 선택은 자유의지겠지요.

 

병든 양은 착한 목자의 목소리를 잘 알아듣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인지 성령기도회에는 영적 육적 고통을 안고 계신 분들이 많습니다.병든 양들이시죠.

그 분들이 의지할 곳이 어디인가요? 주님 밖에 없습니다. 해서 그 분들은 대부분?(분명 다는 아닙니다) 진정한 신앙인들이시라고 저는 믿습니다.사이비성 성향이 절대로 아니고요. 그 분들이나 그 곳에 어렵게 오시는 신부님,봉사자들을 그런 색 안경을 끼고 보시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그게 사이비라면 왜 주교님도 그 곳에 오시겠어요?

정식으로 교회가 공인한 기도회입니다.

 

제 편협한 생각엔 ,역설적으로 이런기도회에 거부반응을 느끼시는 분들은 그래도 지금까지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아오신 건강하신 양들입니다. 주님께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부디 오실 때는 열린 가슴으로 세상 것 다 버리고 가난하게 오십시오.그렇게 오시면 참으로 감당할 수 없는 많은 은총을 입고 가실 것이며 바라고 기대하고 오시면 그 만큼만 가져가실 겁니다.

 

새로운 것을 받기 위해선 버려야한답니다.

예전 부터 알고 계신 주님이 십자가 위의 사랑의 주님이시라면 성령을 통해 거듭 오시는 주님은 우리 가운데 계신 살아계신 주님이실 겁니다.

끝으로 그 간 성령기도회를 통해 제가 체험한 묵상을 고백하며 마무리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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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제가 주님을 떠나 세상의 욕망 쫒아 방황 할 때

험난한 역경과 고통속에 울부짖을 때

조용히 바라만 보시며 계셨던

침묵의 주님 .

 

제가 힘들게 먼 길을 가고 있음에도

제 앞 길 가로막으시고

제가 하는 모든 일 원수에게 넘겨 주시며

단지 위험의 순간에서만 저를 건져주시던

야속하셨던 나의 주님.

 

세상 것들 바라고 기도할 때

더 큰 고통과 가난을 주시며

건강이 필요할 때 병을 주시며

이 것이 내가 너에게 주는 사랑이다 라고 하신

내 한 없는 원망이셨던 주님.

 

달콤한 포도주와 빵의 배부름 대신에

영혼의 갈증과 허기짐으로

저를 지쳐 스러지게 하신  

모질게도 완고하신 나의 주님.

 

마음의 평화와 안식 대신

내 마음 갈기 갈지 찢어 내시며

고통주신 주님.

 

인도!

빛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광야의 한 가운데 서 있을 때

홀연 모습도 없이 나타나시어

거칠어진 내 손을 잡으시며

어느 한적한 물가로 저를 이끄시고

내 머리 쓰다듬어 주시며

내 몸 손수 씻겨주시곤

보여주신

내가 걸어온 길.

 

내가 울부 짖을 때도

내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도

내가 원망할 때도

내가 지쳐 쓰러질 때도

 

저와 함께 아파하시고

저와 함께 피눈물 흘리시고

저와 함께 기도하시며

분주히 분주히 저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

 

저는 그때야 보았습니다.주님의 참 사랑.

" 내가 세상 끝까지 너와 함께 하겠다!"

 

감사!

한끼 식사에도 진정 감사하는 마음 주신 주님,

나보다 내 가족 보다 원수를 위해 기도하게 해주신 주님,

고통 중에 있는자를 위로할 줄 알게 하신 주님,

빵을 나누어 준자의 기쁨을 알게 하신 주님,

낮추는 겸손의 지혜를 알게하시고 고통 앞에 기꺼이 담대하게 하신 주님,

수 많은 고통과 시련의 신비로 믿음 굳게 하시어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주신 주님,

제가 가고자 했던 죽음의 길 막으시고

이미 다 보아두신 평안한 길로 이끄신

오! 신비의 주님. 좋으신 나의 주님!

 

눈물!

제 마음을 눈물로 찢어 열어 주신 주님.

날마다 눈물 흘리게 하시는 주님.

날마다 눈물로서 기도하게 하시는 주님,

그 눈물로 저를 어루만져 주시는 주님.

그 눈물로서 저를 낫게 하시는

오!치유하시는 주님.

 

제게 넘치는 성령의 은총을 퍼부어 주시는 나의 주님!

오! 내가 사랑하는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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