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사이 콤플렉스

예수님과 늘 대립을 이루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 하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강한 편입니다

그러나 바리사이파들을 무조건 나쁘다고 매도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바리사이라는 말은 ’분리된’이란 뜻입니다

이것은 율법에서 규정한 온갖 부정함으로부터,

율법을 모르는 서민대중과 헬라의 문화,

관습에 젖어있는 이방인들이나 유다인들에게서 자신들을 구별한다는 뜻입니다

즉 속세를 떠난다는 말과 비슷합니다

그들은 세상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따라

율법을 거스르는 모든 체제들에 반대하였습니다

바리사이들은 하느님의 주권과 율법에 아주 순수한 열정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가 된 것인가?

첫째로 그들은 지나치게 레위기의 정결법에 매달려

사랑을 강조하신 하느님의 뜻을 몰랐던 것입니다

즉 그들은 법은 보았지만 사람을 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둘째로는 예수님이 모든 사람들을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환자로 보신 반면

바리사이들은 사람들을 죄인이냐 아니냐 로만 보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사람들을 차별 없이 만나시는 반면에

그들은 자신들이 만나야 할 사람과 피해야 할 사람을 구분 지었습니다

셋째로는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치유자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늘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시기 위해서 기도하셨는데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을 재판관으로 여기고 단죄하기 바빴습니다

이렇게 같은 구약율법을 가지고 사람들을 가르쳤지만 그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는 바리사이같이 함부로 단죄하는 사람들을

바리사이 콤플렉스에 걸렸다고 이야기합니다

참 기묘한 것은 바리사이 콤플렉스는

기도생활을 열심히 하는 분들이

한번은 걸려 넘어지는 과정이란 것입니다

자기 마음을 다듬다보니 칼같이 파랗게 날이 서는 거지요

교회이건 사회이건 어느 곳에건 간에 바리사이들은 늘 존재합니다

사람보다 법,

사랑보다 미움,

치유보다 단죄,

자기통찰보다 남의 잘못을 더 잘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일단 바리사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들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습니다

바리사이 콤플렉스라는 병은 왜 걸리는가?

대개 남의 잘못을 잘 캐내는 사람들은 열등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하지요

자기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기도의 양을 늘리고 사람들을 지배하려고 하는 겁니다

바리사이 콤플렉스는 남도 망가뜨리지만 자신도 망가뜨리는 정신적이고 무서운 질병입니다

또 바리사이 콤플렉스는

독성이 강한 것이어서

처음에 교정을 하지 않으면 고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자신이 이 병에 감염되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이제라도 고치시기 바랍니다

언제 감염이 된 것을 아느냐구요?

나의 잘못보다 남의 잘못이 더 잘 보일 때,

바로 그 때입니다

-도반신부님 강론집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