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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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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비산동에서 사당동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갈 일이 있었다. 버스에 타면서 차비를 물어보니 880원이란다. 주머니엔 동전이 870원밖에 없어 애교로 운전기사에게 10원을 깍아 달라고 했더니 흔쾌히 승락해 주셨다.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미안했다. 주머니에 지폐는 있었으므로 그슬러 받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미안함과 기분 좋음이 교차하는 순간 40대 아주머니가 다음 정거장에서 세 자매를 데리고 버스에 탄다. 막내인 듯한 아이는 10살 쯤 되어 보이는데 이리 뒤뚱 저리 뒤뚱 중심잡고 서기가 매우 힘든 듯해서 내가 앉은 자리 옆으로 오라니까 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내가 일어서고 그 아이와 함께 엄마더러 앉으라고 했더니 엄마가 무척 미안해 하면서 앉는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라야 마음이 편할 것이란 내 생각이 적중했다. 버스비 10원 디스카운트 받은 것에 대한 미안함이 좀 덜어진 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나이든 내가 일어서니까 열심히 문자 메시지를 찍고 있던 20대 아가씨가 나에게 자리를 양보한다. 나는 그 아가씨에게 괜찮다는 말을 하면서 운동삼아 서서 가겠다고 오히려 편안한 마음을 주기 위해 사양했다. 하느님께서 아셨는지 바로 그 다음 정거장에서 나를 위한 자리가 하나 생기게 해 주셨다. 모든 것이 서로 좋아지게 된 다음 내 기쁜 마음이 버스 안에 가득한 듯 했다. 유난히 뚱뚱한 네 모녀는 과천 과학도서관엘 가는 모양이었다. 이 가족이 언제나 행복한 가정이길 마음 속으로 기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