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싶을 땐 목놓아 울어버려"
제부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 우리부부, 동생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그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그 쪽도 모든 사람들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 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 텐데...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 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 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49제 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 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싶다.
내 휴대폰 단축번호 1번은
아직도 우리 시어머님이다.
항상 나에게 한없는 사랑 베풀어 주신
우리 어머님이다.
어머님.... 우리 어머님...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 가르침 덕분에
제가 바로 설 수 있었어요.
힘들 시간 잘 이겨낼 수 있었고요..
어머님... 넘 사랑합니다..그립습니다...
제가 꼭 어머니께 받은 은혜,
많은 사람들게 베풀고
사랑하고 나누며 살겠습니다....
너무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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