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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리노할배 축일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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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을 가득받은 이여, 내가 너를 축복하노라~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 ♬
리노할배의 축일축하파티가 근사하게 무르익어 가고 있다. 앞마당 가득 주렁주렁 열려있는 빨강 고추들 만큼이나 뜨거운 열기를 안고서...
항공회사에 충성을 바치며 전날아침 함께날아왔고... 미숙아로 태어나 늘 바깥나들이를 조심하고 또 삼가라던 딸 데레사네 삼둥이들도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품에 안겨 아빠와 엄마와 함께 내유동 외갓집에 첫나들이를 왔다.
모른채 삼둥이들이 뒹굴어대는 안방으로 밀려든다. 아마도 그곳에 무슨 큰 재미있는 일이라도 일어나고 있는줄 알았는지...
옴마야~ 너~어무 귀여워. 어떻게 어떻게.....!! 그러게,,, 참말로 이쁘고, 헷갈리게 생겼네....!!
돌아서나가면 다음 사람들이 또 아이들과 만나며 온갖 축하와 감탄들을 발하며 양보하고 나가대는 이어지는 줄행렬을 바라보는 동안... 나는..손님 맞을 준비도 깜~깜! 오늘이 리노할배의 축일축하자리란 것도 잊어버리고, 한동안 넋을 놓고 다물어 지지 않는 입가엔 기쁨의 미소가 연신 줄줄~~ 흘러내린다.
정신이 번쩍 든다. "옴마야! 지금 내가 뭐하고 있노?" "꼭 유다산골 엘리사벳이 사는 동네라도 와있는줄 알았네...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와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한마디씩 축하해주며 경탄해 했다고 했다고 했는데....어째 그림이 쫌 비슷한것 같아서 헷갈려 버린걸 보면 아무래도 치매는 저만치 와 있는것 같어... "
신부님만이 줄수있다고 여겼던 축복의 기도로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 아기천사에게 할머니의 믿음만큼한 사랑을 자비하신 하느님께 청해주신다.
온갖 좋은 말과 기도의 홍수속에서 세천사들 모두 한번도 울지않고, 생글생글 거리는게 여간 귀엽고 예쁘지가 않다.
개구지고, 풀쩍거려대는 철부지 아이들로 제법 어른이? 된듯하다. 그래도, 안방창문을 타고 넘어 청마루로 펄쩍 뛰어내리며 좋아라하는 리노놈도 할매눈엔 여간 귀엽지가 않다. "꼬물꼬물 기어다니던 우리 리노가 언제 저렇게 커서 창문도 겁없이 뛰어내려.... 아이갸? 고놈 참 신통방통 하기도 하네..."
마루바닥을 향해 다이빙해 내릴것을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웃음이 터져나온다.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이놈들! 할매네 집 다 부서뜨릴 테냐? 오! 하느님~ 이 개구장이들을 우짜몬 좋겠습니꺼?"
난장판을 친다고 생각해도 , 마냥 쏟아지는 이 웃음보따리의 비밀은 또 무엇일꺼나?....
손자 리노의 고사리손으로 치는 "썸머~~"의 연주를 들으며 "엄머 엄머~ 장난 아니야.... 너어무~ 잘친다. " 한번도 끊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쳐나가는 놈의 실력도? 고슴도치 할매귀엔 "에구~ 내 강아지...정말 멋지다. 언제 저정도 실력까지 되었나? 저렇게 치기까지 니 엄마가 얼마나 애태우고, 윽박지르며 갈쳤을까?"
시체모양으로 모든이의 동정을 사기에 조금치의 부족함도 없었음을 다시한번 그 짝으로서 참 미안케 생각한다. 박자도, 음정도, 시작도 끝도 중간도 없는게.... 눈물이 나도록 쪽팔려서 패자 부활전이라도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할매가 나설수 밖에..
시어미와 며느리의 듀엣으로 반주는 흐른다. 딴 딴 딴.. 세박을 세고 들어가는 "~~ 거룩하고, 거룩하~신~주! 주~님은 전~능하사~쉬고.. 우리의 모든것 숨김없이 아시니~ 찬미합~니다.," 오~ 6박 끌고 하느님~!! 저희 기도 들어주~옵소서., 사랑의 주시여~ 저의 믿음.... 도~우소서! 내 영혼 불타고.... 마음은 즐~거워!
음정도 박자도 무시한채 끊어졌다 이어졌다 하는 시아버지.... 그래도 나름 무난하게 고음처리만 쫌 거시기했던 시어머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눈치만 보며 이것쳤다. 저것쳤다... 구원투수 역활을 잘도 하느라 애태운 우리 반주자...
손색?이 없었음을 자랑해본다.
할매가 쓴 글을 직접 현장감있게 낭독해보라 명하신 사회자의 말에따라....
참 어색도 하더니만, 중간쯤에 쓰여진 글을 읽어내려가는데 갑자기 목이 콱 막혀 오며 감정이 격해지더니, 급기야는 말도 할수없는 지경으로 수~초의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니, 동정과 격려의 박수들이 또 쏟아진다.
나는 참 많이도, 남편을 의지한채 살아왔나보다."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며 함께 겪는 이야기들이라 충분히 공감하고 내 이야기 같아서들 이어서인지 "아네스~ 눈물이 나 혼났다"다고들 한마디씩 거들어 준다.
어떻게 이런 장면들을 예상하고 그 글읽기를 시킨것일까? "에~ 8월의 어느 무더웠던 한나절의 아오스딩 축일에 밭에는 고추가 빠알갛게 익어 주렁거리고~ 뭐 이런 축사 낭송도 아니고... 기냥 생활속에 일어났던 웃기고 철따구니 없는 일들들 읽혀가지고...설랑...
잠깐동안 숙연해지며, 우리끼리 놀고있다가 아차! 우리 하느님~ 하는 분위기로 반전하며 돌아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시간을 선사해준 명사회자님께 다시한번 고마움을 전한다.
끝이나고 후~불어 촛불을 사그라뜨리고, 또 케익을 잘라 빵을 나누니.... 아마도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부엌식구들까지도 다 맛있다고 입을 모은걸보니 열두광주리 만큼이나 남진 않았어도 함께 먹은 식구들이 거진 9십명 가까이는 주의~ 빵을 나누세....!! 노래하지 않았나 싶다.
어떤 사바사바를 하셨는지.... 세상에~ 고새 성가대 지휘자님을 기어코 무대에 세워 또 한번 은총을 받은이여... 내가 축복하노라를 부르게 한다.
사랑을 하느님 우리아버지앞에서, 많은 형제자매, 가족들에게 왕창 받았다고 한다해도 절대로 과언이 아닐것이다.
여하튼 오늘은 무조건 기뻐하고 즐거워하기로 하자. 그리고, 마음껏 남편을 축하해주고, 흐뭇하게 해주는게 아내의 도리라.... 뒤 늦게 철든 마음이 되어본다.
잔치집 음식도 동이나고, 기다려봐도 맛난 포도주는 내년을 기다리며 또 한해 숙성의 시간으로 물러갈즈음.... 차 들도 시동을 걸어대며, 거룩한 주일의 하루를 거두려 한다..
여러 형제자매.... 가족들께 이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하며
내 마음속 등불처럼 간직하고 살아갈수 있도록 주님께 청하며 기도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