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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전한 사랑](15) 마리아수녀회가슴으로 낳고 사랑으로 키우는 ‘엄마 수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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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마리아수녀회가슴으로 낳고 사랑으로 키우는 ‘엄마 수녀들’ [완전한 사랑] (15) 평화신문 >
“아이구, 더웠지? 시원하게 씻고 간식 먹자.” 아이들의 목소리에 엄마는 신발장 앞까지 나가 아이들을 맞는다. 능숙하게 아이들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엄마’다. 카리타스반(초등학교 4학년 반)의 엄마를 맡고 있다. 아침에 아이들을 깨워 학교에 보내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의 숙제에 밥까지 챙기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훌쩍 지난다.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 마리아수녀회 사도직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저에게 해주셨던 것, 그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가슴으로 낳고 사랑으로 키우면 피가 섞이지 않아도 엄마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가 키울 환경이 안 되는 아이들이 엄마수녀와 함께 산다. 갓난아기부터 고3 청소년까지 622명의 아이들이 46명의 수녀, 200여 명의 직원들과 함께 산다. 곳곳에 있다. 병원과 수영장, 도서관 등 부대시설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생동감이 넘친다. ‘이곳 아이들이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과 뭔가 다르지 않을까.’ 꿈나무마을을 가면서 들었던 생각이 편견이었음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엄마’가 보고 싶을 때면 이곳에 와요. 일부러 꿈나무마을 근처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도 하죠. 수녀가 엄마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어요. 자식이 아~주 많은 엄마일 뿐이죠.” 살고 있었다. 여느 아이들처럼 말썽도 피우고 심한 사춘기를 겪기도 하지만, ‘엄마’가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버팀목이 된다. 엄마와 아빠, 선생님 역할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혼낼 때는 호랑이 아빠가 저리갈 정도로 무섭다. 곧장 자세를 바로잡는다. 사랑을 주는 것만큼이나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가정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수녀들은 잘 알고 있다. 혼내는 건 짧고 굵게. 혹시나 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체칠리아 수녀는 따끔한 소리를 한 뒤에는 아이에게 더 관심을 쏟아 마음을 풀어준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엄마의 손길이 바로 사랑이에요.” 엄마를 따라 수녀가 되고 싶다는 신비(초4)는 엄마가 항상 자신을 정성껏 챙겨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반찬 하나에도, 머리를 묶어주는 손길 하나에서도 엄마의 사랑을 느낀다고 한다. 체칠리아 수녀는 “학교에서 맛있는 음료수가 간식으로 나오면 엄마 먹으라고 집까지 가져오고, 자기가 좋아하는 사탕이나 간식을 안 먹고 작은 상자에 모아서 주기도 한다”며 “자신이 가진 것 중 가장 귀한 것을 주려는 아이들에게서 오히려 내가 더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웃었다. 1930년 9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태어난 몬시뇰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사제로 살고자 벨기에 루뱅신학교로 유학을 떠난다. 몬시뇰은 그곳에 유학 와있던 당시 부산교구 장병화 신부에게 한국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한국행을 결심한다.
1957년 12월 8일 부산교구로 입적한 알로이시오 몬시뇰은 전쟁이 휩쓸고 간 자리에서 참담하게 살아가던 한국에서 마리아수녀회를 창설했다. 몬시뇰은 마리아수녀회 수녀들과 고아 수용소였던 영화숙을 인수하고 집 없는 아이들을 데려다 첫 번째 소년의 집을 만들었다. 거리를 떠돌던 아이들은 소년의 집에서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으며 알로이시오 몬시뇰과 수녀들의 자녀로 성장한다. 펼친 몬시뇰과 마리아수녀회는 서울 시립 아동 보호소 운영을 위탁받아 서울에 분원을 냈다. 이후 마리아수녀회는 필리핀, 멕시코, 과테말라, 브라질, 온두라스로 뻗어나가 현재 6개국에서 382명의 수녀가 2만여 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알로이시오 몬시뇰은 지난 1월 22일 교황청 시성성으로부터 가경자로 선포됐다. 가경자는 복자가 되기 전 단계로 교황청에서 시복 추진을 승인할 때부터 붙이는 칭호다. 글·사진=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