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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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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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 [daegun011] 쪽지 캡슐

2001-11-23 ㅣ No.5142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열 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 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퍼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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