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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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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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섭 [jayhan] 쪽지 캡슐

2003-06-28 ㅣ No.8824

♡♥노점상 할아버지의 도시락...♥♡

 

우리 회사 앞 양쪽 보도 블록에 죽 늘어선 노점상에는 항상 사람들이 제각기 분주하게 일하고 있다.

 

구두 수선집, 튀김 가게, 신문 가게 등 온종일 조그만 네모 상자 안에서 일하는 그분들을 지나칠 때 마다 나는 삶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곤 한다.

 

그중 일흔이 훨씬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돗 자리를 펼쳐 놓고 손톱깍기, 가위, 도장집, 돋보기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잡동사니들을 팔고 있다.

 

할아버지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깜빡깜빡 졸기도 하고, 이따금씩 담배를 입에 물고 하늘을 향해 연기를 내뿜곤 하셨다.

 

그리고 점심은 라면으로 때우실 때가 많았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살 때도 많았다.

 

그런데 그날 일찍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들어오다가 할아버지 앞을 지나치다 보니 할아버지가 다른 때와 달리 도시락을 드시고 있었다.

 

웬일일까 궁금했지만 우선은 라면보다 밥을 드신다는 사실에 적이 안심이 되었다.

 

나는 곧 건물 안으로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탔다. 마침 그 안에는 아가씨 둘이 타고 있었는데 한 아가씨가 친구에게 무엇인가 캐묻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 갔다 오는데 말하기 그렇게 어려운거야?

 

"응. 그냥 저기..."

 

"말을 안하니까 더 궁금하다 어디 다녀오는데? 말 좀 해봐."

 

"요 앞에 장사하는 할아버지한테. 며칠째 계속 라면만 드시기에 아침에 내 도시락 싸면서 하나 더 싸가지고 왔거든. 그걸 갖다 드리고 오는 길이야."

 

부드러운 듯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아가씨의 말에는 따뜻함이 묻어 있었다.

 

 

 

 

 

┏도시락의 비밀┓

 

가끔식 머리카락이 섞인 도시락밥을 먹는 중학생이 있었다.게다가 심심찮게 모래까지 깨물리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학생은 한번도 짜증을 내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있으면 다소곳이 그것을 가려내고 모래가 씹히면 조용히 그것을 뱉어낼 뿐이었다.

 

어떤 때는 머리카락과 돌을 그냥 넘겨 삼키는 바람에 한동안 목이 메이기도 하였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교실의 다른 아이들은 그 학생을 안쓰럽게 여기면서 위생이 철저하지 못한 학생의 어머니를 비난했다.

 

어쩌면 계모일지 모른다고까지 생각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교실에는 그 학생과 매우 다정하게 지내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하지만 친구도 그 학생의 집을 몰랐다.

 

그 학생은 친구에게 한 번도 자기집을 구경시켜 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해심이 많은 친구는 ’아마도 가난해서 그런 걸거야’하고 구태여 조르지 않았다.

 

그러다 졸업을 앞두고 두 친구가 헤어져야 할 상황이 되자 그 학생은 친구를 자기 집으로 초대했다.

 

친구는 이제야 비로소 모든 의문이 풀릴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면서 학생의 뒤를 따라갔다. 언덕길을 한참 오르자 벽이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금이 간 허술한 집들이 눈에 들어왔다.

 

학생은 집에 들어서자 "어머니! 친구와 함께 왔어요!" 하고 큰 소리로 외쳤다.그러자 어두운 방안에서 그의 어머니가 더듬거면서 밖으로 나왔다.

 

"네 얘기 참 많이 들었다. 정말 고맙구나!"

 

학생의 어머니는 앞을 못보는 맹인이었던 것이다.

 

 

 

 

 

【아내의 사랑】

 

인적이 드문 이른 새벽 거리에서 큰 가방을 든 두 남녀가 택시를 세웠다.

 

 "아저씨, 여기서 가장 가까운 호텔로 가 주세요."

 

 사십대 초반쯤 돼 보이는 여자의 말에 경철 씨는 백미러로 그들을 힐끗힐끗 쳐다보았다.

 

"여보 지금 당장 당신을 집으로 모셔갈 수 없어 정말 미안해요."

 

"이해하오. 꼭 오 년 만이구료. 아이들은 많이 자랐겠지?

 

"네. 나리와 경민이가 중학생이 됐어요. 여보, 아이들이 좀더 자라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만 기다리기로 해요..."

 

"알겠소. 내 이제부터 당신이 시키는 대로 하리다. 뭐든 말만 하시오."

 

 남편이 아내의 어깨를 다독거리며 말했다.

 

"당신은 미국에서 오 년 동안 계셨던 거에요. 우선 따뜻한 물로 목욕한 뒤 푹 주무세요. 그 사이 제가 나가서 당신이 갈아 입을 옷을 사 오겠어요. 그런 다음 편하게 식사를 하고 아이들의 선물을 사서 저와 함께 집으로 가면 돼요."

 

 그러자 남편은 아내의 손을 꼭 잡은 채 고개만 끄덕거렸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제서야 경철 씨는 그들의 딱한 사정을 알 게 되었다.

 

작은 식표품 가게에서 잠깐 차를 세운 경철 씨는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두부를 한 모 사서 차 안에 있는 그 부부에게 내밀었다.

 

"잠시 차를 세워둘 테니 이것 좀 드슈."

 

몇 번이나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그들을 차 안에 남겨둔 채 한참을 밖에서 서성거리던 경철씨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

 

몇 년 전 천안 교도소 앞에서 두부를 가져와 기다리고 있던 죽은 아내의 웃는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친구 이야기▒

 

세 친구가 있었습니다.

 

세 친구는 정말 친한 친구들이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말이 없는대신 다른 두 친구들이 정말 힘들때면 어김없이 와서 도와주는 친구였습니다.

 

다른 한 명은 말도 많고 외성적이고 하지만 마음은 두 친구들을 사랑했습니다.

 

마지막 한 명은 평범했지만세 명중에서 가장 마음이 따뜻했고 나머지 두 친구들을 자기보다 사랑했습니다.

 

어느 날 평범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두 친구는 다 제쳤놓고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말많은 친구는 평범한 친구의 관을 보자 어느 누구보다 서럽게 울었습니다.

 

마치 자기 부모가 돌아가신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슬프게 울었습니다.

 

말없는 친구는 그냥 덤덤히 서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소곤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친하다면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냐고...정말 저 슬피 우는 친구가 친구답다고.

 

거의 1시간동안 말많은 친구는 실신할 정도로 울었고 말없는 친구는 계속 서있기만 했습니다.

 

둘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말없는 친구가 "요기라도 하려 가자."

 

둘이서 식당으로 향할 때 말없는 친구가 약국으로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말많은 친구는 어디가 아픈가 하고 같이 들어갔습니다.

 

놀랍게도 말없는 친구의 두 손바닥은 피범벅이 되어 있었습니다.

 

얼마나 손을 꽉 쥐었는지 손톱이 손바닥을 뚫은 것이었습니다.

 

피는 손바닥뿐만 아니라 팔에 흘려 온통 피투성이었습니다.

 

그가 흘린 것은 눈물이 아니라 핏물이었습니다.

 

너무 슬프면 눈물이 아니라 핏물이 흐른답니다.

 

 

 

 

 

#포도잼#

 

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나?

 

작년 여름, 어머니는 집안에 넘쳐나는 포도를 처리한다며 잼을 만드셨다.

 

무더위속에서 포도를 씻고 끓이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몇시간동안 힘들인끝에 빛깔 고운 포도잼이 완성되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셨다.

 

그런데 한참뒤 시장에 다녀오신 어머니가 갑자기 큰소리로 화를 내며 방으로 들어와 다짜고짜 물으셨다.

 

"아니, 누가 포도잼 병을 깨뜨렸어? 지혜, 네가 그랬니?"

 

내가 안 그랬다고 하자 이번에는 동생에게 다가가 막무가내로 혼을 내셨다.

 

"그럼, 네가 그랬지? 엄마가 이 더위에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해서 만들었더니 그걸 깨뜨리곤 몰래 휴지통에 버려? 내가 정말 너 때문에..."

 

어머니는 몹시 화가 나셨다. 그러나 동생은 억울하다는 듯 아니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다가,끝끝내 어머니가 믿어주지 않자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런데 다음날, 우리 집에 오신 이모의 손에 웬 포도잼이 들려 있었다.

 

"언니, 미안해! 어제 집에 왔었는데 냉장고를 열다가 잘못해서 그만 포도잼병을 깨뜨렸지 뭐유?

 

말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없고, 또 바빠서 그냥 집에 갔지. 대신 오늘 포도잼 사 왔어"

 

이모의 말에 어머니와 나는 무척 당황했다. 잠시 뒤 포도잼에 얽힌 사연을 들은 이모가 동생에게 미안해 하고 있는데 그때 동생이 막 들어왔다.

 

동생은 손에 들린 포도잼을 어머니께 내밀면서 말했다.

 

"엄마, 어젠 죄송했어요. 정말 힘들게 만드신 건데 ... 그래서 새로 포도잼 사왔는데 저 용서해 주실거죠?"

 

순간 어머니는 동생을 부둥켜 안고 정말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이셨다.

 

 

 

 

 

*할머니의 초콜렛*

 

그날 현충사 정원의 벤치에는 초가을의 따스한 햇살이 한가롭게 내려앉아 있었다.

 

그때 고요함을 깨뜨리며 어디선가 확자지껄한 소리가 밀려들더니 ’효도관광’이란 플래카드를 허리띠처럼 두른 관광버스에서 노인들이 하나둘 내려서고 있었다.

 

대부분 칠십이 훨씬 넘어보이는 그 노인들 중에서 한 노부부가 걸음을 옮겨 벤치로 걸어가 앉았다.

 

쭈글쭈글한 피부, 검은 머리칼을 셀 수 있을 만큼 세어버린 은빛 백발. 할아버지의 콧잔등에 맺힌 땀을 닦아주는 할머니의 손이 갈퀴발처럼 거칠어 보였다.

 

"영감, 힘들지 않소?"

 

"나야 괜찮지만 몸도 편치않은 당신이 따라나선 게 걱정이지" 그러고 보니 할머니의 얼굴엔 병색이 완연했다.

 

"내 걱정일랑 붙잡아 매시고 당신이나 오래 사슈"할머니는 허리춤을 뒤적여 뭔가를 꺼내들며 말했다.

 

"자, 눈을 꼭 감고 입이나 크게 벌려 보슈"

 

"왜?"

 

"쪼꼬렛 주려고 그러우"

 

할아버지는 엄마 말 잘듣는 아이처럼 시키는 대로 눈을 감고 입을 벌렸다. 얇은 은박지가 잘 벗겨지지 않는지 할머니는 몇 번 헛손질을 한 뒤에야 겨우 알맹이를 꺼낼 수 있었다. 그러고는 그것을 할아버지의 입속에 넣어주었다.

 

갑자기 할아버지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야? 이건 쪼꼬렛이 아니잖아?"

 

"그렇수. 영감. 부디 나보다 오래 사시유"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입속에 넣어준 것은 우황청심환이었다. 할머니의 눈속에 정감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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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사랑☆

 

서로 열렬히 사랑해서 결혼하게 된 한 쌍의 연인이 있었다. 남자는 아파트 한 채를 미리 사 두었고,

 

여자는 아파트 규모에 맞을 만한 가구와 가전제품을 점찍어 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하루 앞침에 형편이 어렵게 되었다.

 

그 충격으로 여자의 아버지는 쓰러져 병원 신세까지 지게 되었다.

 

결혼을 한 달여 앞둔 날,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여자의 두 손을 꼭 잡고 말했다.

 

"혜원 씨, 사실 아파트는 내 것이 아니에요." 그러자 여자의 눈에서도 눈물이 즈르르 흘러내렸다.

 

"괜찮아요. 전 이제 그집에 채울 살림살이를 하나도 준비할 수 없는 걸요.

 

" 그리하여 두 사람은 다칸 전세방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남자의 월급은 보통 사람들보다 적었지만 여자는 마냥 행복했다.

 

일년 뒤 여자의 아버지는 다행히 건강을 회복해 사업을 일으켰다. 그러자 여자는 조금씩 자신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크고 좋은 가구들을 얼마든지 살 수 있게 되었는데 남자에게 집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결혼 전에 남자가 자기를 속였던 사실이 떠올랐고 억울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여자는 친정어머니에게 자신의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사실은 김 서방이 아무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털어놓아야겠구나

 

." 남편은 아무것도 해올 형편이 못 되는 신부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상할까 봐 차라리 아파트를 팔아 장인의 빚을 갚았고

 

매달 월급의 일부를 병원비로 썼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여자는 남편의 깊은 사랑에 행복함을 감출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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