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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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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문화홍보국 [commu] 쪽지 캡슐

2007-08-07 ㅣ No.223

 

鄭 추기경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발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鄭鎭奭) 추기경은 오는 8월 15일 ‘성모 승천 대축일(聖母昇天大祝日, Solemnity of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 into Heaven)’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했다(全文 첨부).

“인간 생명 볼모로 자신의 이익 추구해선 안돼”

정 추기경은 메시지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님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상생활을 마치고 하늘의 영광으로 올림 받으심을 경축하는 날”이라며 “성모님의 승천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성모님처럼 구원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불안하고 혼탁한 이 세상에 참된 평화를 청하자”고 권고하며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된 이들과 유가족, 이번 사건으로 고통받고 있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 생명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도 강조했다.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전문(全文)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 8월 15일자에 실린다.

한편 정진석 추기경은 오는 15일(수) 낮 12시 명동성당에서 ‘성모 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고 메시지를 낭독한다.

 

2007년 ‘성모 승천 대축일’ 메시지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한국 교회의 주보(主保)이신 성모 마리아의 승천 대축일(昇天大祝日)입니다. 원죄 없으신 성모님이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상생활을 마치시고 하늘의 영광으로 올림 받으심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이 기쁘고 복된 날에 주님의 은총이 여러분에게 가득하게 내리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은 우리 한국교회에게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우리나라가 36년 간의 일제 압제에서 벗어나 해방을 맞은 광복절이고 또 우리 교회는 성모님께 특별히 봉헌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승천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성모님처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 희망을 안겨 줍니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언제나 우리 교회와 함께 계시고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항상 하느님께 전구(轉求)하고 계십니다. 과연 성모님은 우리 신앙인들의 어머니이십니다. 그분은 “수많은 전구로 우리에게 영원한 구원의 은혜를 얻어 주시며 당신의 모성애로 아직도 나그네길을 걸으며 위험과 고통을 겪는 우리 신앙인들을 돌보시며 행복한 고향으로 이끌어 주십니다”(교회헌장 62항).

 

성모님은 어떤 분이셨습니까? 하느님의 은총으로 원죄 없이 태어난 마리아는 평생 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으며 충실하게 실천한 참된 신앙인이셨습니다. 나자렛 처녀 마리아는 동정녀인 자신이 잉태해 아들을 낳을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무척 당황합니다. 그러나 그분은 모든 것을 하느님 뜻에 온전히 맡겨 드립니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위대한 신앙의 순명으로 마리아는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성모님은 구세주 예수님의 어머니이시면서도 동시에 아들 예수님의 충실한 제자로 사셨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이 걸으셨던 길을 함께 가셨고 예수님의 고난에 누구보다도 가장 깊이 참여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일생을 하느님의 뜻을 따라서 가난하고 약한 이,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하셨듯이 성모님께서도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사셨습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경축하면서 무엇보다도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님께 불안하고 혼탁한 이 세상에 참된 평화를 청합시다. 주님께서도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요한 14,27)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그리스도의 평화는 오늘날 세상에서 가장 먼저 추구해야 하는 주님의 뜻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세상은 그리스도께서 원하신 평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세상곳곳에는 전쟁과 테러 등 생명의 가치가 경시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을 슬픔에 빠뜨린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납치와 살해 사건은 인간 생명의 가치를 훼손한 단적인 예입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희생된 분들의 영원한 안식과 유가족들에게 위로가 되도록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 사건과 관련해 고통받고 있는 모든 분을 위해서도 함께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인간 생명을 볼모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이 이기적인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기중심적인 삶에 몰두하는 것은 세상의 평화를 위태롭게 합니다. 우리가 타인의 삶을 존중할 때 함께 공존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건설하는 첫 걸음이 될 것입니다. 특히 정치․경제․사회의 지도층에 속한 사람들이 희생적이고 모범적인 언행으로 평화에 이바지하는 사람의 자세를 먼저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각 분야의 지도자들에게는 국민들의 삶을 평화롭게 만들어야 하는 더 큰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도 평화의 도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겸손하게 성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우리 신자들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왜냐하면 신앙인들은 세상 안에서 평화와 정의의 증거자로 살아가도록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일생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충실한 응답이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자신의 삶, 특히 고통과 수난의 삶 속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포기하고 하느님의 뜻에 자신을 봉헌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인도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서 성모 마리아가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신 것처럼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어머니는 어느 누구에게나 한없는 사랑과 평화를 느끼게 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어머니인 성모님께서도 항상 세상과 우리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께 전구하고 계십니다. 우리들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와 어려움이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의 사랑과 도우심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성모님의 승천을 통해 보여 주신 하느님의 큰 은총이 여러분과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평화의 모후(母后)이신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 주소서, 아멘.”

2007년 성모 승천 대축일에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

정진석 추기경

 

▣ 성모 승천 대축일(聖母 昇天 大祝日) - 8월 15일

초대 교회시대(5세기 경)부터 지켜온 성모 승천 대축일은 성모 마리아가 지상에서의 생활을 마친 후 영혼과 육신이 함께 하늘로 올라갔음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성모 승천은 초기 교부들의 가르침으로 일찍부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를 믿어 왔으며 1950년 11월 1일, 교황 비오 12세는 ‘성모 승천’을 믿을 교리로 반포하였다.

성모 승천은 비록 성경에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초대 교회부터 내려오는 믿을 만한 전승(傳承)과 구세사(救世史)에 있어서 성모의 역할, 성모와 그리스도와의 관계, 교회 안에서의 성모의 위치 등으로 받아들여진 신학적 결론이다. 즉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은 성자를 잉태하여 생명의 창조주를 낳으신 마리아의 육체에 무덤의 부패를 면하게 하신 것이다.

 

▣ 한국 가톨릭교회의 수호성인 성모 마리아

제2대 조선교구장 앵베르(L. Imbert. 范世亨) 주교는 1838년 12월,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를 조선 가톨릭교회의 주보성인(主保聖人, 수호성인)으로 정해 줄 것을 교황청에 요청했다. 1841년 교황 그레고리오 16세는 이를 승인했고, 이를 계기로 조선의 성모 신심 (信心)은 더욱 활성화 됐다.

광복 이후에는 광복일(1945. 8. 15)과 대한민국 건국일(1948. 8. 15)이 성모 승천 대축일과 겹치면서 이 모든 것이 한국 교회의 수호성인 성모 마리아가 보살핀 결과라는 인식 아래 성모 신심이 각별해졌다.

 

▣ 광복절과 성모 승천 대축일

한국이 일제 치하에서 벗어난 8월 15일은 바로 ‘성모 승천 대축일’이었다. 이에 한국 천주교회는 광복을 성모 마리아의 선물로 해석하고 광복의 기쁨에 동참하여, 민족의 해방과 세계 평화의 회복에 감사하는 미사를 전국 성당에서 집전하는가 하면 광복 당시 많은 성당에서 특별 행사를 열었다.

오늘날에도 한국 천주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지내며 8․15 광복의 기쁨을 함께 기념하고 있다.

 

▣ 모든 기도의 전구자(轉求者) 마리아

가톨릭교회는 구세주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 특별한 공경과 기도를 드린다.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기도와 성모님에게 드리는 기도는 확실히 구분된다. 하느님께 기도할 때는 직접 ‘무엇을 해 달라’고 청하지만 성모님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하느님께 대신 빌어 달라’고 청한다.

성모님께 기도할 때는 항상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한다. 아들 예수님의 구원사업에 가장 가까이에서 협조한 성모님은 모든 것이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으므로 공경하며, 기도를 대신 청하는 것이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마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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