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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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너머의 의미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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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식 [goodactor] 쪽지 캡슐

2024-05-12 ㅣ No.231425

나의 사랑 속에서 너 무엇이 될까

사람인 우리 모두를 사랑하는 하느님을 위해서도, 그리고, 하느님으로부터 사람인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그들은 그 사람들이 되었다는 것을 알기를(알자)
사람이 갑자기 변하면 죽을 때가 다 되었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사람은 때론 갑자기 철이 들기도 한다
철이 들면 생각도 좀 깊어지고 매사에 함부로 여기던 것들도 웬지 조심스럽게 대하고 다루기도 한다
애지중지까지는 아니어도 그 깊어졌다는 생각만큼, 들 대로 든 철만큼 말이다
우리가 우리인 상태에서 좋게 여기던 사람들이 하나둘 떠날 때마다 우리는 때론 허전하다
우리가 생각하기에도 그런 이들은 우리나 혹은 누군가들을(과거 방직공장에서, 미싱공장에서 15, 16시간을 혹사당하며 짐승처럼 다루어졌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 서슬퍼런 독재권력의 만행에 살이 찢기고 피가 터지게 맞고 갇혔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 머나 먼 이국땅이지만 어린 애들때부터 총들고 사람을 죽이며 살벌한 살인병기가 되어갔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 그렇게 어렵고 힘든 현실과 상황 속에서 인간다운 삶과 행복을 꿈꾸지도 못했던, 고통과 아픔 속에서 신음을 낼 줄도 모르던 이들, 그 목소리도 죽었던 이들)의 눈에 서린 어둠을 이해하고 대신 가슴아파하며 남몰래 서러워하고 그들이 흘릴 줄 몰랐던 눈물을 흘리며 그 슬픔과 탄원과 연민을 기도와 봉사의 삶으로 승화시키며 사랑했던 이들이다
우리가 사랑한 이들과 그런 우리였던, 그 누군가였을 우리를 사랑했던 이들은 사뭇 다르다
그렇게 그 누군가였을 우리를 사랑한 이를 우리는 우리의 신으로 먼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이들은 아마도 그 본보기를 따라 그 사랑의 진실을 자신의 삶 속에서 찾으려 했던 이들이었을 것이다
이태석 신부하면 아마도 우리가 기억하는 그 사람들의 대표일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도, 이경재 신부도
사람인 우리에게 좋은 것과 사람인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그런 우리에 의해, 우리의 상태에 따라 차이가 날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어쩌면 그 둘이 같지 않을 수도 있다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끔찍히도, 자신보다 더하게, 몸이 부서져라 사랑했던, 스스로를 늘 하느님의 몽당연필이라 여겼던 마더 테레사와 같은 성인과 한 두 사람도 아니고 무려 스물 몇을 살해했던 유영철 같은 연쇄 살인범, 탱탱하고 건강미 넘치는 아가씨들만을 골라서 욕정을 채우고 성폭력을 일삼았던 사이비교주, 분명 대면하면 그렇게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병든 이들은 살려고 독한 약과 항암치료도 마다하지 않지만 극도의 자극과 일탈에 맛들인 이들은 코카인부터 헤로인, 필로폰도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마약중독자가 되고 만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분명한 선택지를 주었다
우리에게 있을 양화와 악화의 모든 가능성과 햔실태 사이에 분명한 그 모든 선택지를 말이다
우리는 그런 선택지를 우리가 잘 아는 단어들로 뚜렷이 기억하고 있다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
하느님이 사랑으로 낸 우리 모두는, 각자는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은 우리가 그 사실을, 그 진실을 알고 모르고에 달려 있을까
우리는 선과 악이라 말해지는 우리 인간성의 양면의 간극에서 우리의 자유의지가 철철 넘치게, 활발하게 어느 쪽으로든 활성화되며 움직이고 있고 우리의 삶과 일, 전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를 통해 어느 정도 잘 알고 있다
우리를 통칭하는 인류의 역사는 그런 생생한 다큐멘터리와도 같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끊이지 않는 착취와 수탈, 폭력과 억압은 끝날 줄 모르는, 멈출 줄 모르는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라는 질문은 식상하다
무엇이 잘못된걸까라는 의문은 심심하다
왜 그런걸까라는 궁금증은 한심한 상상이다
어찌 보면 성경의 통사적 가르침에 비추어, 그 모든 것은 유형무형의 선택에 따라 오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모두를 포괄하는 선택지가 가져오는 사실성의 실체적 진실이 펼쳐지고 보여지는 것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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