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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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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peterpan65] 쪽지 캡슐

2003-09-04 ㅣ No.56664

 김승훈 마티아 신부님의 선종 소식을 들었다.

 

아...

 

순간 숙연해질 수 밖에 없었다.

 

존경하는 신부님...종교란 울타리 안에서 염불 외듯 가부좌만 틀고 계시지 않았던 신부님.

 

열두 제자를 이끌고 몸소 형극의 길을 걸으시며 세상의 비뚤어짐을 바로 잡고자 했던 나자렛 예수 그리스도처럼 그 분은 그렇게 실천하고자 하셨다.

 

이제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 나라로 가심에 한편으론 숙연해졌지만 또 한편으론 주님의 나라에 드심을 축하 해주었다.

 

9월 4일 명동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세속의 이기에 한껏 젖어있는 나로서는 도무지 짬이 나질 않았다.

 

전날 저녁기도때 그분의 명복을 빌면서 영결미사에 참석하고 싶지만 가지 못함을 주님께 고했다.

 

다음날, 그러니까 오늘, 너무나 뜻밖의 기적이 나에게 생겼다.

 

전혀...아주 전혀 계획에 잡혀 있지 않았던 일이 생겼다.

 

몇 시간전, 아니 몇분전 까지 업무상 전혀 계획에 없었던...

 

바로 명동성당을 꼭 가야만 하는 일이 놀랍게도 생겼다.

 

그때 시간은 비록 오전 10시가 넘은 시간이었지만 나는 너무나 뜻밖의 업무에 어안이 벙벙 할 정도였다.

 

명동성당을 갔다.

 

대성당에서는 미사가 진행중이었고 바깥에는 스피커로 미사 상황이 중계 되고 있었다.

 

성당 마당에는 많은 의자가 놓여 있고 미사외 행사가 한참 준비중이었다.

 

들머리서부터 차량이 통제가 되어 걸어 올라갔다.

 

그리고 스피커로 흘러 나오는 대성당안의 미사를 귀로 들으며 큰 현수막에 걸려있는 그분의 살아 생전 모습을 보며 잠시 고개숙여 그분의 명복을 비는 기도를 주님께 올릴 수 있었다.

 

명동성당을 나오면서 나는 오늘의 작은 기적을 대하며 주님의 큰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나를 책망했다.

 

가고 싶지만 갈수 없다는 세속적 이유를 주님은 들으시고 잠시나마 그곳으로 나를 인도해 주셨다.

 

죽어가는 사람이 벌떡 일어나 걷는것만이 기적은 아니지 않은가?

 

나에게 오늘 일어난 너무나 뜻밖의 일이 바로 그분이 내게 증거하신 큰 기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님께선 항상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확신에 오늘 몸서리 쳐 지도록 무섭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마음 너무 든든하다.

 

신기하지 않은가? 어제 저녁때 가고 싶다는...하지만 그럴수 없다는 기도를 드렸건만...

 

나에겐 핵무기 보다도 크고 무서운 무기가 있다.

 

감사! 감사! 또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다시한번 신부님의 명복을 빌어보며 오늘 명동성당을 걸어 내려오던 내 뒷모습을 바라보고 계셨던 주님의 미소를 떠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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