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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ㅣ교회음악
신앙과 음악: 성체를 찬미하는 노래 - 성체 안에 계신 예수

366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6-09

[신앙과 음악] 성체를 찬미하는 노래 ‘성체 안에 계신 예수’

 

 

가톨릭 성가책에는 교회 전통 안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아름다운 성가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성가책 194번 ‘성체 안에 계신 예수(Ave verum corpus)’입니다. 이 성가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라틴어 성체 찬미가에 모차르트가 선율을 붙인 성가입니다.

 

‘성체 안에 계신 예수’는 성체 안에 참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몸을 고백합니다. 대체로 13세기에서 14세기 무렵에 형성된 것으로 여겨지며, 이후 교회 안에서 오랫동안 성체를 공경하는 기도로 불려 왔습니다.

 

이 찬미가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예수님의 강생과 수난, 죽음의 신비 안에서 바라보게 합니다.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신 몸”이라는 표현은 예수님의 강생을 떠올리게 하고,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몸”이라는 표현은 우리를 위하여 자신을 내어 주신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기억하게 합니다. “물과 피가 흘러 나왔다”는 표현은 교회 전통 안에서 세례성사와 성체성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Ave verum corpus, natum de Maria Virgine

참된 몸이시여, 동정 마리아에게서 나신 몸이시여.

Vere passum, immolatum in cruce pro homine

참으로 수난하시고, 사람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희생되신 몸이시여.

Cujus latus perforatum unda fluxit et sanguine

그분의 찔린 옆구리에서 물과 피가 흘러나왔나이다.

Esto nobis praegustatum in mortis examine

죽음의 시련 때에 저희가 미리 맛볼 양식이 되어 주소서.

O Jesu dulcis, O Jesu pie, O Jesu fili Mariae

오 감미로우신 예수님, 오 자애로우신 예수님, 오 마리아의 아드님 예수님.

Miserere mei. Amen.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멘.

 

이 아름다운 가사에는 많은 작곡가들이 선율을 붙였습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하여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음악, 바로크와 고전주의 음악, 현대 성음악에 이르기까지 여러 노래로 불리어 왔습니다. 그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작품이 모차르트의 ‘성체 안에 계신 예수’입니다. 이 작품은 1791년 성체 성혈 대축일에 처음 연주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짧고 절제된 곡이지만, 성체 앞에서 드리는 기도의 고요함과 깊이를 잘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곡은 가사의 의미를 조용히 묵상하게 해 줍니다.

 

칼 젠킨스는 자신의 작품 『슬픔의 성모』 제10곡에 ‘성체 안에 계신 예수’를 배치하여, 성모님의 슬픔과 그리스도의 수난을 연결합니다. 십자가 아래 성모님의 슬픔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십자가 위에서 몸을 내어 주신 그리스도께로 향합니다. 이를 통해 그리스도의 수난과 성체성사의 신비를 함께 묵상하게 됩니다. 이처럼 이 성가는 우리를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께 더 깊은 믿음으로 나아가게 하며, 그 사랑에 감사하고 응답하는 삶으로 초대합니다.

 

 

 

[2026년 6월 7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의정부주보 4면, 김재근 대철베드로 신부(백석동 협력사목, 교황청립 성음악대학 그레고리오 성가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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