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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26: 한국 교회의 사도 바오로

576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6-16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26) 한국 교회의 사도 바오로


최양업 신부, 짚신 신고 12년간 7000㎞

 

 

최양업 신부는 짚신 신고 나무 지팡이 집고, 이 고을 저 고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했다. 그래서 ‘땀의 순교자’, ‘길 위의 사제’라고 불린다. 사진은 충북 진천 배티성지에 있는 최양업 신부 동상. 가톨릭평화신문 DB.

 

 

“최양업 토마스 신부에 대해 좀 아세요?”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질 경우,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에 대해서는 모르는 신자가 없고, 비신자라도 어느 정도 교양이 있는 분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최 신부를 복자로 모시자!” 최 신부의 시복 추진이 한국 교회의 최대 현안이라는 사실을 로마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최 신부는 ‘가경자’(可敬者, Venerable)로 불립니다. 가경자는 교황청 시성성 시복 심사에서 영웅적 성덕이 인정된 ‘하느님의 종’에게 붙이는 존칭입니다. “복자 다음에는 성인!” 2018년 1월 주교황청 한국대사로 부임하여 최 신부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주무 부처인 시성성 장관을 면담했습니다. 당시 장관이었던 아마토 추기경은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예견하고 계시더군요. 저도 최 신부가 순교자가 아니어서 기적 심사가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 대화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박해 시대 방방곡곡 복음 전하러

 

“최 신부는 혹독한 박해 시절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관헌의 눈을 피해 주로 산길로 짚신을 신고서. 발바닥이 닳아 새살이 돋고, 또 닳고 또 돋고… 12년 동안 7000㎞를 걸었지요. 이탈리아 A1 고속도로의 9배 거리입니다. 40세에 괴질에 걸려 길 위에서 선종하셨습니다. 최 신부의 삶은 그 자체가 기적입니다. 그는 한국의 바오로 사도입니다.”

 

이탈리아 출신의 성직자가 한국의 짚신을 알 턱이 없지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대 로마 시대부터 주로 가죽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나 이냐시오 성인의 유품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에는 가죽신이 있습니다. 지금 보아도 튼튼해 보여요. 아마토 추기경에게 짚신을 설명해 드렸더니 처음 들었는지 다소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더군요. 밀라노와 나폴리를 잇는 A1 고속도로(760㎞)는 한국의 경부고속도로에 해당하는 이탈리아 대동맥입니다. 짚신을 신고 이 고속도로의 9배 거리를 걸었다고 하니 놀랄만한 일이지요.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리스와 터키의 주요 지역을 세 차례나 순회했습니다. 최 신부의 선교 열정이 바오로 사도를 똑 닮았습니다.

 

아마토 추기경은 한국 교회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보였습니다. “대사님은 소속 교구가 어디세요?” “서울입니다만….” “한국의 여러 교구에서 최 신부의 시복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던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예, 한국은 교구 개념이 서양처럼 명확하거나 분절돼 있지 않아요. 편의상 행정구역에 따라 나눠 놨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한국의 16개 교구는 각자 독립성을 갖고 있지만 한 교구처럼 협력을 잘합니다.”

 

최 신부 시복은 한국 교회 전체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출생(충남 청양 다락골, 대전교구), 본당(충북 진천 배티성지, 청주교구), 선종(경북 문경, 안동교구), 묘지(충북 제천 배론성지, 원주교구), 기적 발생(경기 의정부, 의정부교구) 등 최 신부 관련 유적지가 여러 교구에 걸쳐 있는 사실을 아마토 추기경에게 설명해 드렸습니다. 최 신부의 활동 반경이 그만큼 넓었다는 사실까지.

 

“추기경님, 2021년이 최 신부 탄생 200주년 되는 해입니다. 한국 교회는 최 신부의 시복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대사님,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기도 없이는 시복이 어렵습니다. 한국 교회가 기도를 많이 해야 합니다!”

 

증거자의 시복에는 1건 이상의 기적이 필요합니다(순교자의 경우 기적심사 면제). 시성성의 기적 심사는 엄격하기로 유명합니다. 치유 과정이 당대의 의술로 설명될 수 있거나 치유된 병이 재발하면 기적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시성성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더라도 시복되는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만 아주 드물지요. 그것은 최종 승인권을 가진 교황님의 관면입니다. 최 신부의 시복 심사는 진행 중입니다.

 

 

우리들의 기도

 

중요한 것은 최 신부에 대한 기도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도록 최 신부를 통해 빌어야 합니다. 이때 기적이 일어나야 '최 신부의 기적'으로 인정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경우 파킨슨병을 앓던 프랑스의 한 수녀가 그분을 통해 기도한 후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완치된 것이 기적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한국의 성인과 복자는 모두 순교자입니다. 최 신부가 시복되면 한국에서 증거자로서 복자가 되는 첫 사례가 됩니다. 6월 15일은 최 신부 선종 159년이 되는 날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6월 14일, 이백만(요셉, 주교황청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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