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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사목] 우리농촌살리기운동 25주년6: 우리농 물품 나눔, 현황과 과제

117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9-23

[우리농촌살리기운동 25주년 -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6) 우리농 물품 나눔, 현황과 과제


물류는 우리농 정신 실현하는 수단… 전국 우리농 하나로 잇다

 

 

- 도시민과 농민의 직접 만남을 통한 농산물 소비를 이끌어내고자 지난 2016년 6월에 시작된 명동 보름장. 가톨릭평화신문 DB.

 

 

교회의 우리 농촌 살리기는 ‘운동’으로 시작했다. 생명 농산물 유통 역시 그 정신에 걸맞게 ‘직거래’로 이뤄졌다. 하지만 직거래로 가톨릭 농민들이 생산하는 모든 농산물을 다 소비할 수는 없었다. 우리농 또한 농산물의 흐름, 곧 물류(物流) 사업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농촌살리기운동 전국본부는 2006년 8월 교구별로 진행하던 직거래나 물류를 통합, ‘유한회사 우리농’을 출범했다. 전국 우리농의 물류 통합은 쉽지 않았다. 재정적 어려움에도 직면했다. 그 와중에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가 2016년 7월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에 물류센터를 신축하면서 전국 물류센터는 우리농 서울대교구 본부에 포괄 양도, 양수됐다. 이에 따라 우리농 서울대교구본부의 물류센터는 전국 우리농을 하나로 잇는 물류센터로 기능하게 됐다.

 

가톨릭농민회 청주교구연합회 청천분회에서 생산한 유기농 건고추가 막 입고됐다. 2.7㎏들이 비닐봉지 60개에 포장돼 물류센터 입ㆍ출고용 도크를 거쳐 하역된다. 운반용 수레에 실린 건고추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물류센터 2층으로 옮겨져 분류된다. 잘 말린 고추를 내려놓자마자 우리농 청주교구본부 물류팀 전병선(로마노, 36) 부장은 교구로 가져갈 물품을 차에 싣느라 바쁘다. 교구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품들, 두부와 우유 같은 일일 배송품, 우리밀 약과나 홍삼액, 황태포 같은 명절 용품 등이 대부분이다.

 

영상 5℃ 이하로 설정된 냉장 집품실(DPS)에서 직원들이 교구별로 들어온 농산물과 2차 가공품을 선반에서 꺼내 분류하고 있다.

 

 

박주영(이시도르, 49) 가농 원주교구연합회 사무국장도 잡곡과 햇밤, 유기농 옥수수로 만든 옥수수퐁 등 1ㆍ2차 농산물을 차에 한가득 싣고 들어왔다. 역시 교구에서 생산되지 않는 일일 배송품이나 신선식품, 명절 용품 등을 한가득 싣고 떠난다.

 

날마다 오후가 되면, 우리농 서울대교구본부 물류센터에는 1t 탑차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11개 교구 가톨릭농민회 교구연합회별로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이나 2차 가공품을 내려놓은 뒤 자신의 교구에서 생산되지 않는 물품을 가져간다. 입ㆍ출고가 차례로 이뤄지고 상온ㆍ냉동ㆍ냉장ㆍ일일 배송 물품으로 분류돼 1층 냉장(244.6㎡)ㆍ냉동(132.2㎡) 시설, 2층 상온(419.8㎡) 시설로 옮겨진다. 냉동실은 영하 18℃ 이하, 냉장실은 영상 5℃ 이하, 신선실은 영상 10℃ 이하로 맞춰 24시간 신선도를 유지한다. 냉장ㆍ냉동품은 120개 품목, 상온은 360개 품목이 출하지별로 선반에 쌓인다. 일일배송품까지 합치면 1000여 가지 품목에 이른다. 1차 농ㆍ축산물이 40%, 2차 가공품이 40%, 생활용품이 20%를 차지한다. 선반에 분류된 이들 물품을 골라 상자에 포장하는 과정까지 한꺼번에 ‘집품’(Picking & Boxing) 과정을 거쳐 소비지로 출고한다. 유한회사 우리농 시절에 도입한 ‘디지털 선별 시스템’(Digital Picking System, DPS)을 업그레이드했다. 교구별 입고에서 출고까지 시나브로 이어지는 우리농 물류 시스템은 가톨릭 농민들의 안정적 유통망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과제는 농민들의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소비다. 교회에서 절반도 소화하지 못한다. ‘얼굴 있는 농산물’이다 보니 농민들에게 수확과 나눔의 기쁨을 나눠줘야 하는데, 쌀이든 농산물이든 소비가 턱없이 부족해 일부만 수매하는 게 현실이다. 더욱이 우리농 운동이 생산비 보장 운동이기에 가농 생명농업실천위원회와 협의해 가격을 산출하고 책정해야 하는데, 소비가 부족해 농민들의 생산비를 충분히 보장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다.

 

물론 줄어드는 쌀이나 농산물 소비를 늘릴 대안은 많지 않다. 그래서 ‘명동 보름장’과 같이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와 대면하는 장을 개설하며 소비 트렌드 변화에 적응해 가려 한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들의 생활 리듬에 맞춰 주문 가능 시간을 사흘 전 오후 5시 30분 마감에서 이틀 전 오전 8시로 14시간 30분 연장했다. 나아가 현재의 쇼핑몰(www.wrn.kr)을 보완, 주문을 보다 편리하게 하도록 했고, 또 모바일 결제도 가능하게 했다. 온라인 택배 주문사업을 확대, 생산지에서 직접 우리농 회원들에게 출하하고 배송하도록 하는 한편 배송 물품을 다양화했다. 또 현금으로만 가능했던 회원 가입비 3만 3000원 결제를 신용카드로도 가능하게 했고, 전화 결제 기능도 도입했다. 나아가 모바일 주문 앱 개발을 검토 중이다.

 

손성훈(라파엘) 우리농 서울대교구본부 물류사업국장은 “상설 매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매일 배송을 시행하고 있다”며 “1차 농산물 중심으로 이뤄진 공급 품목을 다양화하고 있고, 새로운 품목을 발굴하기 위한 산지 개발 또한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우리농 서울대교구 부본부장 이승현 신부

 

우리농 서울대교구 부본부장 이승현 신부는 물류를 우리농 정신을 실현하는 ‘몸’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정신만 바꾸는 게 끝이 아니라 식탁을 바꾸고 삶을 바꿔야 한다”면서 “이를 실현하는 수단이 바로 물류”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 신부는 “물류는 사업적인 특색이 강행 우리농이라는 정신과 물류라는 수단을 잘 조화시켜 나가는 것 또한 어려움이 많다”고 고백했다.

 

“교회 밖에서야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지만, 농민들은 가격 폭락으로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농에선 그 안전판으로 생산비를 기초로 가격을 책정합니다. 농민들의 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덧보탠 뒤 최소한의 물류비를 포함해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이죠.”

 

이 신부는 그래서 “싼 것만 찾는 게 세태지만, 그것은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교회는 바른 소비, 정의로운 식탁을 만들어가는 대안으로서 우리농 운동을 전개해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교회가 왜 장사를 하느냐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직접 판로를 개척할 수는 없는 농민들을 돕고자 교회가 중개 역할을 하는 것인 만큼 우리농 운동과 물류 사업에 더 많은 기도와 사랑,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9월 22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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