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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왜 신부님은 결혼할 수 없나요?

47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3-07

[궁금해요 교회법 전례 Q&A] 왜 신부님은 결혼할 수 없나요?

 

 

신학생 시절, 로마 유학 중 사제 양성 교육을 받았던 인류복음화성 산하 “콜레지오 우르바노” 국제 신학교에는 동방 가톨릭 교회 소속 신학생들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사제독신제를 선택해 지키는 라틴 교회에 속하지만, 동유럽의 많은 지역은 동방 교회에 속해서 기혼 사제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동방 가톨릭 신학생들에게 장난스럽게 “여자 친구 있어?”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부제품 날짜가 다가오면 “결정했어?”라는 질문도 던져봅니다. 물론, “콜레지오 우르바노”에 오는 동방 가톨릭 신학생들은 모두 독신을 지향하지만, 부제품 전에는 혼인할지, 독신생활을 할지 다시 완전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제독신제는 단 한 번도 “믿을 교리”(dogma)로 선언된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정하신 “신정법”이 아니라 사람이 정한 “인정법”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수님의 첫 제자이자 초대 교황이신 베드로 사도께서는 아내가 있는 기혼자였습니다. 열두 사도 모두 요한 사도를 제외하고는 혼인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동방 전례에 속하는 교회는 주교와 수도사제만 독신을 지키고 나머지 신부와 부제는 혼인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라틴 교회의 전통은 동방 교회와는 다르게 발전했는데, “혼인하지 않은 남자는 어떻게 하면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을까 하고 주님의 일을 걱정합니다.”(1코린 7,32)라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 말씀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306년 엘비라 공의회에서 사제독신제가 몇몇 지역에 한정하여 처음으로 법제화되었고, 여러 교황과 지역 공의회에 의해 재확인되다가 1123년 제1차 라테란 공의회와 1139년 제2차 라테란 공의회에서 모든 라틴 교회의 보편법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래서 사제독신제는 트렌토 공의회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거쳐 오늘날까지 라틴 교회의 소중한 전통으로 이어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독신 생활은 사제 직무 활동에 있어서 하느님께 봉사하는 가장 이상적인 생활 조건으로 인정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신 생활은 교회법의 명령일 뿐 아니라, 겸손되이 청해야 할 하느님의 고귀한 선물”(사제 양성 10항)로 여겨집니다.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사제독신제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님의 이 말씀이 떠오릅니다. ‘독신제 법규를 바꾸느니 목숨을 내놓겠다.’ 저는 독신이 교회를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독신생활을 영위하는 모든 사제를 위하여 기도해주시길 바랍니다.

 

[2020년 3월 8일 사순 제2주일 수원주보 3면, 이규용 유스티노 신부(교구 제1심 법원 성사보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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