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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교회ㅣ기타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33: 교황의 까만 가방과 여름 휴가

59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8-09

[엉클 죠의 바티칸 산책] (33) 교황의 까만 가방과 여름 휴가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휴가를 어디로 가시나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휴가철에 피정을 하는 ‘구세주의 어머니 경당’. 사도궁 2층에 있는 교황 전용 경당으로 벽면과 천장이 모자이크화의 대가인 루프닉 신부의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진은 경당에서 교황과 사제들이 초청 강사의 강연을 듣고 있는 모습.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세상을 맑게 해주는 신선한 말씀, 어떤 지도자도 함부로 따라 할 수 없는 거침없는 행보, 시골 성당 신부 같은 소박하고 겸손한 생활, 모든 이에게 위안을 주는 환한 미소…. 또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교황님을 가까이서 모시고 있는 비서와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참석자들 모두 교황님의 일상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털어놓았습니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압권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까만 가방이고, 다른 하나는 여름 바캉스였습니다.

 

 

낡은 까만 가방 손수 들고 다니는 교황

 

교황님은 외출하실 때마다 낡아 보이는 까만 가방을 손수 들고 다닙니다. 피정 가실 때에도, 해외 순방 가실 때에도! 까만 가방을 들고 비행기 트랩에 오르는 교황님의 모습이 인상적이지 않습니까. 미국 대통령은 핵무기 버튼이 들어 있는 블랙박스도 수행비서가 들고 다니는데 말입니다. 교황님 가방에 핵무기 버튼이 있을 리 만무하고, 혹시 그것에 버금가는 중요한 기밀문서라도 있을까. “그게 그렇게 궁금하세요? 말해 드리지요. 실망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참석자들의 시선이 비서의 입에 집중되었습니다. 네 가지 물품이었습니다. 세 가지 물품은 능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인데, 마지막 한 가지를 말할 때에는 모두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니, 교황님이 그런 것까지….”

 

다음은 8월의 바캉스. 로마 시민들에게 바캉스는 필수 연례행사입니다. 그들은 바캉스를 위해 1년을 사는 것 같습니다. 로마의 8월, 한국의 설이나 추석 명절 때 서울처럼 한산합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 내내! 로마 시민들이 약속이나 한 듯 바닷가로 산으로 바캉스를 떠나기 때문이지요. 짧게는 2주, 길게는 4주, 보통 3~4주! 그들은 8월 한 달 동안 로마를 비워 버립니다. 불볕더위 때문입니다. 40℃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 바늘로 찌르는 듯한 따가운 햇볕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 여행객들입니다. 올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양상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교황청 사람들도 대부분 자리를 비우고 바캉스를 떠납니다. 소수의 필수 요원만 남아 있어, 사실상 개점휴업이지요. 그러면 프란치스코 교황님도 바캉스를 가시나요? 가시면 어디로?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십니다. 역대 교황들은 관례적으로 가스텔 간돌포에서 여름을 보냈습니다. 로마 남쪽 방향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에 있는 교황 전용 여름 별장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교황님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 ‘두 교황’(메이렐레스 감독)의 배경이 바로 그곳입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바캉스를 위해 그곳에 갈 수 없습니다. 교황님이 2016년 가스텔 간돌포를 시민들에게 개방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박물관입니다. 교황님은 취임 후 그곳을 세 번 방문한 적이 있지만, 바캉스를 위해 찾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바캉스를 가지 않습니다. 8월에도 바티칸에 계십니다. 교황님은 ‘구세주의 어머니 경당(Cappella Redemptoris Mater)’에서 피정을 하신다고 합니다. 외부인의 출입이 엄격히 제한된 교황 전용 경당으로 시스티나 경당, 바올리나 경당과 함께 바티칸의 3대 경당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천장과 벽 등 다섯 개의 면이 슬로베니아가 낳은 모자이크화의 거장 마르코 루프닉 신부의 작품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비서들이 교황님께 “함께 바캉스 가자”고 건의한 적이 몇 번 있었답니다. “나는 지금까지 여름 휴가를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데…, 지금 와서 가라고?” 비서들은 이 말씀을 들을 뒤부터 바캉스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네요.

 

 

여름 휴가도 마다하고

 

교황님은 취임 이듬해(2014년) 8월 4박 5일 일정으로 한국을 특별히 방문하셨습니다. 한창 바캉스 시즌에! 대부분의 일정이 전임 교황 때 이미 정해져 있어서 불가피하게 개인 휴가 기간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교황님을 수행했던 참모들로서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소중한 바캉스를 사실상 반납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이토록 한국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로마에 와서야 알았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8월 9일, 이백만(요셉, 주교황청 한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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