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자료실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8일 (일)부활 제5주일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신학자료

sub_menu

한국ㅣ세계 교회사
[한국]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4: 파리외방전교회 입회

165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2-21

[‘하느님의 종’ 브뤼기에르 주교] (4) 파리외방전교회 입회


그리스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의 빛 비추는 선교사가 되다

 

 

브뤼기에르 주교는 카르카손교구에서 10년간 사제 생활을 한 뒤 33세로 1825년 9월 17일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다. 파리외방전교회 전경.

 

 

1825년 9월 17일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

 

저는 1825년 9월 17일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했습니다. 사제수품 10년 차 서른셋 나이에 뒤늦게 ‘교황 파견 선교 사제’가 되려 합니다. 스물세 살에 사제품을 받고 카르카손교구 소신학교 교사로 3년간 생활한 후 대신학교 교수로 활동했습니다. 그리고 고작 스물여섯에 철학의장이 됐습니다. 이후 1818년 7월 19일 카르카손교구 명예 참사회 사제로 임명됐습니다.

 

저는 대신학교 교수로 재직할 때, 신학생들에게 늘 “하느님의 영광과 그리스도인이 아닌 비신자들의 구원을 위해 헌신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해외 선교라는 숭고한 열망을 품으라고 권고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받았던 복음의 봉사를 가련한 이교인들에게 베풀기 위해 떠나라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제자들에게 가르친 것을 실천하기 위해 파리외방전교회에 입회한 것입니다.

 

저는 하느님으로부터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복음의 빛을 비추는 선교사가 되라는 거룩한 부르심을 받았음을 확신합니다. 이 부르심을 따르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그 어떤 장애도 두려움 없이 이겨내겠다고 다짐합니다. 또 카르카손교구에서 보장된 저의 영예와 가진 모든 것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신다”는 확신 아래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시아의 이방인들을 돕기 위해 떠나기로 했습니다.

 

 

임시로 설정한 교황대리감목구 맡아 사목

 

다행히 신임 카르카손교구장으로 착좌한 드 상트 롬 가비(de St. Rome-Gaby) 대주교님께서 저의 파리외방전교회 입회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착좌한 지 며칠 안 된 대주교님은 전임자께서 끊임없이 거절했던 저의 이적(移籍)을 기꺼이 승인해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일이었기에 저의 염원을 들어주신 가비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주교님께 작별을 고하고 바로 파리로 떠났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교황청 포교성성 직할 선교 단체입니다. 1658년 8월 17일 코친차이나 선교사 팔뤼 주교와 랑베르 드 라 모트 주교가 창립했습니다. 동인도와 아시아 지역 복음화 및 현지 교회 성장을 위해 활동했습니다. 이 일을 위해 현지인 사제를 양성하고, 교회를 안정화하기 위해 주교를 파견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독자적으로 선교지를 개척해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선교 단체가 아닙니다. 교황청에서 정식으로 교계제도를 설립할 때까지 임시로 설정한 교황대리감목구를 맡아 사목하는 단체입니다.

 

- 브뤼기에르 주교는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에서 4개월간 선교사 기본 교육을 받았다. 브뤼기에르 주교가 산책하고 묵상하며 묵주 기도를 바쳤던 파리외방전교회 정원.

 

 

전교회 신학교에서 선교사 기본 교육 받아

 

교황청은 선교 지역에서 복음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단계적으로 교계 순서를 설정합니다. 먼저 ‘자치선교구’(missio sui iuris)입니다. 자치선교구는 자치선교구장이 선교사들을 통솔해 자치적으로 선교하는 구역입니다. 자치선교구가 발전하면 지목구나 대목구로 승격됩니다. 다음으로 ‘지목구’(praefectura apostolica)입니다. 지목구는 독립된 개별 교회입니다. 교황의 이름으로 통치하는 지목구장은 주교품을 받지 않은 사제입니다. 그는 자기 소속 성직자의 서품식 거행을 다른 주교에게 부탁해야 합니다. 지목구가 발전하면 대목구로 승격됩니다. ‘대목구’(vicariatus apostolicus) 역시 독립된 개별 교회입니다. 교황의 이름으로 교도권을 행사하는 대목구장은 일반적으로 ‘명의 주교’로 주교품을 받습니다. 대목구장은 자기 소속 성직자뿐 아니라, 다른 교구 소속 성직자의 서품식도 그 장상의 허가가 있으면 거행할 수 있습니다. 대목구가 발전하면 교구로 승격됩니다. ‘교구’(dioecesis)는 교구장 주교가 고유한 목자로서 사제단의 협력을 받아 사목하는 개별 교회입니다.

 

따라서 파리외방전교회의 활동은 어디까지나 교황청 포교성성이 허락하는 선에서 한시적으로 지어진 선교 지역을 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는 교황청이 배속한 선교지에서 현지인 성직자 양성, 현지인 새 신자 사목, 비신자 개종 순으로 활동 순위를 정해놓고 사목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는 해마다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을 지낸 다음 월요일에 개학합니다. 그래서 저는 9월 17일에 입회하게 된 것이죠. 입회자들은 두 부류가 있습니다. 프랑스 교회 각 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사목 활동을 하다 교황 파견 선교 사제가 되기 위해 입회하는 경우와 애초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에 입학해 신학 교육을 받고 사제품을 받아 해외 선교사로 파견되는 경우입니다.

 

저는 사목 경험을 인정받아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에서 4개월간 선교사 기본 교육만 받았습니다. 선교지 활동에 꼭 필요한 파리외방전교회 회칙과 선교 방침 지도서를 숙지하는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았습니다. 또 물리학, 자연사, 천문학, 지질학, 지리학, 광물학 등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파리외방전교회 본부 순교자 기념관에 머물면서 목숨 바쳐 복음을 선포한 선배들의 숭고한 삶을 묵상하고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아울러 주님을 알지 못하는 외교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저도 피 흘리며 순교할 수 있는 은혜를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습니다.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 지도자들은 제가 교황 파견 선교 사제로서 선교 사명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디로 보내질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모든 것을 하느님과 장상들의 결정에 맡깁니다.

 

- 파리외방전교회 설립자인 팔뤼 주교<사진 왼쪽>와 랑베르 드 라 모트 주교. 팔뤼 주교는 통킹 라오스와 중국 남서부 지방을, 랑베르 드 라 모트 주교는 코친차이나와 중국 남부 지방을 선교하며 파리외방전교회 기반을 다졌다.

 

 

복음의 빛 전하는 교황 파견 선교 사제

 

1825년 한 해를 마감하는 12월 19일에 부모님께 편지를 씁니다. “저는 내년 2월 중에 보르도로 갈 생각입니다. 파리외방전교회에서는 저를 코친차이나(남부 베트남)로 파견할 것입니다. 저는 유럽을 떠날 날을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저희에게 당신 뜻을 알려주시면 그 뜻을 실천하는 데 망설임이 있어선 안 됩니다. 외교인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유럽을 떠나려는 이 순간에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것이 부모님과 작별하면서 제가 안고 가는 단 한 가지 고통입니다. 선교사들이 우상 숭배에 젖은 백성들에게 복음을 전하고자 땅끝까지 파견되는데, 정작 그리스도교 품에서 자라난 선교사들의 형제자매들은 교회 가르침에 귀를 막고 있으니 이 어찌 큰 슬픔이 아니겠습니까! 외교인을 개종시키는 일보다 고약한 그리스도인을 교화하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은 생생한 사실입니다. 모든 가족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신심을 돈독히 하라고 당부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의무를 잊지 마시길 청합니다. 자녀들의 신심을 돌보십시오. 그러자면 스스로 신심 행위에 앞서야지요. 신심 실천이야말로 자녀들의 신심을 양육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이제 저는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눈먼 이들에게 복음의 빛을 전하는 교황 파견 선교 사제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2월 18일, 리길재 기자]


0 22 0

추천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