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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읽기: 영혼과 육체가 결합된 완전한 인간

57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1-19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읽기] 영혼과 육체가 결합된 완전한 인간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탐구하려고 할 때, 우리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육체와 영혼 사이의 관계’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육체와 영혼은 분리될 수 없지만, 그럼에도 하나를 이루는 육체와 영혼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체험하게 된다. 바로 이 육체와 영혼의 이원성과 통일성에 대한 문제는 오랫동안 논의되었다. 특히 이 문제는 이원적인 사고가 일으킨 여러 부작용 때문에 오늘날 더욱 절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근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급격하게 발달한 과학 기술은 마침내 이를 창안한 인간마저도 ‘하나의 검증할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다. 이러한 문제점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현장 가운데 하나가 서구식 병원 체계이다. 육체만을 분리해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려고 노력했던 서구 의료 제도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 많은 한계를 드러냈고, 현재 그 한계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육체와 영혼 사이의 관계에 대한 문제는 비단 철학이나 종교에서만이 아니라 현대 과학, 이를테면 생물학과 의학, 심리학 등을 위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육체와 영혼의 이원론

 

존재의 세계를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것으로 나누는 형이상학적인 이분법과 이에 기초하여 인간을 육체와 영혼으로 나누어 보는 이원론은 근대 이후의 과학적 사고로 더욱 심화하기는 했으나 그 이전부터 인류 역사에 강력한 영향을 끼쳐 왔다.

 

신화 등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던 영혼과 육체의 구별에 대한 성찰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킨 이는 플라톤이다. 그는 영혼을 육체와 상반되는 실재로 보았다. 영혼은 사멸하는 육체에 속하지 않고 질적으로 다른 세계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영원을 인식하는 영혼은 지상의 현실 세계보다 먼저 존재했으며, 감각적인 실재의 원형 구실을 하는 영원한 이데아의 세계에 속한다. 그런데 그 영혼이 지상의 육체 세계로 하강하여 “마치 감옥처럼, 육체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은 영혼의 감옥이나 무덤으로 작용하는 육체가 영혼이 진리와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며 제약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혼과 육체의 결합은 본질적이지 않으며, 결국에는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혼이야말로 진정한 인간이며, 육체를 거스르고 통제함으로써 그 감옥에서 벗어나 영원한 세계로 귀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라톤적인 해결책을 따랐던 이들은 영혼과 육체는 서로 대립한 두 개의 완전 실체로서, 인간이 입은 옷처럼 이 지상(현세)의 생활에서 단일의 실체를 이루지 못하고 그저 우연히 서로 결합해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입장의 불충분함 때문에 영혼과 육체와의 관계라는 문제 자체를 의심하는 철학자들도 생겼다.

 

 

아리스토텔레스 사상을 수용한 아퀴나스의 인간관

 

플라톤주의를 따르는 중세 초기의 인간관은 13세기에 이르러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비로소 극복되기에 이른다. 그는 인간이 원천적으로 전적인 단일성을 지닌다는 성경의 관점을 그리스의 철학적 개념과 범주로 정리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육체와 영혼의 관계를 규정하고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인간관을 계승하여 변형시킴으로써 이 작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과 육체라는 두 개의 불완전한 실체가 함께 협동해서 비로소 인간이라는 단일의 완전 실체를 형성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영혼 그 자체만으로는 아직 인간이 아니고 육체와 함께할 때만 참된 인간이 될 수 있다. 아퀴나스도 이러한 입장을 그대로 수용한다.

 

“인간은 영혼만이 아니고 영혼과 육체로 결합된 어떤 것임이 명백하다”(「신학대전」, Summa Theologiae, 이하 STh I,75,4).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육체와 영혼의 활동 영역을 엄격하게 구분 지어 말할 수 없다. 인간은 영혼을 통해 사유하고 배우며, 사물을 관찰하는 지각 행위는 영혼이나 육체의 한 측면에 제한되지 않고 육체를 통해서 영혼이, 영혼을 통해서 육체가 활동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렇게 영혼과 육체의 단일성을 강조하면서도 인간에게 고유한 정신, 곧 사유 능력을 영혼과 구별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용어와 정신을 수용하면서도 그리스적 이원론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교정함으로써, 인간의 단일성을 강조하는 성경의 관점과 상응하는 인간관을 피력했다.

 

더욱이 토마스 아퀴나스는 ‘영혼이 육체의 유일한 형상’이라고 진술함으로써 인간 존재의 단일성을 강조한다(STh I,76,1.3). 여기서 인간은 두 개의 실재로 구성된 존재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하나요, 전체적 영혼 실재이며, 영혼은 육체를 통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인간에게는 단 하나의 실체적 형상인 지성적 영혼이 현존하는데, 그것은 다만 이성 작용의 원리일 뿐만 아니라 또한 생명을 유지하고 감각 기능을 수행하는 원리이기도 하다(STh I,76,4). 만일 우리가 인간의 실체적 형상을 둘이라고 가정하게 된다면 인간의 통일성은 훼손되고 말 것이다.

 

 

인간 본성에 부합하는 영혼과 육체의 통일

 

오리게네스 등의 플라톤주의자들과 달리 토마스 아퀴나스에게는 영혼과 육체의 통일이란 부자연스러운 어떤 것일 수 없다. 영혼과 육체의 통일은 영혼이 그 본성에 따라 활동할 수 있기 위해서이다.

 

인간의 영혼은 사고력을 갖고 있으나 생득 관념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감각 경험으로 그 관념을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려면 신체가 필요하다(STh I,84,6). 토마스에게서 영혼은 긴밀하게 육체와 연관되어 있어서, 육체 없는 영혼은 몸에서 떨어진 손과 같다고 진술되고 있다.

 

따라서 토마스에게서 육체는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육체 없이는 영혼은 인격체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실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육체는 더는 영혼의 감옥이 아니요, 영혼의 방해물이나 단순한 도구도 아니다.

 

또한, 인간의 육체성은 영혼이 전생에 지은 죄에 대한 벌이 아니라 선의 원천이며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주어진 것이다. 오히려 인간 정신은 육체를 통하는 과정을 거쳐서 진리를 발견하고 선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영혼과 육체의 결합은 영혼에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의 선을 위한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통합적인 육체 영혼관은 그리스도교의 공식적인 가르침으로 인정받았다. 그 뒤 교회는 인간을 물질적 육체와 정신적 영혼이라는 두 개의 구성 원리로 이루어진 합일체라고 가르친다. 곧, 이 두 개의 존재 원리로부터 하나의 완전한 인간 존재가 생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아퀴나스에 의해 정립된 성경의 통합적인 인간관이 교회의 공식적인 가르침으로 인정받았음에도 플라톤적 이원론은 서구의 문화적 유산에서 지속해서 우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지나치게 육체를 억압하는 금욕적인 운동이 반복해서 퍼져 나갔다. 아마도 그것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영혼과 육체의 이원론이 더 쉽게 이해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인간을 육체와 영혼의 결합체로 이해하는 것은 올바른 인간 이해를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인간을 세계와 관계하게 해 주는 육체와 그 육체의 제약성을 극복하게 상승시켜 주는 영혼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인간 존재를 구성한다.

 

인간은 자신이 활동하는 모든 영역 안에서 자신을 하나요, 동일한 인간으로 체험한다. 이렇게 조화롭고 통합적인 인간관은 성경의 사고에 잘 나타났으며, 토마스 아퀴나스를 통해 이론적인 체계를 이룰 수 있었다.

 

여기서 우리는 성경에서 “하느님의 모상”(1코린 11,7 참조)이라고 지칭되는 인간도 분리된 육체나 영혼이 아니라 전인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육체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이성적 영혼으로 말미암아 통합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때, 참다운 인간 실현에 다가갈 수 있다.

 

* 박승찬 엘리야 - 가톨릭대학교 철학 전공 교수. 김수환추기경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가톨릭철학회 회장으로 활동한다. 라틴어 중세 철학 원전에 담긴 보화를 번역과 연구를 통해 적극 소개하고, 다양한 강연과 방송을 통해 그리스도교 문화의 소중함을 널리 알린다. 한국중세철학회 회장을 지냈다.

 

[경향잡지, 2020년 1월호, 박승찬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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