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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철학ㅣ사상
과학 시대의 신앙: 공명, 공진

381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9-09-24

[과학 시대의 신앙] 공명, 공진

 

 

첫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누워 있는 어린 아기의 눈앞 천정엔 미국의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의 주인공들인 노란색의 ‘빅 버드’, 파란색의 ‘쿠키 몬스터’, 초록색의 ‘오스카’, 이렇게 셋이 그네를 타듯이 매달려 있었다.

 

가만히 매달려 있기만 한 것이 심심해 보여 손으로 그 셋을 흔들어 보았다. 그러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빅 버드를 보면서 흔들면 빅 버드만 크게 그네를 타고 다른 둘은 멈추었다. 쿠키 몬스터를 보면서 흔들면 쿠키 몬스터만, 오스카를 보면서 흔들면 오스카만 크게 앞뒤로 흔들리고 다른 둘은 멈추는 것이었다.

 

‘어라, 이거 무슨 염력이라도 작용하는 걸까?’ 하고 순간 당황했지만, 곧바로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정신을 되찾았다. ‘공명’, 또는 ‘공진’이라 불리는 물리 현상으로 만들어진 완구였다.

 

곧 빅 버드를 보면서 그네를 흔들면 빅 버드 고유의 진동수에 맞추어 에너지를 흡수한 빅 버드는 더 크게 진동하는 반면, 빅 버드의 고유 진동수와는 다른 고유 진동수를 가진 나머지 둘은 그 에너지를 받아들이지 못해 멈추는 것이다.

 

 

고유 진동수를 결정하는 요소

 

요즘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에는 날마다 밥을 줘야 시계추가 좌우로 흔들며 작동하는 괘종시계가 집집마다 있었다. 태엽을 감아주지 않아 시계추가 멈추면 도대체 시계 밥도 주지 않느냐고 어른들께 한바탕 야단도 맞던 때다. 고요한 밤이면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가 유난히 더 크게 들렸다. 시계추가 좌우로 한 번 왕복하면 1초가 갔다.

 

피사의 기울어진 탑 꼭대기에 매달린 추가 흔들릴 때 한 차례 진동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다는 것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이자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발견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진자의 등시성’이다. 곧 시계추의 진동이 일정한 시간을 유지하는 원리를 말한다.

 

시계추의 진동 주기는 길이의 제곱근에 비례하는데, 추의 길이가 25cm가 되면 시계추가 한 번 왕복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거의 정확하게 1초가 된다. 추의 길이가 더 길어져 1m가 되면 한 번 왕복하는 데에 2초가 걸린다.

 

그래서 25cm 추의 고유 진동 주기는 1초이고 고유 진동수는 1초에 한 번, 곧 1헤르츠(Hz)가 된다. 또 1m 추의 고유 진동수는 2초에 한 번, 0.5Hz가 된다. 앞서 말한 빅 버드, 쿠키 몬스터, 오스카의 그네 줄 길이가 조금씩 달라서 그 고유 진동수가 조금씩 달랐다.

 

가야금과 기타,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의 진동에는 현의 길이 말고도 현의 밀도와 장력도 진동수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같은 밀도의 현일 경우 길이를 반으로 하면 진동수가 두 배로 되어 한 옥타브 높은 소리를 낸다. 곧 현의 진동수는 길이에 반비례한다.

 

현의 밀도가 네 배가 되면 진동수는 반으로 되어 한 옥타브 낮은 소리, 현에 걸리는 장력이 네 배가 되면 진동수는 두 배로 되어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난다. 어린아이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도 어른들보다 성대가 짧고 밀도가 낮기 때문이다.

 

 

공진과 관련한 현상들

 

우리가 귀로 소리를 듣는 것은 공기 분자들의 진동이 우리 귀의 고막을 흔들고, 그 진동이 귓속에 있는 달팽이관의 액체를 타고 전달되면서 달팽이관에 배열된 유모의 청각 세포를 자극하는 과정을 거쳐서라고 한다.

 

각각의 유모는 어떤 특정 주파수, 곧 고유 진동수에만 공명하게 되어 진동수가 높거나 낮은 소리를 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사람은 보통 1초에 20에서 2만 번까지 진동하는 소리를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0대 후반에 이르면 1만 2,000Hz보다 높은 소리는 못 듣는다고 한다.

 

언젠가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에 발명가 아버지와 딸이 초대되어 인터뷰하는 것을 들었다. 아버지는 청소년들을 상점 주변에서 쫓아내는 음파 발생기를 발명하였다고 한다. 물건을 사지도 않으면서 상점 주변에 모여들어 영업을방해하는 청소년들에게 12,000Hz보다 높은 소리를 틀어 주면 그 ‘삐익’거리는 소리가 싫어서 청소년들이 떠나게 되어 상점 주인들에게 인기가 높단다.

 

반면에 그 소리는 물건을 사러 오는 어른들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아서 영업에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함께 출연한 발명가의 딸은 이를 역이용하여,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에게 들키지 않고 학생들끼리만 소통하는 기구를 발명했다고 한다.

 

우리말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이 있는데, 1831년 영국 군인들이 행진하면서 생긴 진동에 공진을 일으킨 돌다리가 무너진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비슷한 일들이 여럿 보고되고 있어서, 다리나 건축물을 지을 때 반드시 공진 현상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MRI, 곧 자기 공명 영상은 우리 몸 안의 물 분자에 있는 수소 원자핵 스핀의 공명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핵자기 공명은 원자핵이 가진 스핀의 공명 현상을 이용하여 어떤 물질인지 알아내는 분석법이다.

 

1940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만든 지 넉 달밖에 안 된 다리가 무너졌는데, 지진과 같은 큰 충격이 아니라 잔잔하게 부는 바람으로 만들어진 진동이 다리 구조의 고유 진동수와 같아 그로 말미암아 발생된 공진 현상이 그 원인이었다고 물리학 교과서에 소개되었다.

 

 

하느님의 진동수는

 

여호수아기 6장을 보면 예리코를 점령한 사건이 나온다.

 

“‘보아라, 내가 예리코와 그 임금과 힘센 용사들을 네 손에 넘겨주었다. 너희 군사들은 모두 저 성읍 둘레를 하루에 한 번 돌아라. 그렇게 엿새 동안 하는데, 사제 일곱 명이 저마다 숫양 뿔 나팔을 하나씩 들고 궤 앞에 서라. 이렛날에는 사제들이 뿔 나팔을 부는 가운데 저 성읍을 일곱 번 돌아라. 숫양 뿔 소리가 길게 울려 그 나팔 소리를 듣게 되거든, 온 백성은 큰 함성을 질러라. 그러면 성벽이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때에 백성은 저마다 곧장 앞으로 올라가거라.’ … 사제들이 뿔 나팔을 부니 백성이 함성을 질렀다. 백성은 뿔 나팔 소리를 듣자마자 큰 함성을 질렀다. 그때에 성벽이 무너져 내렸다. 백성은 저마다 성읍을 향하여 곧장 앞으로 올라가서 그 성읍을 함락하였다”(2-20).

 

이 사건을 보고 예리코 성벽이 나팔 소리와 함성에 공진을 일으켜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코마 다리와 같은 경우인지 지금에 와서 확인할 길은 없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공명 현상은 우리가 하느님의 목소리에 진동수를 맞추는 것이 아닐까.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요한 10,27).

 

기도와 신앙생활을 통해 계속 하느님을 바라보며 생활한다면, 하느님과 진동수를 맞추게 되고 공명 현상을 일으켜 하느님으로부터 성령의 에너지를 계속 받으며 살 수 있지 않을까.

 

* 김재완 요한 세례자 – 고등과학원(KIAS) 계산과학부 교수로 양자 컴퓨터, 양자 암호, 양자 텔레포테이션 등을 연구하고 있다.

 

[경향잡지, 2019년 9월호, 김재완 요한 세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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