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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0년 4월 9일 (목)성주간 목요일 - 성유 축성 미사 [백]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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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신학ㅣ사회윤리
[환경] 기후 위기 시대, 사랑의 계명

171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0-02-17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기후 위기 시대, 사랑의 계명

 

 

만물을 창조하신 주님, 당신께서 사랑으로 창조하신 이 세상이 저희 인간이 과도한 욕심을 채우려는 행동으로 말미암아 파괴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 느낄 수 없다며, 저희가 무시하면서 끊임없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의 기온이 급속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무엇보다 당신께서 먼저보살피라고 저희에게 맡기신 가난한 이들이 점점 더 고통받고 있습니다.

 

주님, 저희가 진심으로 회개하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하소서. 아멘.

 

 

기후 변화의 위험성

 

아침에 일어나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나요? 오늘은 미세먼지가 많은지 하늘을 살피지는 않으신가요? 물론 미세먼지 문제도 큰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날 그보다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더욱 심각한 환경 문제는 바로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배출 문제입니다. 대기 과학자이며 국립기상과학원장을 지냈던 조천호 박사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세 먼지가 뒷골목 폭력배의 위험 수준이라고 하면, 기후 변화는 핵폭탄 수준의 위험이다.”

 

전문가의 말대로 진정 오늘날 가장 심각한 환경 문제는 우리가 순간순간마다 배출하여 기후 변화를 일으키는 대기권 온실가스의 양입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와 제철소, 다양한 운송을 담당하는 자동차와 선박, 비행기 등의 운송 수단, 점점 더 증가하는 수출입 과정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의 15%에 달하는 축산업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양이 갈수록 기하급수로 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이 심각성을 지적하셨습니다.

 

“많은 과학적 연구는 최근 수십 년간의 지구 온난화가, 대부분 인간 활동의 결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곧 이산화탄소, 메탄, 산화 질소와 같은 화학 물질들의 농도가 매우 짙어졌기 때문에 주로 발생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기체들은 대기 중에 집중되어서 지표면에 반사된 햇살의 열이 우주로 흩어지지 못하게 합니다. 특히 세계적 에너지 체계의 중심인 화석 연료의 엄청난 사용을 기반으로 하는 개발 방식 때문에 문제가 더욱 악화됩니다. … 현재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21세기는 예사롭지 않은 기후 변화와 전례 없는 생태계 파괴로 우리 모두에게 심각한 결과가 초래되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23-24항).

 

 

기후 변화의 비극과 우리의 무관심

 

인류가 산업화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 이후 지구의 대기로 뿜어진 온실가스의 양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0여 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섭씨 1도 이상 오르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불과 1도의 온도 상승만으로도 인류 사회에는 심각한 이상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통해 인류는 이제 지구의 기온이 한계치에 다다라 더는 올라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류가 지금 바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다면 10년 뒤 지구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여 1.5도 이상 상승하게 되리라 예측합니다. 과학자들은 그 정도의 온도 상승만으로도 인간 사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파국을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 징후는 오늘날 점점 더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빙하가 녹고 숲과 초원이 사라지며 잦은 태풍과 홍수, 기근으로 말미암은 물 부족으로 인류의 삶은 점점 더 척박해져 갑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러한 기후 변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경고하시며, 무엇보다 가난한 이들이 이 기후 변화로 말미암은 피해에 가장 직접 노출되어 고통받음을 상기시키십니다.

 

“대부분 가난한 이들은 온난화와 관련된 현상에 특별한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 살고 있으며, 그들의 생계는 자연보호 지역과, 농업과 어업과 삼림업과 같은 생태계에 관련된 일에 크게 의존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자연 훼손으로 악화된 빈곤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이주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제 협약에 따른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어떠한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이 포기한 삶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부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온 세상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비극에 대한 무관심이 만연하고 있습니다”(「찬미받으소서」, 25항).

 

 

가장 작은, 가장 가난한 이는 누구?

 

우리는 하느님께로부터 이 세상을 돌볼 책임을 맡은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또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한 가르침을 남기셨습니다. 그것은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마태 22,39)는 가르침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말씀에 더해 이렇게 가르쳤습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10). 또한,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25장 최후의 심판 이야기에서 임금의 입을 통해 이렇게 가르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대에 가장 작은 이들은 누구일까요?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로 말미암아 고통받는 이들일 것입니다. 이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우리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심각한 이상 기후로 생명을 위협받고, 삶의 터전을 잃어 낯선 땅으로 떠나야만 하는 이들, 그리고 그렇게 떠나야하는 위험에 처한 난민들에게 무관심한 우리가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랑의 계명을 가장 중요한 계명으로 여기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가장 먼저 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더 나아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자 노력하며 국가와 기업에도 그러라고 요구하는 시민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인간 사회가 지금의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자 무엇이든 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 바로 회개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해야겠습니다. 나와 내 가족, 내 나라가 누리는 편안함만을 추구하며 살아간다면 주님께서 원하시는 사랑도 할 수 없고, 결국 우리 공동의 집 지구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을 의식하며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저희가 참되이 회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은총을 허락하소서. 아멘.

 

* 백종연 바오로 - 서울대교구 신부. 생태환경사도직단체 하늘땅물벗의 영적 동반 사제이며, 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대학교에서 생태 영성과 생태 신학을 전공했다.

 

[경향잡지, 2020년 2월호, 백종연 바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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